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왜 이렇게 뭘 하고 싶지가 않을까요.
동생하고 저랑 거의 지내면서 남동생은 중학교 저는 고등학교시절을 보냈고요. 그 공부안되는 와중에 심란해서 야자도 다 빠졌고 학원은 다닌적도 없는데 모의고사만 보면 sky대학이 예상대학으로 나왔어요. 내신은 관리안되니 중상정도였고요. 서울로 대학간단 생각은 못하고 그냥 가까운 지방대 갔어요. 04학번이고요.
수능쳐놓고부터 주말알바하기 시작해서 대학다니면서 주말에 일하다가 도저히 학비댈 여력이 안되서 휴학을 하고 학원에 근무를 시작했고요. 복학하고나서도 학원에 주3일 나가느라 수업은 2-3일에 몰아들으며 점심도 못먹고 칼로리바란스로 버텼네요. 저녁은 파리바게트 샌드위치.
연애는 당연히 못하고 과생활도, 취업준비도 당연히 못하는 와중에 그래도 jlpt1급 따고 일본어 복수전공까지했네요.
어찌어찌 졸업하고 1년 학원일하다가 이상한 원장만나 몇달치 월급도 못받고 회의를 느껴서 전공살려 취직했어요. 현장직이라 몸이 고달프고 춥고 덥고 저녁에는 보고서 준비도 해야했는데 그 와중에 월급 안쓰고 모아 대학원 등록도 했네요.
그러다가 동호회에서 만난 남편이 대시를 해왔고 겉보기에 부잣집딸인줄 알았는데 제가 소박하고 열심히 사는거 보고 너무 놀라더라구요. 남편이 나이가 많아서 4년 만나고 결혼을 하게 됐구요.
결혼하고도 뭐든 열~~~~심히 하는 성격에 시댁에도 너무 열심히 하다가 완전 가스라이팅 당하고 한 두어번 뒤집고 나서 지금은 12년차인데 그럭저럭 편해요.
그런데 아~무 의욕이 없어요.
초등 아이들 코로나때문에 12시에 오고 그런것도 있지만 그래도 1년전까진 매년 자격증도 따고 대학 학위도 따고 그랬거든요. 몇달전에 시아버님이 신경이 예민해지셔서(원래 기분이 왔다갔다하시는분) 저한테 등신이라고 막말을 하셨어요. 물론 그 뒤에 할말하고 제가 연락도 끊고 대처는 했는데도 그냥 제가 무능하게 느껴지고 그런 기분이 아직까지 있어요. 내가 노력했던 공부며 아이들 교육이며 양육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그 스크래치 때문인지. 아님 살아온 날에 대한 번아웃인건지..
예전엔 그 어렵고 힘든 환경에도 스스로의 미래를 꾸려나가려고 애쓰고 노력했는데 이제는 경제적 여유도 있는데 정말 애들 대하는 시간말고는 아무것도 안해요.
그러면서 답답하긴하구요.
일도 하고싶지않아요
그냥 강렬하게 아무것도 하고싶지않으면서 또 그렇다고 완전한 휴식도 아닌 기분요.
이 기분에서 벗어나고싶네요.
1. ..
'21.12.7 12:18 PM (117.111.xxx.108)꼭 뭘 해야하나여? 아이들 잘 돌보고 계신다면서요.
인생에 그런 시간도 있는겁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오느라 애 쓰셨으니 이제 좀 내려놓고 쉬셔도 되요.
그동안 나 너무 애쓰며 살았구나. 토닥토닥하면서요..2. ..
'21.12.7 12:20 PM (211.199.xxx.67)감사해요. 님 댓글에 눈물날것같아요.
쓰고 보니 참 치열하게는 살았네요.
20대를 떠올리면 그 젊고 예쁜시절을 즐긴 기억이 없어요.3. ..
