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중급이상 지식있으신 분들은 패스하셔도 좋구요.
초보자이지만 연말정산용으로 연금저축펀드 가입하신 분,
그리고 퇴직연금 DC형으로 가입하고 싶지만 아는게 없어서 어쩔수없이 DB형으로 방치하시는 분들 위한 글입니다.
잘모르시면 TDF (Target Date Fund) 5개 이상으로 분산하세요.
TDF 뒤에 나오는 숫자는 은퇴예상 연도입니다. 높을수록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낮을수록 고정이익 안정적 인컴 위주의 안전한 투자를 합니다. 마치 고공을 비행하는 비행기가 착륙지점이 다가오면 고도를 낮추는 glide path 비행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래에셋 자산배분 TDF,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 메리츠프리덤TDF, 삼성한국형TDF(반드시 환헷지 하지 않는 UH 선택하세요) 등 괜찮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니까 포함하시구요. 그외 신한, KB, 키움, 한화 등 TDF 운용하는 회사들 상품도 괜찮습니다.
기본적으로 TDF는 거의 모든 자산운용사가 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굳이 선별을 해보자면
미래에셋이 가장 먼저 상품을 출시했고 투자자산규모(AUM)도 가장 큽니다.
그리고 TDF에 대해 연구를 좀 많이 해서 독자적인 한국형 TDF입니다.
미래에셋의 자산배분과 전략배분은 투자성향이 조금 다르니까 적당히 혼합하시는게 좋습니다.
자세한 구별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전략배분은 레이 달리오의 All Weather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45,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50 뭐 이런식으로 펀드명이 되어 있을거에요.
말씀드렸다시피 2050년형 빈티지가 2045형보다 은퇴시기가 5년 늦으니까 더 공격적 투자, 즉, 주식형 비중이 더 높음.
당연히 2035나 2030은 안정적 채권형 비중이 더 높겠죠?
메리츠자산운용의 TDF는 메리츠프리덤TDF2040, 2045 이런식의 이름.
메리츠자산운용도 해외(주로 미국) 자산운용사의 컨설팅을 받지 않고 독자적 TDF 상품을 출시한 회사.
그외 대부분의 다른 자산운용사들은 거의 전부 미국 투자회사의 컨설팅 또는 벤치마크해서 상품을 출시했는데요.
그러니 수수료를 조금더 내겠지만 이것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제이피모간이나 골드만삭스 같은 월가의 실력을 수수료 조금 내고 우리가 빌리는 것이니까요.
예를들어 삼성자산운용은 삼성한국형TDF2045UH 이런식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요.
UH는 Unhedged 즉, 환헷지 하지 않는 것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은 골드만삭스의 Capital Growth Fund를 벤치마크한 것 같습니다.
지난 1년간 성과를 보니 그리 나쁘지 않았어요.
이런식으로 TDF 형으로 몇개 회사의 몇개 상품으로 나누어 배분하시면 최소한 중간 이상의 성과는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백조 자산의 87%가 DB형으로 방치되고 있는데
그야말로 자산운용사에게 날로 먹는 수수료 수입을 안겨주는 눈먼 돈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스스로 금융투자 공부를 해서 소중한 은퇴자산 굴릴 자신이 없어서 원금이나마 보장받으려고 그러시는 것은 알겠는데요.
제가 말씀드린 TDF로 적당히 분산투자만 해놓아도 전세계 자산시장 성장의 중간은 먹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초보자이고 금융맹이라도 TDF로 적당히 분배해 놓고 그냥 잊어버리셔도 DB형보다는 훨씬 나을거에요.
그외 요즘 아무도 관심없는 액티브 펀드 2가지 추가 추천하고 마칠게요.
