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퇴직한 날

잘해야지 조회수 : 5,513
작성일 : 2021-12-11 03:23:34
오래 다녔어요. 한 회사를요.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가서 대리 과장 부장 상무.
부사장을 꿈꿨는데^^
오늘 짐 다 싸서 집에 왔어요.
아침 출근길에 같이 회사차를 타고 갔어요.
몇십년을 다녔던 익숙해진 길에서
남편이 그러네요.
이 루틴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둘이 그냥 막 웃긴 얘기하면서 하나도 심각하지 않게 갔어요.
회사 직전에서 전 내렸어요.
근처에 볼일 본다 거짓말 하고 따라갔거든요.
그냥 마지막 출근길 혼자 보내기 싫더라구요.

지금 남편은 잠들었고.
전 남편이 정리해서 가져온 사무실 짐들을 보고있어요.
이만큼 오래 다니게해준 회사가 고맙고 감사한데도
짐들을 보니 자꾸 눈물이 나요.

어차피 내 회사 아니면 언젠가는 다 떠나야 하는게 분명한데
이 섭섭한 마음이 참 뭔지 ㅜㅜ

좀전에 읽은 베스트 글에
삶은 슬픈거라고.
사소한 즐거움으로 행복하면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그 말 잘 기억하고
내일부터 잘해볼게요.

회사일에 집중하느라 늘 집에 나혼자 있었는데
이젠 남편과 같이 보낼 시간들을 사소한 즐거움으로 채워봐야겠어요.
먼저 퇴직하신 남편두신 선배님들~~~
팁 좀 공유해주세요~~^^
IP : 175.125.xxx.15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12.11 3:29 AM (125.177.xxx.53)

    남편분 대단하세요
    대기업에서 임원 다는 확률이 입사자 중에서 0.1% 라잖아요
    상무까지 하고 퇴직하신거면 대한민국 직장인 중 0.1% 이신거네요
    퇴직후 남편이랑 오래 붙어있으면 싸운다는 분들이 많으니 각자 산책도 하시고 운동도 가시고 극장도 가시고 하여간 부부가 단둘이 붙어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라고 남녀 선배 모두들 입을 모아 말하던데
    원글님은 쓰신글 보니 남편에 대한 사랑이 깊으신듯하니
    붙어있어도 괜찮을 수도 있을듯 ㅎㅎㅎ
    모든 가정에 통용되는 정답은 없으니깐요

  • 2. 와2
    '21.12.11 4:46 AM (204.76.xxx.110)

    그럼 한 회사에서 60세까지 근무하신건가요 ?..
    대단하시네요~~

  • 3.
    '21.12.11 5:39 AM (59.10.xxx.102)

    올해 저희남편도 딱 30년다닌 회사 퇴직했어요 외국은 어려우니 국내 여기저기 한달에 한번 3~4일정도 여행 다녔어요
    제주도 봄 가을 계절 좋을때 좀 길게 다녀오고요
    운동도 다니고 도서관도 다니고 시부모님께도 자주가고 더신경 쓰고
    차츰 새로운 루틴을 찾아갑니다
    집안일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저희는 차가 두대였는데 한대는 정리했어요
    집은 일단은 현상태 유지인데 세금이 버거워서 몇년이나 가지고 갈지 모르겠어요
    인생이막 잘 만들어가야죠
    원글님도 화이팅!

  • 4. 대단하세요
    '21.12.11 6:10 AM (121.133.xxx.137)

    제 남편이 이상하게 형님뻘인 지인들이 많아
    정년퇴직이나 그 즈음 명퇴한 분들이
    많아요
    대기업 임원이나 중소기업 ceo
    은행지점장과 부행장까지 다양한데
    거의 퇴직 후에도 어딘가 다니더라구요
    한 분만 건강상의 이유로 쉬구요
    물론 연봉이야 그 전가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확실히 어느 분야에서
    높은 위치에 올랐던 분들은 퇴직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더군요
    여행이나 취미생활도 사실 반년 정도면
    충분한듯
    중요한건 본인이 하고 싶어서 일을 찾아야죠
    누구도 푸쉬하면 안돼요
    원글님 글 읽으니 행복한 노후를 두 분이
    잘 보내실 느낌이네요^^행복하세요♡

  • 5. ㅇㅇㅇ
    '21.12.11 6:33 AM (222.234.xxx.40)

    남편분 청춘을 다 바치신 정년퇴임 대단하십니다. 원글님도 내조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와 .. 만감이 교차하실것 같습니다...

