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결혼하고 살이 많이 찌면서 코를 너무 심하게 골기 시작했어요. 제가 같이 자다가 그 소리에 깬 적이 한 두번이 아니고요. 코 고는 모습을 보면 그냥 드르렁 드르렁 고는 게 아니고 자꾸 숨이 멈춰요. 그러다가 몇십초 후에 컥하고 다시 숨 쉬고요. 숨 못 쉬는 그 순간엔 본인도 괴로운지 잠결에도 가슴 부분을 쥐어 뜯더라고요.
잠을 깊이 못 자서 그런지 낮에는 어디 앉기만 하면 졸았어요. 특히 차 타고 어디 이동할 때는 코골면서 자고요. 가족 모임 있어도 맨날 졸아서 친정엄마가 *서방은 밤에 뭐하냐고 놀리기도 했고요. 심지어 남편의 동생은 졸음운전으로 나이 40에 교통사고로 돌아갔어요. 너무 걱정스런 상황이죠.
어느날 아침 방송에서 sleep apnea 얘기를 하길래 녹화해 놨다가 남편한테 보여 줬어요. 당신 상황이랑 너무 비슷하니까 병원에 한 번 가보자고요. 처음엔 무지하게 화내고 인정을 안하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고집해서 병원에 가고 sleep apnea 진단 받고 잘 때만 쓰는 마스크같은 기계를 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불편해 했는데 몇 달 지나고 적응이 되었어요. 이제는 여행갈 때도 그것부터 꼭 챙겨 다니고요.
무엇보다 신기한 게, 남편이 코만 안 고는 게 아니라 낮에도 더이상 졸지 않아요. 딴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기계를 안 쓰고 잠이 들어도 코를 더이상 안 골아요. 본인도 이제는 저한테 고마워 해요. 남편분이 코골이 심한 분들 한번 알아보세요. 인생이 달라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