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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처럼 되지않으려고 하는데 힘드네요.

... 조회수 : 4,126
작성일 : 2021-11-26 22:35:29
엄마는 원래 몸이 약하셨어요.
근데 병원에 가서 온갖 검사 다 해도 결론은 신경성..
유치원때부터 언니랑 밥해서 갖다드렸고
기억에 엄마가 활발할때는 놀러나가실때였네요.
놀러나가시거나 아프다고 누워계시거나.
3남매가 먹을거 없어서 찬밥에 물말아먹고 그랬어요.
동네사람들이 뒤에서 애들 내팽개치고 놀러다닌다고
엄마 흉보는것도 나중에 알았어요.
저 초등학교때부터 온갖집안일 하다못해 찬장정리까지했네요.
초3때는 혼자 라면끓이다가 뜨거운 국물에 가슴이 크게 데이기도하고.
공포는 엄마가 뭐시킬려고 항상 벽을 쾅쾅두드리셨는데
그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힘든지 기억이 생생해요.
대학때도 알바말고 놀러나갈려면 난리였어요.
애비닮아 차가운것. 엄마가 아픈데 놀 생각하는 하는 이기적인것
매번 자식들을 못나가게 붙들고 집안일시키고..
안그러면 갑자기 화에 못이겨 기절하시고 토하고 난리나고..
그러다 약속잡히면 벌떡일어나 화장하고 나가셨더랬어요
알바비 죄다 백화점가서 엄마 화장품이며 옷사다나르고.
막상 저는 초라하게 입고다녀서 남친에게 차이기도 했어요...
제돈으로 결혼할때도 친정에 돈안주고 가서 죄인취급도 받았어요.
애들낳고 엄마처럼 되지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어린나이에도 엄마가 너무 한심하고 징글징글했는데
내가 엄마한테 느꼈던 감정을 울애들이 나한테 갖게 될까봐 겁나고
항상 씩씩하게 케어잘해주는 엄마처럼 보이고싶어요.
나는 구질해도 남편 애들은 최고로 꾸며주고 좋다는거 먹이고
독감에 열이 39도가 넘어가도 애들,남편 아침밥 새벽에 일어나
국끓이고 밥하고 혼자 남으면 기절하듯 앓다가 또 집안일하고
나 아픈것때문에 애들 신경쓸까 멀쩡해보이려 죽을힘을 다하네요.
아프다고 할려해도 자꾸 친정엄마가 떠올라 스스로 혐오스러워져요.
근데 엄마닮아 저도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이여서
나이들수록 점점 힘이 부치네요.
오늘도 가족에게 말안하고 병원가서 주사맞고 약타고
낮동안 끙끙 앓다가 저녁차려주고 애들 놀러나간다해서
신나게 호응해주다 혼자 방에서 누워있네요.
목소리가 갈라지고 얼굴이 떠도 약먹으면 병도 아니라고 큰소리칩니다.
다들그러면 안된다하지만 이제는 좀 강박처럼 된것같아요.
저도 가족에게 의지하고 싶을때가 있는데
외롭고 아파 울고싶어도 자꾸 이렇게 나약해지지말자 부담주지말자
스스로 자꾸 다독이게 되네요.
이제는 어떻게 해아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IP : 125.191.xxx.25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11.26 10:40 PM (211.212.xxx.229) - 삭제된댓글

    글 읽는데 너무 슬퍼져요.

    원글님. 가족은요. 폐를 끼치면 안되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원글님이 엄마때문에 폐 끼치는 것에 대한 강박이 심한 상황이네요.

    이미 그동안 해온 것들 때문에 원글님은 엄마처럼 될 수도 없어요. 닮지도 않았어요.

    열번중에 두번 정도는 아프다고 골골대고 가족들의 보살핌도 받으세요.

    괜찮아요. 원글님. 괜찮답니다.