1. 한화그린히어로증권자투자(주식)S-P(연금)
한화자산운용의 은기환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상품인데요. 기후위기 시대에 다가올수밖에 없는 필연적 에너지전환 시대에 기존의 화석연료와 같은 소위 좌초자산(stranded assets)에 투자하지 않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투자가 확대될 수 밖에 없는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지금까지 성과도 좋았고 무엇보다 은기환 매니저는 기후위기라는 화두에 완전히 꽂혀서 이쪽 분야에 진심인 사람입니다. 그린혁명, 기후위기, 좌초자산 등에 대한 공부도 아주 많이 해서 믿을만 합니다. 파리협약, COP26, 탄소중립, 기후위기, 에너지대전환, 이런식의 개념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꼭 투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트러스톤ESG레벨업증권자(주식)S-P
ESG 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죠? 환경의 E, 사회적책임의 S, 그리고 지배구조 Governance의 G 입니다.
역시 요즘 핫이슈 트렌디한 펀드라서 거의 모든 자산운용사가 ESG 펀드를 출시하였습니다.
ESG는 허풍이고 마케팅일 뿐이니 자산운용사의 상술에 넘어갈 필요없다는 사람들도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ESG 펀드 나쁘지 않게 봅니다.
그중에서도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레벨업 펀드를 추천드리는 이유는요.
대부분의 ESG 펀드들은 사실 기후위기 등 환경 위주의 투자종목을 많이 선택하는데
트러스톤은 특이하게 G에 꽂힌 펀드입니다. ㅋㅋ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사실 알토란 같은 회사들 엄청 많거든요.
그런데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림속의 떡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 알토란을 일반 소액투자자들이 범접할 수 없고 오로지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의 몫에 불과하니까.
기업이 돈을 아무리 많이 벌고, 자산이 아무리 많아도 내가 소유한 지분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무슨 소용있겠어요?
우리나라는 특히 지배구조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1천억 짜리 회사라면 한 30% 정도는 할인해도 비싸다고 생각하죠.
이재용이 극히 적은 지분으로 삼성물산 날로 먹은거 생각하면 이거 전부 소액주주들 호주머니 털어서 먹은거나 마찬가지.
아무튼 이런 이야기는 너무 길게 해봐야 서로 피곤하구요.
트러스톤은 이런 회사중에서 크기가 만만한 회사 몇개 골라서 소위 말하는 행동주의 투자를 하는 회사입니다.
미국에서 행동주의 투자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칼 아이칸 같은 사람.
지배구조 문제 있는 회사에 지분을 매수해서 상법이 허용하는 모든 범위의 전방위적 공격을 통해 주주권리 극대화해서 이익을 거두는 방식을 행동주의 투자라고 합니다.
트러스톤ESG레벨업은 바로 이런 용도로 구성된 공모 펀드.
최근 먹이감으로 선정된 회사는 BYC 입니다. 네, 속옷 만드는 바로 그 BYC 맞습니다.
최근에 그나마 조금 올라서 시가총액이 3천억 정도 되는데요.
이거 말도 안되는 저평가 입니다. 주당 한 2백만원이 되어도 별로 비싸지 않은 그런 회사에요. ㅋㅋ
물론 대주주 지분이 거의 50% 육박하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은 생길 수 없어요.
그런데 상법상 보장된 주주의 권리를 최대한 활용하면 대주주가 회사 자산을 마음대로 빼돌리는 걸 막을 수 있고
주주제안등을 통해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자산에 대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아무튼 그 방법이야 트러스톤에서 알아서 신경써주고 있으니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들을 그냥 트러스톤 펀드에 돈이나 넣어주면 됩니다. 지금은 BYC에 집중하느라 거의 10% 가까운 지분을 모았더군요. 여기서 확실하게 성공하면 그다음 타자는 태광산업이 될 듯. ㅎㅎ 우리나라에 지배구조 문제로 말도 안되는 저평가를 받고 있는 회사들 많이 있으니까 힘을 모으면 공평하게 우리도 그 회사의 가치를 나눠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BYC 대주주 일가 정말 일반주주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걸 죽기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들 같거든요. 저는 트러스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일부 자산을 여기에 투자하였습니다. ㅎㅎ
그러니 이런 지배구조 문제에 관심있는 분들은 트러스톤ESG레벨업 펀드에 어차피 연말정산용으로 투자해야할 연금저축펀드/개인퇴직연금/퇴직연금의 자산을 일부 투자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