'21.12.7 12:21 PM (117.111.xxx.108)그때 못한거 지금 하나씩 서서히 하셔요~
그냥 하고싶지 않을때까지 있다가 뭔가 해볼까 그런 마음이 들면 움직이시면 됩니다.
마음이 안들면 안해도 되구요~ ^^4. 우울증
'21.12.7 12:22 PM (218.153.xxx.49)같아요
햇빛 따스한날 햇빛을 받으며 하염없이 걷다보면
하고 싶은 것도 생기고 기분이 나아져요5. ‥
'21.12.7 12:23 PM (211.117.xxx.145)넘 애쓰고 살아서 에너지 고갈 번아웃 맞나보네요
막말 시아버지가 재력이 빵빵하신가 보죠?
요즘 시부들 며느리 젤 무서워하던데
무슨 결격이나 큰 잘못도 없는데
며느리 가슴에 비수를 꽂다니 정 떨어지네요
거리두세요 상종하기 힘들겠어요6. 벌써
'21.12.7 12:24 PM (1.225.xxx.114) - 삭제된댓글그러시면 어떡하나요.
그게 번아웃증후군 같은거예요.
저는 갱년기 왔는데 증상 똑같아요.
호르몬치료하며 조금나아졌는데
비타민디와 칼슘 중요
햇볕보시고
우울증 치료받으세요.그런거예요.
치료만이답7. ..
'21.12.7 12:27 PM (211.199.xxx.67)부모님이 평생 두분이 싸우시면서도 저에 대해서는 굉장히 존중했고 자랑스러워했어요. 그래서 시아버님이 저에 대한 편견을 갖고 저를 평가해대는게 저한테는 너무 고역이었어요. 시아버님은 평생 자기자식한테도 그러셨거든요. 그런데 또 이제와서는 부모님이 저를 자랑스러워하는것도 싫어요. 20살 다큰줄알았는데 지금와서보니 어린 나이였잖아요. 내 소중한 자식이 밥 굶어가며 고생하는데 서로 감정싸움하느라 아이들 짠한건 모르고 살았으니.
8. ..
'21.12.7 12:31 PM (211.199.xxx.67)시아버님과의 문제가 마지막 통화후 해소가 되었는데 그래서 갑자기 우울증이 몰려온걸까요. 왜 더 힘들때도 우울함보단 헤쳐나가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지금 모든게 좋은데 이 때서야 오는건지..
9. 약을
'21.12.7 12:43 PM (125.184.xxx.67)좀 드셔 보세요.
기분이 좋아지면 생각이 맑아지고, 자기를 위해서
뭘 하면 좋을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어요.10. 우울증
'21.12.7 1:16 PM (118.34.xxx.143)이라기 보다... 그냥 그럴때 있잖아요. 저도 작년에 한꺼번에 너무 힘든일이 연달아 생기는 바람에
정신 없이 보내다가 올해는 그냥 다 좋아졌는데 원글님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고 갑자기 이 모든게
허무하고 그랬어요. 좀 지나면 좋아질거에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으니 당분간 아무것도 안해도 돼요.11. ‥
'21.12.7 1:48 PM (211.117.xxx.145)성공한 사람들도
치열하게 뭔가를 이루고 나면 우울증이 올 수 있대요
영화, 연극배우들이 갈채를 받고 무대 위를 내려가면
대부분 허탈하고 쓸쓸해진다잖아요
프로스포츠선수들도 시즌 끝나고 나면
공허함을 이기기 위해 도박 술 여자 탐닉한다고12. ..
'21.12.7 3:21 PM (118.46.xxx.14)이런게 번아웃인거죠.
한마디로 탈진한겁니다.
원글님이 이제 일부러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길고 긴 터널로 들어가게 되어있어요.
지금 아무 의욕도 생기지 않는거,
이제 스스로를 돌보라는 신호입니다.13. ..
'21.12.7 5:55 PM (106.101.xxx.199)말씀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나를 돌보는게 뭔지도 모르게 되어버렸어요.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쉰다는게 뭔지;;
젊어서는 많이 노는게 맞나봐요.
