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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의 김장 실패기

게으름뱅이 조회수 : 9,092
작성일 : 2021-12-02 18:47:00
올해 처음 농사지어서 고추가 대풍이었어요.
너무 많아 내년거 남겨놓고도 3집안 김장고추 대줬어요.

힘을 내서 배추 70포기
무 100개도 재배했어요.
배추는 무름병 생겨서 시누네랑 반씩 나눴는데
수확이 형편 없었어요,

갓도 재배해서 옆집 김장하라고 나누어주고.

대망의 김장날
밭에서 배추 잘 절이고 씻어서 집으로 가져왔어요.
육수도 너무 많아 냉장고에 보관하고.
마늘도 일주일 전에 사서 직접 다 까놓고.
생강도 다 까고.

이곳 회원님 아는분께 갈치젓, 새우젓 사고.
생협에서 붉은새우젓도 사고.

갈치젓은 밭에서 물붓고 끓여서 이틀동안 받쳐서
액젓으로 만들어놓고.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보는 일들을 유투브 보고
정리해서 레시피까지 만들어놨어요.

농수산물시장 가서 생새우도 제일 좋은거 사놓고요.

그런데 양념하다가 무채 등 속이 돌아다니는게 싫어서 다 갈기로 했어요.
무, 사과, 배 등등.

그러다가 갓도 갈면 어떨까 싶어서 휴롬에 넣어 갈았어요.
뻣뻣하고 거대한 갓이 겉돌면서 미끄러져 잘 안갈리길래
평소에는 없던 인내심을 발휘해 갈고 또 갈았어요.

그랬더니 이상한 녹즙이 탄생했어요.
거품이 부글부글하고 냄새도 나는.

어쩌지 하다가 그냥 그 녹즙을 김치양념에 부었어요.
그랬더니 양념색이 시커매졌어요.

그렇게 애써서 태양초 곱게 만들어놨었는데.
양념에서는 한약냄새가 폴폴나고.

그래도 어떡해요.
그냥 그걸로 김장을 했어요.

김치가 왠지 시커멓고 맛이 아주 크리미해요.
그래도 맛은 있다는 지인들 평인데.
오래 두고는 못먹을거 같아요.

저처럼 모험심 강하신 분들 갓은 절대로 갈아넣지 마세요.

IP : 106.102.xxx.48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ㅎ
    '21.12.2 6:48 PM (210.183.xxx.195) - 삭제된댓글

    죄송해요. 웃었어요.
    원글님 수고는 엄청 하셨는데 한약냄새 나는 양념에 크리미한 김치라니 ㅎㅎㅎㅎ

  • 2. ㅎㅎ
    '21.12.2 6:50 PM (221.165.xxx.8)

    당장 먹기엔 정말 맛있겠는데요
    맛있을때 빨리빨리 드세요

  • 3.
    '21.12.2 6:50 PM (61.83.xxx.150)

    읽다가 웃었어요ㅠ

    김치 재료가 좋으니 맛있을 것 같아요
    익혀서 지져 먹고 부지런히 부침개나
    김치 만두도 해드세요.

  • 4. ..
    '21.12.2 6:50 PM (114.207.xxx.109)

    아 아까워요.갓..

  • 5. 쓸개즙
    '21.12.2 6:51 PM (223.38.xxx.80)

    ㅋㅋㅋㅋ앗 죄송
    그래도 맛은 있을 듯한데 비주얼을 이겨내야...

  • 6. 어머
    '21.12.2 6:53 PM (39.116.xxx.19) - 삭제된댓글

    오마이갓!!!!!

  • 7. ㅎㅎㅎ
    '21.12.2 6:56 PM (1.235.xxx.143)

    원글님은 심각한 일인데,
    보는 나는 재미나고, 웃음나요 ㅎㅎ
    나이가 궁금하다..

  • 8. ..
    '21.12.2 6:57 PM (118.216.xxx.58)

    맛있으면 된거죠.
    비주얼 좋은데 맛이 오묘한것 보다야..

  • 9. ㅇㅇ
    '21.12.2 6:57 PM (112.161.xxx.183)

    읽다보니 다 괜찮은데 뭐가 망했다는거지 하다가 갓!!!!을 갈았단거에 ㅜㅜ 우짤
    맛은 있을듯합니다

  • 10. 대단
    '21.12.2 7:01 PM (221.140.xxx.46) - 삭제된댓글

    엄청 공들여 김장하신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지금은 좀 색이 시커멓고 크리미하지만 좀 지나면 맛있어지지 않을까요? 익은후 후기도 궁금해지네요~^^

  • 11. 흐흐흐흐흐흐흐
    '21.12.2 7:02 PM (223.38.xxx.220)

    사고의 흐름이 제 머리속같아요.

