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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윤산군(尹山君) 일기4

대제학 조회수 : 1,569
작성일 : 2022-03-23 08:45:00

3편에 이어 4편.

 

<윤왕 부부의 권력 농단>

 

윤왕은 직접 기자회견을 했다. 용산 국방청으로 집무실을 옮겨야 하는 이유를 그럴듯하게 설명했으나 건진법사와 청공스승의 말을 믿고 하는터라 그의 논리에 수긍하는 사람들은 찾기가 어려웠다. 

보수 유튜버 변종오는 자신의 방송에서 “이것은 미친 짓이다. 윤왕을 당장 끌어내 감옥에 보내야 한다. 나라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 제발 보수가 정신 차려야 한다. 안보를 제일 중시하는 보수에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한 자리 얻어먹으려고 입 닫고 있는 신천지당의 의원 놈들 참으로 한심하다. 북(北)의 김정은이가 밀고 내려오면 그날로 만세 부를 놈들이다.”고 흥분했다. 보수쪽에서도 양식있는 사람들은 무속에 빠진 왕을 더 이상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백성들은 아연실색했다. 군부 독재 시절에도 하지 않던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윤왕을 보면서 충격을 넘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국가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백성들은 윤왕이 취임하는 5월 10일 전까지 문왕(文王)이 법과 행정력으로 이 미친 짓을 막아 주기를 바랐다.

 

다음 날 문왕의 입장문이 발표됐다.

“새 왕의 취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청, 합동본부, 집무실과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입니다. 나라의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런 이전이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와 군 통수는 현 정부와 왕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입니다.”

 

TV로 회견을 보던 윤왕은 기분이 몹시 상했다.

“뭐라? 도와줄 수 없다고? 내가 누군지 아직 모른단 말이지? 네깟 놈이 5월 10일 이후 나한테 어떻게 행동하는지 좀 보자. 어떤 놈이라도 나한테 대드는 놈은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그게 문왕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야. 겨우 5년짜리가 어디 세계 황제가 될 사람에게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느냔 말이야. 정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다 생각이 있지.”

윤왕은 누구한테도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잘못한 일이 있어도 사과 따위는 개나 줘버리는 위인이었다. 누구든 싸워 이겨서 굴복을 시키는 것이 취미였다. 문왕이 청와궁 이전을 협조할 것 같지 않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비(妃)가 거들었다.

“너무 신경 쓸 것 없어요. 문왕은 천성이 순하고 선비 같은 자라서 감히 우리에게 대들지는 못할 거예요. 반대 여론이 심하니 잠시 거부하는 척하다가 곧 두손 들거에요. 만약에 협조하지 않으면 취임식 마치고 문왕의 사돈에 8촌까지 검찰 캐비넷에 있는 수사 자료들을 꺼내서 무자비하게 수사해서 다 깜빵에 집어 넣어버리면 되요. 다시는 도전할 생각을 못하도록 아주 짓이겨 버리세요.”

‘짓이겨’ 라는 단어를 말할 때 김비는 묘한 쾌감을 느꼈다. 어서 자신의 권력을 맘껏 쓰고 싶은 마음에 온몸이 근질거렸다.

 

윤왕은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만약에 문왕이 계속 버티고 5월 10일에야 이사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이거 낭패가 아닐까?”

“뭐가 문제에요? 5월 10일 날 무조건 청와궁을 일반인에게 개방해버리면 되는 것이죠. 일반인에게 공개를 해버리면 우리는 거기 들어갈 필요가 없잖아요. 일단 청와궁을 개방하면 뭣도 모르는 백성들은 좋다고 나들이 와서 사진 찍고 별짓을 다 할 거예요. 방송에서 시민에게 인터뷰를 하면 그들은 좋다고 얘기할 것이고, 그렇게 며칠 지나면 이슈는 자연스럽게 사라질겁니다. 지금 중요한 건 우리가 청와궁을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윤왕 부부는 청와궁에 들어가는 것을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개나 소처럼 느끼고 있었다. 이미 건진법사에게 의식이 마비된 그들은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을 못하는 어릿광대가 되어 있었다. 나라를 망치면서도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권력 놀음에 취해가고 있었다. 선거가 끝나고 열흘 동안 한 일이라곤 이사 갈 궁리밖에 없었다. 

