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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기엄마인데요. 저 일내기 전에 상담 받아야겠죠?

gloomy mommy 조회수 : 4,460
작성일 : 2021-11-29 20:52:07
몇년 연애하다가 임신하는 바람에 결혼했는데
결혼 결정 및 임신 알리기 전까지 엄청 울고 속앓이 하다가
남편 직장 때문에 연고 하나 없는 지역에 시집왔어요.
그때는 소중한 생명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선택했지만
수도권에서 나고 자라고 서울에서 대학교 나와서 직장 다니다가
다 버리고 지방으로 간다는 게
향후 얼마나 저에게 큰 시련이 될지 전혀 몰랐어요.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이였는지...
그래도 출산 전까지는 남편과 사이도 좋았던 것 같고
시가에서도 저한테 딱히 용심 부리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족 친구 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외롭다 힘들다
이런 생각은 잘 안들었는데..
기다림 끝에 대학병원에서 아이를 낳았더니 며칠 지켜본다고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 저는 조리원에 가 있는동안 베갯잇이 마를 새 없이 눈뜨면 우는 게 일이였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고 싶을만큼 힘들었는데 그때가 시작이였나봐요. (아기 면회는 거의 저 혼자 다녔어요)
금이야 옥이야 아기를 겨우 집에 데리고 오니 그때부터 정말 남편이나 시가나 똘똘 뭉쳐서 저 혼자 이상한 사람 만드는 게 일이였습니다.
뭐 하나 맞는 말이라도 하시면 아 내가 초보엄마라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 할텐데 전혀 아니였어요. 이제 45일된 아기 보고싶다고 오라 해놓고 집에서 담배를 피우셨으니까요.
몰상식하고 무례한 시부모도 시부모지만 아이가 어려서 맞벌이를 못하니 남편도 점점 저를 무능력한 사람 취급하고 슬그머니 말을 함부로 하기 시작하는데,
그 말을 듣고 속상해서 말다툼을 하고 나면 남편은 미안하다 해놓고 지나고 나면 또 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일하러 나가야겠다, 근데 지방이라 어린 아이 맡길 만한 곳조차 없어서, 보낼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참고 또 참다보니...
이제 아이를 짐짝 취급하며 아이와 친정 부모님 앞에서 눈 돌아간 괴물이 되어 소리지르고 난폭한 행동을 하고, 집안일을 등한시 하기 시작한 제가 있네요.
비싼 물건을 사서 써봐도 공허함, 우울, 없다시피한 자존감이 사라지지 않아요.
그러다 최근에 운전을 시작했는데...운전이 뭐라도 이게 저에게 잊고 있던 자존감과 저의 능력을 다시 상기시켜주고 있어요.
그런데 운전을 해봐도 근본적인 어떤 문제는 나아지지 않나봐요. 여전히 저는 제가 어떤 직급의 무슨 일을 할 수 있던 사람이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고, 화장실 거울을 보면 멍청한 표정으로 육아와 가사일만이 여기 있는 사람들과의 유일한 대화주제인 아줌마가 서 있네요.
저 조만간 어떻게 될 것 같아요.
빨리 어디라도 가까운 정신과에 가 보는 게 맞겠죠?
IP : 223.39.xxx.18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11.29 8:55 PM (112.154.xxx.91)

    지역카페에서 라도 물어보셔서 꼭 정신과 가서 약처방을 받아보세요. 아는 엄마가 약먹고 화낼일이 없어지더라도 하더군요. 어서..꼭 가보세요.

  • 2. 약 드세요
    '21.11.29 8:57 PM (115.21.xxx.164)

    아이를 위해서 본인을 위해서요

  • 3. ..
    '21.11.29 9:06 PM (118.235.xxx.225)

    정신과 상담이 아니라
    남편이랑 같이 부부상담을 받아보셔야 할꺼같아요.

  • 4. gloomy mommy
    '21.11.29 9:10 PM (223.39.xxx.186)

    틀린 느낌이 아니였네요. 일부러 시간내서 덧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부부상담과 제 정신건강상담. 다 알아볼게요

  • 5. 사과
    '21.11.29 9:17 PM (39.118.xxx.16)

    원글님. 제가 남편하나 보고 타지에 와서 애 키우면 살고 있는데 딱 그때 저 혼자 애 보면서 늘 저녁에 울었어요. 우울하고 슬프거요. 산후우울증은 호르몬 문제도 있지만. 자기 일가친척 아무거 없는 곳에 말 못하는 아기랑 갇혀 지내면 그럴수 밖에 앖어요
    제발 이 글 읽는 분들 딸은 연고 없는 곳에 절대 시집
    보내지 마세요. 대부준 우울증 옵니다

  • 6. gloomy mommy
    '21.11.29 9:27 PM (223.39.xxx.186)

    사과님 감사합니다. 지금은 잘 지내시나요? 저도 지나고 보니 알았어요. 연고지라는 게 얼마나 큰 환경적 요소인지요. 결혼 전에는 혼자 잘났다고 무인도에 떨어져도 잘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기를 낳아 길러보니 육아상식만 있다해서 될 일이 아니였어요.

  • 7. 사과
    '21.11.29 10:05 PM (39.118.xxx.16)

    10여년 돼 가지만 고향과 친구 부모 형제 친척에 대한 그리움을 늘 있어요. 아무튼 살아보시면 알거에요.
    아무리 미운 시댁이라고. 옆에 있는게 나아요.
    아마 살아보시면 무슨 뜻인지 아실거에요.

  • 8. 너무 잘 알아요
    '21.11.29 10:10 PM (1.235.xxx.203)

    그 고립된 느낌.정말 사람 숨막혀 죽죠.
    방금 유튜브 보다 와서 그런가
    그냥 일상을 유튜브에 올려보는 건 어때요?
    얼굴 안나오게 해서 , 아이 육아로그도 좋고
    오늘 뭐 먹었나, 어디 나갔었나, 뭐 샀나
    이런 거요.
    그냥 구독자 신경쓰지 말고
    나의 30대? 를 기록해두자는 마음으로요.
    나중에 보면 재미있을 거에요.
    그러다보면 일부러 재미있는 거리 찾기라도 하면서
    기분이 업될수도 있구요.

    중요한 건 , 지금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란 거에요
    우울이나 불안이란 감정에 사로잡혀
    원글님과 아이의 이쁜 시간들을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하는 말 따위 가볍게 무시해주세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원글님이니까
    원글님의 기분과 감정이 제일 중요하고
    남편이 하는 말 같은 걸로 내 감정을 상하지 말아야죠.

  • 9. 00
    '21.11.29 10:29 PM (113.198.xxx.42) - 삭제된댓글

    정신과,, 님에게는 소용없어요
    왜냐하면 내적으로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정신과 효과가 있지만
    상황이 그래서 어쩔 수 없는 것은 그 상황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소용 없거든요
    어떻게 아냐구요?

    예.. 저도 알고 싶지 않았어요

  • 10.
    '21.11.29 10:47 PM (39.7.xxx.76) - 삭제된댓글

    혼전임신, 결혼과 동시에 지방으로 내려온것과
    경력단절..육아우울증 저와 같네요
    조산해서 신생아중환자실에 보낸것두요
    가족력과 조산한탓에 아이도 정말 예민하고 발달센터도다니고.. 두살터울둘째에ㅜㅜ 어찌살았나몰라요
    동네건강가정지원센터부터 정신과도 갔고 약도 먹어봤어요
    6세,4세쯤되니 살만해졌어요
    아이는 기관 보내고계신가요?
    원글님께 도움이되고싶네요 힘내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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