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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하고 남편 욕하기

쿵짝 조회수 : 2,305
작성일 : 2022-04-14 10:20:11
가끔 과거사가 생각날때 있잖아요.
어제 남편과 만두를 사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 한 7년전쯤 있었던 만두 사건이 떠올랐어요.
그당시 저는 칼퇴였고 남편은 좀 늦게 퇴근할 때였는데 제가 그날 저녁으로 만두를 준비했어요.
만두는 갓 찐 만두가 제일 맛있는거 아시죠?
만두피 다 반죽, 숙성해놨고 속도 다 만들었어요.
버너 꺼내서 찜기 차려놓고 물도 팔팔 끓고 있었어요.
양념간장도 만들어놨고 전 그 옆에 앉아서 도마위에 만두피를 슬슬 밀고 있었구요.
남편이 퇴근해서 제가 거실에 앉아 한 판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 화를 내더라구요.
본인은 피곤하기도 하고 배 고프기도 해서 그랬을거라 생각해서 참고 남편 씻는 동안 얼른 만두를 몇 개 찜기에 올렸어요.
남편이 옷 갈아입고 와서는 번거롭게 한다면서 부루퉁한 모습으로 만두를 두어개 만들었고 그 다음에는 찐 만두 배부르게 먹고 기분도 풀렸지요.
그리고 그 이후로 제가 집에서 만두 만든 적이 없어요.
근데 어제 산 만두 먹고 있으려니 이 만두도 맛있지만 내 맘에 쏙 드는 심심한 만두 만들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예전 생각이 난 거에요.
제가 가끔 82에서 읽은 얘기를 남편한테 해주는데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어요.
만두는 갓 찐 게 맛있잖아? 그거 퇴근한 남편이랑 먹으려고 다 준비해놨는데 남편이 와서 짜증냈다는데? 그러니까 남편이.. 여기서 제가 빵 터졌어요.
막 그 남편 철이 없다고. 해줄 때 감사하게 먹어야 되는데 안그러면 다음에는 국물도 없다면서 저랑 같이 그! 남편 험담을 주거니 받거니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여기서 저희 남편이 그 사실을 잊어버렸느냐? 그건 아니랍니다. 자신의 잘못을 잘 아는 남편이지요 ㅎㅎ
저는 일 벌이는 걸 좀 좋아해서 신혼때부터 퇴근한 남편과 여러번 다퉜어요.
야간근무하고 같이 늦게 퇴근했는데 매실 10키로가 와 있어서 제가 매실꼭지를 따고 있다던지.. 힘들면 그냥 들어가 자면 되는데 그렇게는 또 못 하겠고.. 같이 매실꼭지 따다가 대판 싸우고.. 지금 생각하면 저도 미련.
매실청은 절대 안 먹겠다고 하다가 급체했을 때 효과보더니 저한테 급사과하고 매실청 또 담그자고. ㅋㅋ
이제는 그런 열정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서로 기술은 늘어서 예전처럼 집안일로 부딪치지는 않네요..
IP : 175.207.xxx.5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4.14 10:27 AM (211.221.xxx.167)

    오랜시간 같이하며 둥글둥글 모난데 깎이고 잘 맞춰진
    유쾌한 가족 같아요.
    부부들 그런 모습 볼때 보기 좋더라구요.
    저도 앞으로 남편과 그런 일상을 보내고 싶어요.

  • 2. ㅇㅇ
    '22.4.14 10:27 AM (122.35.xxx.2) - 삭제된댓글

    울 남편도 애들이랑 워터파크 놀러갈때
    김밥싼다고 어둥버둥하는 마누라한테
    가서 사먹으라고 핀잔주더만
    가서 제일 잘 먹음...
    정말 얄미워요.

  • 3. 저도
    '22.4.14 10:32 AM (218.239.xxx.45)

    소소하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 재밌어요.
    저도 꼼지락거리는거 좋아해서
    일 벌리는거 자주 하는데
    뒷마무리는 항상 남편이 하게 됩니다.
    적당히 벌려야는데
    항상 왕창이 문제지요.
    멸치 두박스를 배를 가른다던지
    마른다시마를 왕창 사서 햇빛에 잘 말려
    조각내서 지퍼팩에 담아 냉동 하는건 남편일이 되고.
    오늘도 나이트근무라 뭐를 하나 생각중이에요.
    쿠키를 굽던지 수제비 반죽이라도 할라고요.
    나이들어 가며 이제 힘에 부치지만
    그래도 아직은 뭔가를 하고 싶다는거에
    다행이다 싶어요.

  • 4. 삼십년
    '22.4.14 10:39 AM (220.75.xxx.191)

    살다보니
    예전 지 잘못한 얘기 나오면
    내가 미쳤었지 내가 나쁜자식이지 이럼서
    선수쳐요 늙은여유 돼 가는중ㅋㅋ

  • 5. 리기
    '22.4.14 10:56 AM (125.183.xxx.186)

    부지런하시네요. 남편이 복이 많으신듯. 그리고 그걸 본인도 잘 알고계신듯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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