문득 뭐가 생각이 났는지 김비가 입을 열었다.

“참, 이번 지방 선거 말이에요. 누구를 공천을 줄까 생각하다가 대구시장에 준포옹(翁)이 출마한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그 늙은이는 아직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나 봐요. 출마하고 싶으면 와서 인사를 하고 지난날 잘못한 걸 무릎 꿇고 빌어야지. 제까짓 게 혼자 나가면 누가 공천을 주나? 참 내, 기가 막혀서.”

“경선 때 나를 제일 괴롭힌 게 그 인간이야. 이번에 아예 정계 은퇴를 시켜버려야지. 벌써 신천지당에서 공천 안주려고 룰(rule)을 고쳤지. 크크”

윤왕은 고소하다는 듯이 웃으며 김비의 말을 이어받아 말했다. 

이렇듯 국가 대사와 신천지당의 공천까지 그들은 권력을 떡주무르듯 하며 농락하고 있었으나 누구하나 제어할 생각 없이 새 정권에서 한자리 얻을 욕심에 눈이 멀어 있었다.

이제 믿을 데라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과 양심있는 정치권의 개혁 세력뿐이었다.

 

그 시각 계룡산의 태을사(太乙寺)에서는 태극진인과 곤진(坤珍)법사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스승님, 건진(乾珍) 형님이 어쩌다 저리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곤진이 수제자였으나 건진이 나이가 많았으므로 곤진은 건진을 형님이라 불렀다.

“다 내 업보이니라. 내가 잘못 가르친 책임이 크구나. 정심(正心), 수신(修身)이 먼저인데 저렇게 탐욕에 찌들어 천지 분간을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단 말이냐?”

“스승님의 조화 권능으로 막으면 안되겠습니까?”

“그래서는 안 되느니라. 하늘의 이치는 사람들 사이의 도리(道理)를 따라 이뤄져야 하는 법. 당장 조금 문제가 있다고 일일이 개입한다면 사람이 성숙할 수 없느니라. 고난속에서 영혼은 철들어 가는 법. 성인(聖人)이라 해도 예외가 없다. 지금은 천지에서 대한국과 백성들을 크게 성숙시키는 시간이니라. 이번 일을 겪고 나면 같은 편 정당이라고 후보의 자질은 따져보지도 않고, 가짜 뉴스에 속아 묻지마 투표만 하는 나쁜 병폐가 많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윤왕이 정식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사람이 많지 않느냐?”

“네, 벌써 2번 찍은 자기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제법 있다고 합니다.”

“그래, 그럴테지. 왕을 선거에서 잘 못 뽑아 놓으면 얼마나 나라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 이번에 똑똑하게 배우게 될 것이야. 제 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하느니라. 유권자 수준이 그 정도니 그런 위인이 왕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제라도 알게 되었다니 다행한 일이 아니냐.” 

“재명공(公)이나 준포옹(翁)의 안위도 걱정이 됩니다.”

“윤왕은 참으로 교활한 자니라. 그 무엇을 하더라도 상상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윤왕 무리들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자들이 아니야. 편법과 모략, 술수의 대가들이지. 이제 좌우(左右)를 가리지 말고 지각있고 양식있는 사람들은 힘을 합쳐야 하느니라. 좌든 우든 건전한 상식을 가진 자들이 자리 잡고 경쟁을 해야 나라가 발전하는 법이다. 이것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야. 자신의 일로 알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해야 나라를 흔드는 간신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거다. 알겠느냐?”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윤핵관(윤왕의 핵심 관계자)은 윤왕을 계속 도와줄까요?”