  • 12. 미안해요
    '21.12.2 7:03 PM (210.117.xxx.44)

    웃어서....

  • 13. 쓸개코
    '21.12.2 7:05 PM (14.53.xxx.87)

    부지런하게 농사도 많이 하시고 준비한것도 많으신데 갓을 왜 갈 생각을 하셨을까요 ㅋㅋㅋ
    원글님 무 뽑고 병 안나셨어요?
    저는 울 엄마 주말농장에가서 무 10개 뽑고 병이 났었어요.ㅎㅎ;

  • 14. 저도 미안해요
    '21.12.2 7:06 PM (213.225.xxx.213)

    눈물이 고일정도로 웃었어요. 검고 크리미한 커피도 아니고 김치 ㅍㅎㅎㅎ

  • 15. 으싸쌰
    '21.12.2 7:08 PM (218.55.xxx.109)

    색은 곱지 않아도 맛은 있을거에요.
    만두도 빚고 부침개도 해드시고 맛있게 드세요

  • 16. ㅈㅈ
    '21.12.2 7:09 PM (219.250.xxx.76) - 삭제된댓글

    갓이 씹히면 맛있는데 왜 갈생각을 하셨을까

  • 17.
    '21.12.2 7:13 PM (119.70.xxx.90)

    다 버려야한다는 결론이 날줄알았는데
    그나마 다행이네요ㅠㅠ
    아우 고생하셨어요ㅠㅠ

  • 18. ㅋㅋㅋ
    '21.12.2 7:13 PM (14.32.xxx.215)

    저도 텃밭에 배추 30개 심었어요
    한트렁크 캐와서 겉잎 정리하니 알배기 30개 정도
    손바닥만 해요
    이걸 6시간 절이고 물뺐는데 소금 어디갔나 싶게 살이서 춤을 추더라구요
    에라 모르겠다 ...무채 씹히는게 좋아서 채칼도 안쓰고 썰어서 버무렸어요
    무생채에 배추가 간혹 보이는 김장 한통이 완성됐는데
    익어도 배추가 살아서 밭으로 가려고해요
    좀비를 심었나봉가

  • 19. 새벽
    '21.12.2 7:14 PM (106.102.xxx.175) - 삭제된댓글

    흐흐흐~ 후기 부탁드려요.
    맛있게 익으면 저도 내년에 갓까정 싹~~~

  • 20. 햇살
    '21.12.2 7:15 PM (118.219.xxx.224)

    이 김치맛은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 진장한 맛을
    알 수 있을거 같아요
    나중에 후기 올려주세요
    갓을 갈 갈 갈 아서
    크 크 크리미한
    김장담궜던 후기라고 올려주시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거예요

    또 혹시 알아요
    새로운 김장법이 탄생될지요 ㅎㅎ
    갓을 갈 갈 갈~~~~

  • 21. 오마이갓
    '21.12.2 7:20 PM (115.139.xxx.56)

    갓만 안 갈았다면 괜찮았을 거 같은데
    김치는 맛이 들면 또 다른 맛이 나니
    좀 기다려 보세요. 정성이 가득한데 분명 맛나게 익을 거예요.

  • 22. 어제 갓김치
    '21.12.2 7:20 PM (116.41.xxx.141)

    한단 담았는데 별 맛이 없어서리ㅜㅜ
    씁더라구요 ㅜ
    아 나는 역시 안되나봐 했는데 이글 보니 위로가
    ㅎㅎㅎ

  • 23. ....
    '21.12.2 7:23 PM (114.200.xxx.117)

    아니 그걸 왜 갈아 ㅋㅋㅋㅋ

  • 24. ㅇㅇ
    '21.12.2 7:27 PM (175.125.xxx.199) - 삭제된댓글

    지금 텃밭에 갓이 널려 있어요. 배추30포기 심었지만 10포기 남짓 수확했나요?
    5포기 나누어서 전주에 김치 담갔는데 제눈에 갓이 너무 좋고 엄마 말씀이
    갓을 많이 넣으면속넘을 정도로 시원해진다고 경험에도 그렇구요.
    무는 갈고 갓은 차마 갈지 못하겠어서 쪽파정도 크기로 아주 많이
    속재료 80%는 갓인거 같은 김치를 만들었어요.
    남편이 김치가 환상이라는거에요. 아마 갓이 많이 들어갔으니 시원하고 정말 맛있을 겁니다.
    수확한 고추가루 색깔이 정말 이뻐서 맘에 들어요.