  • 2.
    '21.11.26 10:45 PM (110.12.xxx.4)

    너무 불쌍해요
    엄마에게 상처 받았는데
    아이들에게는 헌신하고
    님은 누가 돌봐줘요
    제가 엄마가 이혼하고 나가서 고생해서
    나는 가정을 지키려고 했다기 보다는 아이들 데리고 이혼했어요.
    그게 제일 잘한일이고 자부심도 느껴요.
    님이 하는 일은 자부심을 느끼기 보다는 엄마를 지우려는 행동으로 보여서 너무 가슴 아파요.
    어린 날의 님에게 너무 가혹하게 살지 마세요.
    잘먹이고 입히고 아프면 누워 계시고 가족은 서로 돌봐주는 관계죠.
    희생은 좋은 관계가 아니에요.

  • 3. 찡...
    '21.11.26 10:47 PM (119.69.xxx.167)

    남편은 아나요?
    남편한테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이해를 좀 구해보면 어떨까요..

  • 4. 저희 엄마도
    '21.11.26 10:50 PM (14.32.xxx.215)

    자기 몸 하나 이상하면 난리법석
    학교가는애 붙들고 몸살약 사오라고(약국이 멀고도 먼 신시가지였어요)
    몸에 물혹하나 있는걸로 유서쓰고 수술에다 ㅠ
    근데 막상 딸 둘이 임수술해도 눈하나 까딱안해요
    저도 가족에게 안그럴려고는 하는데 병이 길어지니 적당히 엄살은 부렸어야 했나 싶습니다 ㅠ

  • 5. 늘 아프다고
    '21.11.26 10:56 PM (183.104.xxx.78)

    누워있는것도 아니고 1년에 몇번은 사람이
    아플수 있잖아요.그때는 서로 보살펴주는게
    가족인데 너무 강박으로 애쓰시지말았으면
    좋겠어요

  • 6. ,,
    '21.11.26 10:57 PM (218.232.xxx.141)

    원글님
    토닥토닥
    할수있음 맛있는 거 사드리고 싶네요
    그동안 잘해왔으니 본인 위해서 살아요 네?

  • 7. 저도,좀
    '21.11.26 10:57 PM (61.81.xxx.191)

    원글님 안아주고 싶고, 토닥토닥 해주고 싶어요.
    저도 그래요..그 옛날 저 초딩때도 동네 탁구장, 무슨 합창단 등 취미 다니실땐 기분좋고요 집에선 거의 죽을것같다 하시며..결혼때도 너는 좋겠다 샘부렸구요..저 결혼반지 제가 맞출때 엄마 있던 패물 리셋? 다시 재디자인으로 해드렸어요. 원하셔서요
    저 고딩때도 본인 입으시려고 본인 사이즈로 옷사서 저 억지로 사진 찍고 입으셨구..ㅎㅎ

    저도 가족들 위해 늘 열심히 지내다가, 제가 저혈압 때문에 어지럼증 있거든요..그냥 약먹구..코로나백신 맞고도 오히령 전복 손질해서 식구들 죽쒀주고..이게 왜 이러는건지..

    그냥 가족들에게 아파죽겠다 하던 엄마 아직도 그 소리 계속 하시지만 저보다 통뼈세요.

    근데 진짜 왕래가 뜸해지니 덜 떠올라서 제 자신 그대로 모습이 나와요 저는 한참 되었어요

  • 8. ...
    '21.11.26 11:09 PM (125.191.xxx.252)

    친정아버지도 힘들게 일하시고 집에 오셔서 혼자 라면끓여드시는 모습을 많이 봐서 그런지 저에게 남편은 아이들과 동일선상이더라구요. 동지가 아닌 제가 케어해줘야하는 대상이 되어버렸네요.

  • 9. 저도
    '21.11.26 11:12 PM (39.7.xxx.186)

    친정엄마처럼 되지않으려고 하는데 힘드네요. 22

  • 10. ㅁㅁ
    '21.11.27 2:05 AM (125.136.xxx.6) - 삭제된댓글

    친정엄마처럼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건 가상한데요.
    님이 애지중지하는 자식들이 나중에 님처럼 본인은 아픈 건 살피지 않고 살길 원하세요?
    여태 희생만 하셨으니 이제 자신도 아끼고 사랑하면서 사세요.
    아이들이 보고 배웁니다.

