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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난을 전시해야 하는 처지

조회수 : 3,171
작성일 : 2022-03-31 14:39:58
다이빙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러브하우스의 꼬마였다는 기사을 보고요. 
저은 러브하우스의 비포 버전에 비견할만한 상태의 환경에서 자랐던 사람입니다. 

이 사건이 언론에 공론화되기도 전에, 일어나기도 전에, 가해자가 가해의 의도를 가지기도 전에, 
언젠가 아주 예전에 저는 러브하우스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지 문득 회상한 적이 있었어요. 

나의 가난, 곤궁한 처지를 낱낱이 까발려야 하는 심정은 어떤것이었을까 잠깐 생각해봤던 적이 있습니다. 
길게 생각했던건 아니었고, 
내 궁핍한 생활을 공개하는 조건으로 집을 좀더 예쁘고 안락하게 바꿀 수 있다면, 
나는 했을까 말았을까? 를 잠깐 생각해봤던 적이 있어요. 
나라면, 안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방송에서는 비포 애프터의 변화을 더욱더 극적으로 대비시키기 위해 
비포의 상태를 더욱더 비참하게 그려놓기 십상이잖아요. 
나는 불편함이 좀 있었을지언정 그냥 그런대로 우리집에서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날 방송에 비친, 제3자의 눈에 비친, 객관화되어버린 내 집이 
사람이 이렇게 살수는 없는 정도의 남루하고 비참한 환경으로 비춰졌다면, 
나도 자각하고 있지 못했던 나의 불행과 나의 빈곤이 그제서야 확와닿았을것 같아요. 

그리고 내 인생과 내 처지가 전국적으로 공인된 동정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댓가로 
나는 그 알량한 주거환경개선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면, 
그건 진짜 감사해야 마땅한 일인걸까? 하는 생각이 들고 보니 
나라면 절대 안할 일이겠다 싶었어요. 

그 꼬마가 천인공노할 사건의 가해자, 살인자가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착한 마음으로, 남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판단한다는 것은 
의도치 않은 또다른 폭력이 될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IP : 123.123.xxx.22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말씀
    '22.3.31 2:51 PM (221.151.xxx.122) - 삭제된댓글

    제가 국민학교(초등) 저학년때 반에서 우유를 시켜먹는거는 제법 부잣집 아이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어느날 선생님이 아이들 전체가 있는 자리에서 00 가 제 우유값을 대신 내줬다며
    00 이를 칭찬하면서 나에게 내일부터 우유를 먹으라고 했어요.
    내가 원한것도 아니고 내게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대신 돈을 내주는 선행을 한 아이나
    나의 입장은 배려는 커녕 고려조차 하진 않았던 그 담임샘...
    그건 내게 최악의 폭력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2. 진짜 곤궁하면
    '22.3.31 3:05 PM (222.120.xxx.44)

    체면차릴 경황이 없어요
    가난은 현실이고
    바꿀 힘은 없는 어린 아이였고요

    이세상에 공짜는 없고
    어린 시절 남에게 도움을 받아서
    본인도 남에게 베풀고 싶다는 마음이
    그 순간엔 진심이였을 꺼예요
    어금니 아빠 같은 사람도 처음엔
    고마웠겠지요

  • 3. ㅇㅇ
    '22.3.31 3:18 PM (59.8.xxx.216)

    부동산 관련 유투버가 중학교 다닐때 처음으로 엄마 지갑에서 3만원을 훔쳤대요. 그 당시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 다닐때 급식비 혜택 받으면 친구들도 다 아는거라 창피해서 급식비 내려고요. 그랬더니 엄마가 야단치는데 옆에서 외삼촌이 엄마한테 뭐라고 하더래요. XX도 자존심이 있는데 꼭 그런 혜택 받아야 했냐고. 외삼촌은 안거죠. 몇푼의 돈보다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쩌리 취급받는게 더 안 좋다는 걸.

  • 4. 그럼에도 불구
    '22.3.31 3:39 PM (14.53.xxx.191) - 삭제된댓글

    남을 죽여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생각을가진 사람은 극소수 ,.

    어릴때 경험한 트라우마로 인해 성격형성에 악영향이 있다해도
    교육으로 어느정도는 컨트롤이 되는데

    그 교육의 기회마저 없었을때 그야말로 최악을 치닫게 되는 경우가 간혹 ..

  • 5. 그럼에도 불구
    '22.3.31 3:43 PM (14.53.xxx.191) - 삭제된댓글

    남을 죽여
    자기의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생각을가진 사람은 극소수 ,.

    어릴때 경험한 트라우마로 인해 성격형성에 악영향이 있다해도
    교육으로 어느정도는 컨트롤이 되는데

    그 교육의 기회마저 없었을때 그야말로 최악을 치닫게 되는 경우는 간혹 .

  • 6.
    '22.3.31 3:43 PM (64.64.xxx.92)

    지금도 누군가는 절대빈곤을 겪고 있겠지만
    지금 문제되는건 굶어죽는게 아닌, 죽기보다 더싫은 상대적 빈곤의 박탈감인것 같아요.
    이제 빈곤의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봐야할 시점인것 같네요.

    애들 도시락값을 재력에 따라 받니 안받니 했던게 불과 15년밖에 안되지 않았나요?

  • 7.
    '22.3.31 3:56 PM (106.101.xxx.113)

    맞아요 그런 어릴적에 본인의지와 다른 프로그램 출연이 주는 피해를 다루는 작품들도 몇몇있어요

  • 8. .........
    '22.3.31 4:10 PM (183.108.xxx.192)

    진심으로 복지 혜택이 권리가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9. ..
    '22.3.31 4:41 PM (59.11.xxx.28)

    케이블에서 집고치는 프로에 나온 집. 외제차 타고 다니는 집인데 방송에서는 정말 불쌍하게 나왔어요. 무상으로 집고쳐보니 방송의 힘을 알았는지 그 뒤로 방송마다 나와서 다른 이미지로 하는 일 홍보하며 스토리 만드는거 보니 무섭던데요.

  • 10. ...
    '22.3.31 6:34 PM (39.119.xxx.3) - 삭제된댓글

    무슨 사건인지 잘 몰라서 검색해보니까 다른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아이로 하나같이 비판 일색이더라구요. 저는 이 글을 보니까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든 성장 과정을 가졌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 프로그램에 나올 정도로 집은 가난했고 형편이 어려웠는데 집수리 조금 한다고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집수리를 안 받은 것보다는 너무 감사한 일이었겠지만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일이 있을 수 있었을 거 같아요

    원글님 같이 좀더 상대방을 깊이 있게 배려해주는 사람이 세상에 많아진다면 그 아이도 바르게 자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살인사건이 날 만한 결혼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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