  • 25. ㅇㅇ
    '21.12.2 7:28 PM (175.125.xxx.199)

    지금 텃밭에 갓이 널려 있어요. 배추30포기 심었지만 10포기 남짓 수확했나요?
    5포기 나누어서 전주에 김치 담갔는데 제눈에 갓이 너무 좋고 엄마 말씀이
    갓을 많이 넣으면 시원해진다고 제 경험에도 그렇구요.
    무는 갈고 갓은 차마 갈지 못하겠어서 쪽파정도 크기로 아주 많이
    속재료 80%는 갓인거 같은 김치를 만들었어요.
    남편이 김치가 환상이라는거에요. 아마 갓이 많이 들어갔으니 시원하고 정말 맛있을 겁니다.
    수확한 고추가루 색깔이 정말 이뻐서 맘에 들어요.

  • 26. 모서리
    '21.12.2 7:29 PM (106.101.xxx.59)

    빵 터졌어요!!!!
    지못미 갓!!!

  • 27. .....
    '21.12.2 7:29 PM (211.206.xxx.204)

    30년 동안 엄마 옆에서 돕기만해서
    이론은 아는데
    갓이라 ... 갓을 갈다니
    나중에 후기 부탁드려요.

  • 28. ㅇㅇ
    '21.12.2 7:39 PM (122.40.xxx.178)

    가는게 더 힘들었겠어요. ㅎㅎ 실험정신이 대단하세요

  • 29. 몰라요
    '21.12.2 8:07 PM (112.214.xxx.10)

    모르는거예요. 혹시 알아요? 희대의 최고음식의 발견일지..
    몇포기는 숙성시켜보시고. 몇포기는 일반식으로 드시고..
    여러가지로 궁리해서 드셔보셔요.
    사람인생 끝까지 가봐야 알듯이
    배추인생갓인생도 끝까지 가봐야 알겠죠 ㅋㅋㅋ
    내년에 후기 한번 부탁해요.

  • 30. ......
    '21.12.2 8:21 PM (117.111.xxx.254)

    와 서스펜스!!!
    손 땀나게 주먹쥐고 읽었어요
    꼭 내년 3월쯤 후기 알려주세요
    크리미시커먼 김장김치 후기 로요!!!

  • 31.
    '21.12.2 8:21 PM (39.7.xxx.9)

    제가 오늘 아침고민한걸 실행에 옮기신 분이계시네요.다음주가 두번째로 혼자 하는 김장인데 히트레시피 생각하면서 갓도 갈았었나 어쨌나 혼자 중얼거렸거든요 . 미리 해보신 분이 계셔서… 갓은 그냥 썰어서 넣어야겠어요 .

  • 32. 아놔~
    '21.12.2 8:22 P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고춧가루가 너무 아까비...ㅠㅠ

  • 33. ...
    '21.12.2 8:35 PM (116.34.xxx.114)

    원글님 카레 혹시 생각하신거?

  • 34. 오노
    '21.12.2 8:58 PM (58.143.xxx.27)

    오마이 갓김치

  • 35. 헉ㅋㅋㅋ
    '21.12.2 9:17 PM (1.224.xxx.182) - 삭제된댓글

    저 진지하게 내려가며 읽다가
    완전 빵ㅋ터졌네요..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쏟아부은 재료에
    휴롬에 간 갓쥬스를 얹으셨네요ㅋㅋㅋ

    크리미한 김치라니 표현도 넘 재밌으시고..

    근데 익으면 또 새로운진미가 탄생할거 걑아요

  • 36. ..
    '21.12.2 10:12 PM (219.248.xxx.88)

    갓은 안되는데 ...
    그래도 맛은 괜찮지 않을까요

  • 37. 코코2014
    '21.12.2 10:55 PM (58.148.xxx.206)

    빵 터졌어요 ㅎㅎㅎ
    원글님 글 넘 재밌게 쓰시는 분 ㅎㅎ

    질량 보존의 법칙이란 게 있고
    갈아서 넣었건 썰어서 넣었건

    몹쓸 거 넣은 거 아니고!

    우린 어차피 배춧잎에 집중하는 거니

    다 익으면 맛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위로드려봅니다.

    귀여우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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