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반복되는 격무에,
갱년기가 왔는지
별거 아닌거에도 화가 나고,
두통도 생기고, 화를 좀 삭히고자 남편 흉 좀 보려구요.
저희 남편은 기계치에요.
근데
어쩌다 세탁기 돌리는 법을 배운 뒤로,
새로운 문물을 접한것 처럼
날마다 빨래를 돌려요.
깔끔한 성격인데
아마 그간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빨래가 거슬렸나봐요.
저희는 맞벌이라, 수욜에 한번 돌리고,
주말에 그 빨래를 다 하는 스탈이에요.
세탁기 사용법을 알려준 뒤로,
매일매일 열심히 돌려요.
문제는..
색깔옷, 속옷, 수건, 하얀옷 구분해서 돌려야 하는데
어쩔땐 걸레, 행주, 속옷이 한 세탁기에서 나온 적이 여러 번이에요 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길해도, 개선이 안 되요.
남들은, 남편이 빨래를 해주니 얼마나 편하냐 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에요.
젤 짜증나는건, 건조기에 무조건 넣어서
경제적 피해가 막심합니다.
대부분 옷들이 줄어서..사고 또 사고
남편은 초등생같은 남방을 입고 다니고,
비싼 골프웨어도 길이가 짤뚱하구요.
저의 남방들도 소매길이며, 기장등이 점점 짧아져서
입을 옷이 없어요.
남편한테, 제발 빨래는 내가 할테니
빨래를 하지 마라 해도,
그때뿐이에요.
며칠 전에도, 딸내미한테 세탁물을 많이 내놓은다고 엄청 화를 내더라구요.
그래서..스타킹이나..속옷을 두번씩 입어야 하냐..물었더니..암말 못하죠.
그러면서 셔츠는 두번씩 입어야 한다나 어쩐다나..
깔끔한 양반이 옷이나 수건은 왜 이리 오래 입으라고 하는지..ㅠ
그러면서 자기도 빨래 하기 힘들다고..그만 좀 세탁물 내놓으라고 역정을 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왜 그러는지..원
그때도, 그냥 빨래는 내가 할테니, 빨래가지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했거든요.
근데..또 며칠 못 참고
세탁기를 돌리다, 새로 산 아들바지를 또..줄여놓은 참사가 발생했죠.
사실 바지를 새로 산 이유도, 바지가 줄어서 산 거라
아들 입장에서 엄청 화가 났겠죠.
그랬더니, 아들보고, 세탁기 한번 안 돌리면서 그러냐고..또..화를 막 내는데
세탁기를 돌릴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럴 기회도 안 주면서..빨래를 안 한다고 하니..ㅠㅠ
(어쩔 땐 큰 세탁기 안에 옷이 두 세벌 들어가 있을 때도 비일비재해요.)
그래서..그냥..정 답답하면..당신 옷만 빨아라고 하니, 자기 옷도 안 빨겠다고..삐지네요.
초딩도 아니고..
50 넘어가면 이렇게 유치해지나요?
정말 맘 같아선 요즘 나오는 신상 세탁기 사서..남편이 세탁기 못 돌리게 했음 좋겠어요.
그때 내가 왜 세탁기 돌리는 방법을 가르쳐줬는지..땅을 치고 후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