놀고 즐기는것도 경험에서 오는건데 노는법도 잊었네요.14. .....
'21.12.7 6:30 PM (110.13.xxx.200)어렸을적부터 치열하게 열심히 사셨네요.
에공.. 저처럼 연장자, 양가부모복은 없는 분 같아요.
저는 그래서 양가 부모한테서 마음은 정도 정리했구요.
그사람들로부터 받는 피드백으로 내자신을 판단당하거나 내감정을 결정짓기 안기로 결심했고
그러기위해서 내마음으로부터 떼어냈네요.
그사람들로인해 내감정이 소모되는게 너무 싫어서요.
뭐라하던 내마음 내키는대로 하겠다 결정했어요. 내마음편한대로..
남이 뭐라던 내감정과 나에 대한 생각, 판단을 내가 하겠다 생각해보세요.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오는 피드백은 그렇다보니 더 의욕이 없고 그런거 같이 보여요.
지금은 잠시 쉬어간다 생각하시고 쉬는김에 좀 놀아도 됩니다.
사람이 언제나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열심히만 살수 없다 생각해요.
기운나면 그때 또 열심히 살면 되요.
지금은 나를 좀더 챙길때라고 마음이 원글님 자신에게 알려주는 것 같아요..15. 제가
'21.12.7 8:55 PM (112.167.xxx.66) - 삭제된댓글남일 같지 않아서 로긴했어요.
저도 부모가 없는 것보다 못했는데요.
이렇게 혼자 맨주먹으로 화이팅하묜서 살아온 사럼은
원글님 시부가 잘못한것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그걸 평온함을 해치지 않는 마음으로 해결해냐지 못하고
쉽게 무너집니다.
마음 속에 완충지대가 너무 얇아서죠.
그러니 자기 마음 속에 심지를 굳게 하려는 기본적인 노력부터 해나가야 하고요.
이때 나와 배우자 그리고 애들과 주고받는 소통이
너무도 중요해집니다.
저도 평생에 걸쳐 이런 노력을 해왔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예요.
우린 능력도 많고 추진역도 많은데
사람의 한 가운데에 있는 자존감이 약한거죠.
솔직히 부모가 없느니만 못했으니
이제러도 내가 나의 부모가 되어 사랑을 듬뿍 주면서
스스로를 키워나가야 해요.16. 저도
'21.12.7 8:59 PM (112.167.xxx.66)남일 같지 않아서 로긴했어요.
저도 부모가 없는 것보다 못했는데요.
이렇게 혼자 맨주먹으로 화이팅하면서 살아온 사람은
원글님 시부가 잘못한것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평온함을 해치지 않는 마음으로 갈등을 해결해내지 못하고
쉽게 무너집니다.
마음 속에 완충지대가 너무 얇아서죠.
그러니 자기 마음 속에 심지를 굳게 하려는 기본적인 노력부터 해나가야 하고요.
이때 나와 배우자 그리고 애들과 주고받는 소통이
너무도 중요합니다.
나의 마음에 균형을 잡는 노력을 계속해야
나의 분노가 나 자산을 접아먹지 못하도록 다독여야 하는거죠.
저도 평생에 걸쳐 이런 노력을 해왔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예요.
우린 능력도 많고 추진력도 많은데
사람의 한 가운데에 있는 자존감이 약한거죠.
솔직히 부모가 없느니만 못했으니
이제라도 내가 나의 부모가 되어 사랑을 듬뿍 주면서
스스로를 키워나가야 해요.17. ..
'21.12.7 11:20 PM (112.152.xxx.2)두 분 댓글 다 감사히 읽었어요.
읽으면서 위로받았네요.
정말 부모역할이 크고 중한것도 또 느끼고요.
내가 나의 부모가 되서 사랑 듬뿍 주라는 말씀이 와닿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