  • 11. aa
    '21.11.27 2:06 AM (125.136.xxx.6)

    친정엄마처럼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는 건 가상한데요.
    님이 애지중지하는 자식들이 나중에 님처럼 본인 아픈 건 살피지 않고 살길 원하세요?
    여태 희생만 하셨으니 이제 자신도 아끼고 사랑하면서 사세요.
    아이들이 다 보고 배웁니다.

  • 12. ..
    '21.11.27 8:21 AM (106.101.xxx.56)

    안좋은 부모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그 반대로 가는게 아니라 그 부족한 부모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거랬어요.
    용서..화해.. 넘 꿈같은 얘기일 땐
    최소한 건강한 나로 살아가는거요.
    잘못된 부모의 반대로 하는게 좋은 부모는 아니라는거죠.

    마음, 몸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으로 변화되시길 기원해요.

  • 13. 오. 노노노
    '21.11.27 8:50 AM (222.97.xxx.219) - 삭제된댓글

    엄마의 반대가 옳은 길이 아닌거 아시잖아요.
    어떤게 올바른 모습인지 곰곰히 연구해 보세요.

    님, 모습이 바른 모습이라면. 자녀가 따라해야 될 표본인데
    좀 싫죠? 아픈데도 손주들에게 헌신만 하는 자식. 좋지 않죠.
    님 자식도 마찬가지예요.
    님 아프면 돕고 싶다고요.

    기회를 주시고. 습관도 들여 주세요.
    가족을 보살피는 성정을 키워주세요.

  • 14. ... .
    '21.11.27 8:51 AM (125.132.xxx.105) - 삭제된댓글

    저랑 너무 비슷하시네요. 원글님과 친구하고 싶어요.
    저도 엄마가 하던 거 딱 반대로만 하면 반은 간다 하면서 열심히 살았어요.
    진짜 체력이 바닥이 나고 지칠 때, 그래도 다행인 건 제게 병이 없다는 거, 그리고
    제 가족 (남편과 아들)에게 엄마 같은 엄마, 아내가 없도록 해주고 있다는 거에 힘을 얻었어요.
    이걸 희생이라고 이렇게 살지 말라는 사람도 많아요.
    근데 저는, 제 아이에게 힘들 때 찾아 올 수 있는, 늘 지지하고 늘 베푸는 엄마로 살 거에요.

  • 15. ... ..
    '21.11.27 8:57 AM (125.132.xxx.105)

    저랑 너무 비슷하시네요. 원글님과 친구하고 싶어요.
    저도 엄마가 하던 거 딱 반대로만 하면 반은 간다 하면서 열심히 살았어요.
    진짜 체력이 바닥이 나고 지칠 때, 그래도 다행인 건 제게 병이 없다는 거,
    이걸 희생이라고 이렇게 살지 말라는 사람도 많아요.
    근데 저는, 제 아이에게 힘들 때 찾아 올 수 있는, 늘 지지하고 늘 베푸는 엄마로 살 거에요.
    원글님, 딱 한가지 님만을 위한 걸 하세요. 전 강아지를 키웁니다. 아, 길냥이 밥도 챙겨주는데
    이게 정말 보람있고 아무리 지쳐도 힘이 나게 해줘요. 제가 없으면 얘들 다 굶으니까 힘내자 하고요.
    그리고 운동하세요. 저도 심각한 저질체력인데, 강아지랑 1년 넘게 규칙적으로 운동을 했더니
    진짜 튼튼해졌어요.
    하루 2시간 이상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세요. 가족도 더 좋아하고 지지해 줄 거에요.
    좋은 엄마, 좋은 아내가 된다는게 쉽지 않아요. 힘내세요. 가까이 계시다면 커피 한잔 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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