저도 같은 회사에서 만나 맞벌이로..
아이를 안가지고 신혼을 길게 가지다가 아이둘 낳고.
퇴직이 짧은 업계 분위기에 첫째낳고 회사를 그만두고
쇼핑몰도 하다 이것저것 했어요
처음에는내가 노후를 책임지겠다 생각했는데 둘째생기고 낳고 하다보니
사업은 더 힘든거더라구요.
아이둘 케어하고 (사실 시터도 있었어요)
시터 그만두게 하고 아이들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할수 있는일 찾다
사기도 당하고..
제 수입이 확 줄면서 남편한테 미안하고 쪼그라들기도 하고 하다가
마지막에 사기까지 당하고 나니 우울증이 심하게 2년 왔어요
남편과 아이들이 있으니 평소엔 최대한 힘을 내어 그냥 좀 우울한 정도로 살지만
모두가 나가고 홀로 남은 시간 어두운 구덩이 안에 살았어요.
그러다.
이제는 내가 모든 욕심과 미련과 책임감을 버리고.
노후고 뭐고. 생활비고 뭐고. 그냥 남편에게 의지해서 사는 외벌이 전업주부마냥
천진하게 살자.. 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에게 정말 작은돈 용돈받아 살면서 아이 아이스크림이나 다이소 색종이 정도는 사줄 수 있는 정도..
나머지는 남편이 직접 온라인 결제나 카드 받아서 쓰면서..
처음에는 자괴감도 들고 힘들더니. 이제는 행복해요.
왜 내가 그렇게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만큼 무거웠나.
그래서 저지른 수많은 실수와 우울증..
묵묵히 일하며 감당하는 남편에게 괜히 더 큰 짐만 지우게 되었고.
귀여운 아이들 한껏 예뻐해주지도 못하고 귀중한 시간이 우울증으로 지나갔네요.
이제 서서히 재취업도 알아보고 있지만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온것 같아요.
이대로 죽고 싶지는 않아 더 부자가 되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나봐요
내 수중에 돈이 없지만 크게 불안하거나 쪼그라 들지 않아요.
생활비가 많이 들것 같아서 걱정되지만 어차피 더 줄일수 없을만큼 절약하면서 살기에
의미없는 걱정 안하고 살고 있어요.
그냥.
일상이 평화롭고 안정되고 불행하지 않다고 느낀게 얼마만인지.
길고긴 우울의 터널을 벗어나고 나니 이제야 내가 우울증이었구나 싶어요.
식구들 다 나가고 나면 침대에 파고들어 이불뒤집어쓰고
웃긴 드라마나 웃긴 영상만 줄지어 틀어놓고 있었던 그 시간.
식구들 들어오기 한시간 전부터 미친듯이 일어나 치우고 정리하고 식사준비하고..
그나마 가족이 있어서 버텼나봐요.
날씨가 춥지만 나가서 운동을 해볼까. 도서관에서 몇년만에 내가 읽으려고 빌려본 책을 다 읽었으니
새 책을 빌리러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준비하다 문득 글 남겨봐요.
82쿡에 남긴 내 글은.
정말 몇년만에 읽어보면. 그당시 내가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인생의 장이 확확 넘어가는 기분이 들곤해요.
그냥. 지금은 이런 기분이었어요.
내가 죽으면 누군가 내 가족이 이 글을 볼일이 있을까요?
쓸데없는 생각말고 집을 나서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