  • 6. 2019년
    '21.12.11 7:33 AM (222.237.xxx.57) - 삭제된댓글

    우리집 상황 복사판이네요
    퇴직 며칠전 회사에서 챙겨온 짐들중
    7년치의 일정이 빼꼭한 노트와 탁상달력 7권을 보는데
    그간의 애씀과 고생이 보여서 하염없이 눈물이 나더라구요
    퇴직 소식 듣고 다른 회사로 이직했거나 계열사로 옮긴 선후배
    동료들 전화와 약속으로 한달여 바쁘다가
    뜸해지니 대형서점으로 자전거라이딩으로 등산으로
    3개월 보내다가 지방에 있는 회사에서 불러줘서 근무중이에요
    매주 집에오는데 어떤주는 저도 따라 내려가서
    근처 여행다니고 그럽니다
    편찮으신 부모님 안 계시고 둘째까지 취업하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소한 즐거움을 이제야 느끼며
    다시 신혼처럼 톰과제리처럼 지내고 있어요
    글 읽어보니 원글님 부부도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을듯 싶어요

  • 7. 아침부터
    '21.12.11 7:53 AM (125.133.xxx.166)

    님글을 읽고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전 저도 일하느냐고 너무 힘들었는지
    요즘 심해진 남편의 힘들다는 말들에 좀 지치거든요

    저도 위로받은 느낌이예요

  • 8.
    '21.12.11 8:06 AM (125.130.xxx.118)

    보통 임원 퇴임이면 비상근 고문으로 1,2년은 수입이 있잖아요.
    제가 후회하는 건 수입이 줄고 곧 없어진다고 긴장을 많이 해서 제대로 잘 놀지 못한 거예요. 아이들이 독립이 안된 상태라.
    수고했다 해주시고 즐겁게 놀고 푹 쉬세요.
    저희는 기념으로 가족 해외 여행 다녀왔고, 국내도 많이 다녔어요.
    부모님 편찮으셔서 정기적으로 남편이 보살펴 드리고.
    친구들이랑도 많이 다니고.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았던 제가 외려 힘들더라고요. 저도 하던대로 친구도 만나고..너무 붙어 있지 않는 것도 필요했어요.

  • 9. ㅇㅇ
    '21.12.11 10:29 AM (14.63.xxx.122) - 삭제된댓글

    저희는 제주한달살이.
    같이 공치고. 가끔 점심 먹으러 나갑니다.
    항상 붙어있진 않고요.
    시간을 함께하면 충돌이 나요.

  • 10. 퍼플레이디
    '21.12.11 1:46 PM (211.49.xxx.111)

    퇴직이 코앞이라 저도 도움을 많이 받고갑니다

  • 11. .,.
    '21.12.11 3:45 PM (223.38.xxx.38)

    몇년안에 겪을 일인데도 코허리가 시큰합니다
    꽃길만 걸으세욧~♡♡♡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79784 요즘 드라마는 가족들하고 보기 민망해요 1 ㅇㅇ 2021/12/12 2,450
1279783 감기로 목이찢어질듯 아피요. 뜨거운차 추전해주세요 17 ㅇㅇ 2021/12/12 2,217
1279782 20대 딸이 입을 코트 브랜드 추천해주세요 8 엄마 2021/12/12 2,845
1279781 김장 김치 비닐채로 통에 넣어도 될까요? 8 2021/12/12 3,035
1279780 82에서 본 대로 고구마 구워봤어용 8 ... 2021/12/12 2,877
1279779 (책 추천) 8인의 사육사 2 ... 2021/12/12 875
1279778 중2, 초6 백신2차까지 완료 26 1301호 2021/12/12 2,848
1279777 이재명이 순 실속이 없네요 ㅋ 11 00 2021/12/12 1,869
1279776 매일 매일 체중이 불어나는것 같아요. 2 폐경 2021/12/12 1,984
1279775 고구마 끝에 곰팡이 핀거 먹어도 될까요? 3 바닐라향 2021/12/12 2,818
1279774 지인 남편 거슬려요 59 .... 2021/12/12 23,682
1279773 75인치 티비 장만 ㅜㅜ 4 ㅇㅇ 2021/12/12 3,243
1279772 옷소매 붉은 끝동 소설 7 배고파 2021/12/12 3,414
1279771 유기견보호소 이불 보내 보신 분 6 ... 2021/12/12 1,555
1279770 지현우 멋있어요 17 ㅇㅇ 2021/12/12 3,956
1279769 오랜 별거중인데 남편이 부인 주소 열람이 가능한가요? 9 지인사연 2021/12/12 4,661
1279768 관심받기 싫은거... 이것도 병일까요..? 10 말걸기 2021/12/12 3,082
1279767 유언공정증서와 녹음중 어떤게 효력이 있나요? 1 유산 2021/12/12 700
1279766 와인 안주로요 8 ... 2021/12/12 1,924
1279765 1박2일 혜리 어딘가 변한거 같아요 37 궁금 2021/12/12 22,440
1279764 저기요~~ 다이어트말이에요 5 아이 2021/12/12 2,216
1279763 제주도 혼자 삼박 예정입니다 23 제주도 2021/12/12 4,804
1279762 박스없는 술병 택배 어떻게 안전하게 보낼수 있을까요? 5 애주가 2021/12/12 1,320
1279761 쥬얼리쏭 - 가수 백자 해시태그 쥴리는 누구입니까 7 웃으면복이와.. 2021/12/12 780
1279760 갱년기엔 선풍기가 친구네요 7 덥다더워 2021/12/12 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