“그럴 리가 있겠느냐? 언제나 제 살길만 찾고, 제 잇속을 위해서라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나라도 팔아먹을 놈들이다. 지금쯤 제 살길 찾기 위해 궁리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윤왕 하는 짓이 상상 이상이라서 그놈들도 내심 많이 놀라고 있단다. 내각제 개헌이라도 해서 권력을 계속 잡으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겠지. 하지만 깨어있는 백성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면 그놈들도 함부로 미친 짓을 하지는 못할 것이야. 

너는 앞으로 재명공과 준포옹을 은밀히 도와주거라. 아무 때나 나서지는 말고 가장 어렵고 위급할 때만 나서야 하느니라. 특히 재명공 만큼은 꼭 지켜야 하느니라. 그 사람은 이번에 왕좌를 도둑맞았고 수많은 모함과 핍박을 받았다. 앞으로 윤왕 무리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제거하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특별히 너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태극진인은 곤진의 손을 잡고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한편, 재명공을 지키기 위해 더민주당에는 일주일 만에 10만명이 넘는 당원이 입당을 하고 재명공 관련 커뮤니티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었다. 보수쪽 시민 운동가들도 반윤(反尹)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거대한 산이 되고 산맥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윤핵관들은 그 모습을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는데.... .

 

 

(5편에서 계속..)

 

IP : 221.139.xxx.8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키에
    '22.3.23 8:45 AM (59.8.xxx.198)

    재명공 지켜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우 토나와요

  • 2. ㅇㅇ
    '22.3.23 8:48 AM (14.38.xxx.228)

    재명공이라니
    3류 소설이네요

  • 3. ㅇㅇ
    '22.3.23 8:53 AM (110.12.xxx.167) - 삭제된댓글

    잘보고 있으습니다
    계속 올려주세요

  • 4. ㅇㅇ
    '22.3.23 8:54 AM (110.12.xxx.167)

    잘보고 있습니다
    계속 올려 주세요
    감사 감사

  • 5. 막장드라마
    '22.3.23 8:55 AM (58.236.xxx.102) - 삭제된댓글

    재밌어요.
    윤산군 최후가 젤 궁금
    돌맞아죽을지,
    칼맞아죽을지 모르고날뛰네요

  • 6. ...
    '22.3.23 9:01 AM (183.106.xxx.50)

    재밌게 잘 읽었어요.
    다음편 기대되네요.

  • 7. ㅇㅇ
    '22.3.23 9:14 AM (39.7.xxx.95) - 삭제된댓글

    재밌게 읽고 있어요!5편도 빨리 나오면 좋겠어요!

  • 8. 재밌어요~
    '22.3.23 9:28 AM (221.138.xxx.122)

    윤왕 파멸 기대~

  • 9. .,...
    '22.3.23 9:29 AM (1.236.xxx.13) - 삭제된댓글

    5편도 기대합니다.
    윤산군의 최후가 기대되는 1인입니다.

  • 10. ㅋㅋ
    '22.3.23 9:29 AM (182.216.xxx.211)

    윤제왕…
    안드로메다에서 빨리 뇌 찾아와~ 정말 부탁드립니다…

  • 11. ㅎㅎ
    '22.3.23 9:39 AM (1.225.xxx.75)

    날로날로 포악해지고 있는 윤산군에 대해
    심히 염려스러웠던차에
    이런 재미있는 글에 자그마한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 12. 동감
    '22.3.23 10:11 AM (116.34.xxx.24)

    날로날로 포악해지고 있는 유산군에 대해
    심히 염려스러웠던차에2222222

    저도 위로가 됩니다

  • 13. ㅎㅎㅎ
    '22.3.23 11:14 AM (124.53.xxx.159)

    재밌어요.
    소설 계속 해주세요.
    오만 방자가 하늘을 찌르고 순리에 역행한 인간 말종들 최후가 제일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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