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은 이태원이고 퇴근할 때는 국방부 앞을 지나 한강대교 방향으로 쭉쭉 가서 그어디쯤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안 그래도 상습 정체지역인 국방부 앞...시간 잘못 잡으면 그 앞에 주차장처럼 서있는 일이 다반사여서 차를 두고 다니고 싶었는데 여기가 지하철도 애매하고 버스도 애매해서 그냥 차를 가지고 다녔어요. 원래도 운전 별로 안 좋아해서 갈아타더라도 안 막히고 다니려면 지하철 타야겠다 싶은데, 뭐 신용산역까지 10분이 넘게 걸리지만 걸어야죠. 삼각지역에서 6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흠...삼각지역이면 국방부 앞인데 역을 살려둘까요? -_-;; 살려두면 감사히 갈아타고 오면 되고 아니면 뭐 빙빙 둘러 와야겠죠. 10분 걸리던 출근길 40-50분 걸려도 일개 개인이 희생해도 대의를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면 해야죠. 나라의 큰 의사결정에 제 사사로운 사정을 대입하면 안 되는 거고 그건 어느 정부여도 그랬을 겁니다.
사무실 들어가기 전에 앤틱거리에 있는 상가 한 곳에서 뭘 찾을 일이 있어서 갔더니 아직 문을 열기 전이라 청화아파트 앞 노상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커피 한 잔 사서 조금 걸었어요. 문득 생각해보니 이 노상 공영 주차장은 살아 있을까요? 대통령 출퇴근 길 중 하난데 길도 좁으니 말이죠. 이태원은 주차난이 심각해서 이런 공영 주차장이 인근 상인들에게도 정말 고마운 존잰데 부디 없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이 모든 게 작다면 작은 일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오늘 아침에 사소하게 떠올린 앞으로 예상되는 불편함을 모으고 모으면 산처럼 클 겁니다. 그 중에는 겹치는 것들도 있을 거고, 정부 쪽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을 것이고. 용산으로 옮겨야 하는 게 시대의 큰 사명이고 그걸 해내어야 한다면 시민들, 나아가 국민들의 작고 사소한 불편함들은 더 큰 것을 위해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크게는 국민들, 작게는 인근 지역 시민들과 소통을 하면서 예상되는 문제들을 하나 둘 해결하면서 천천히 진행을 해야죠. 그런다고 한다면 부동산이 어떻고 저떻고 개발이 되니 안 되는 하는 건 각자가 안고 가야 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저처럼 어쩌면 10분 출근길이 40분 출근길이 된다 해도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춰 살아야 할 거라고 봐요. 이 모든 걸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하려니 그게 문제죠. 저야 개돼지와 동급인 일개 시민이지만 국가 단위로 보면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예상 한 번 해보는 과정없이 그냥 밀어붙이려는 걸까요? 후폭풍이 클까봐 그게 걱정입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저 개인의 불편함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