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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남편을 위한 관리 식단 노하우

제인에어 조회수 : 4,258
작성일 : 2021-11-26 09:13:13

남편이 당뇨입니다. 가족력도 강하고요, 비만이고 식탐 엄청나고, 과일, 음료수, 빵 너무 좋아하지요.
건강관리는 당사자가 해야하는거라 관리하라고 얘기만 하고 몇년이 지났어요. 당뇨진단 받고 3년쯤 지나고나니 약은 계속 늘고 당수치는 안잡히고 답이 없는 상황이더군요. 남편은 관리하겠다고 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배고프면 아무거나 다 흡입하듯 먹어버리는 먹깨비같은 인간이구요.
이러고 살다가는 당뇨합병증 올게 뻔하고 나는 남편을 모른척 못하니 병수발하고 살 게 눈에 보이는듯 했어요. 건강관리는 본인이 해야하는거지만 결국은 내가 나서는게 실속있는 선택이겠구나 싶었어요

도대체 식단관리를 어떻게 해줘야하나, 고민하다
다이어트 도시락을 사봤어요.
남편이 그걸 먹긴 하는데, 가격은 비싸고, 양은 심각하게 적고
김치 한조각 없는 메뉴에
집에 있는걸 싸줘도 이보다 낫겠다 싶더군요.
그러면서 도시락 싸기가 시작됐어요.

저한테 가장 도움이 된건 디씨인사이드 인슐린 갤러리였어요.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젊은 당뇨인들이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하는 곳이더라구요.
거기서 하나씩 배워갔죠.

1. 일단 집에 설탕을 없앴어요. 대신 스테비아를 쓰고요,
물엿이 필요할 때에는 액상 알룰로스를 썼어요.
요리할때 맛은 덜하지만 감수해야죠 뭐.

2. 그리고 무엇보다 먹는 순서.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어야 당이 덜 오르더군요.
그냥 소식이 답이긴한데
워낙 남편이 대식가라 어떻게든 배를 채워야했어요.

처음엔 각종채소 사서 드레싱 만들어 샐러드를 해줬는데
채소 사서 다듬고 씻고 관리하는 것도 일이고 썰기도 귀찮고
아무리 맛있는 드레싱도 몇번 먹으면 질리구요.
쿠팡에서 파는 채소믹스를 샀어요. 가성비와 편리함이 정말 신세계더군요. 1키로 사면 4~5일 먹어요.
아침에 크게 3줌 집어 씻어서 물빼고 밀폐용기 3개에 나눠담아 하루치씩 준비하고
드레싱은 올리브오일, 발사믹식초로 정착했어요.
가장 안질리는 맛이더군요.
그렇게 뭘 먹든 식사전에 채소를 한 접시씩 먹게 했어요.

그런 다음엔 닭가슴살.
냉동 닭가슴살 하림에서 나온거 사서
아침에 한덩리 해동시키고 냄비에 소금 한 숟갈과 함께 끓이고 다 익으면
소금 후추 간해서 포크로 찢어서
샐러드와 함께 담아 하루치씩을 준비합니다.

아침은 그렇게 샐러드, 닭가슴살에 계란후라이 두개 먹고 가네요.

점심 도시락은 집에서 식구들 먹는 국 싸고
국 없으면 안 싸고,
김치는 일주일치 싸서 월요일에 보내놓으면
회사 냉장고에 두고 먹고요.
반찬은 3종을 맞추려고 하지만
없으면 안쌌어요.
기본 김치있고, 닭가슴살 샐러드 싸니까 다른 반찬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보내야 매일 도시락을 싸겠더라구요.
비상용반찬으로 김이랑 참치캔은 보내놓고요.
야근 있는 날은 두 끼 분량 싸고 간식으로 견과류 보내고요.


3. 밥은 곤약이랑 현미 섞인 햇반을 30개씩 사무실로 주문해놨어요. 당을 덜 올리면서도 배 부르게 먹어야해서 (남편이 배고픔을 못견디는 인간이예요, 배고프면 아무거나 먹으니까 배는 채워야해요 )

집에서는 쌀모양 곤약을 사서 현미, 보리 등의 잡곡과 섞어서 밥을 했지요.
곤약은 먹을때 배부르고 칼로리도 없어요,.
곤약 냄새가 안좋긴한데 물로 한참 헹구면 없어지고요.
밥한공기를 먹어도 실제 섭취되는 밥 양은 반 공기인거지요.
집에서는 그렇게 밥을 해주고,
도시락은 곤약섞인 현미 햇반 먹고요.


결론을 정리하자면

설탕 없애고, 샐러드 먼저 먹고, 쌀밥은 줄이고, 단백질 꼬박 먹고
음료수, 과일, 빵, 과자 최대한 안먹고

물론, 말이 쉽지 ㅠ ㅠ 정말 어려운 일이예요.

먼저 제가 마음 먹는게 제일 어려웠고요,
스스로 관리 못하는거 원망할 수도 있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맛없고 질리는 음식도 싫단 소리 안하고 잘 먹으니
그것만도 감사한 일이구나, 싶구요.
도시락 싸주는거 이따금씩 사진찍어 보내면서 고맙다고 표현하는 남편이라 그나마 힘내서 하지요.
12시까지 야근하고 들어와서도 6시면 어김없이 운동 나가니
그것도 보통일 아니구나, 노력을 안하지는 않는구나 싶기도 하구요.

물론 음료수, 빵, 과자, 과일 눈 앞에 있으면 먹어치우니
최대한 숨겨야 하고
기껏 도시락 싸주는데 아이 과자 뺏어먹는거 보면 확 빡치기도 하죠.
근데 당뇨가 평생 관리해야 하는거고
식이조절이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하면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면 안되겠더라구요.

입장바꿔 생각해 제가 당뇨라면 운동 싫어하니 남편만큼도 관리 못했을거고
입맛 까탈스러워 닭가슴살 샐러드 매일, 매끼니마다는 못먹었을 거예요.

제 마음 다잡는것 말고는,
도시락 싸는 일을 효율적으로 정형화 시키는게 관건이었고요.
채소믹스를 산게 신의 한 수였죠.

아마 제가 하는 방식에도 문제점은 있을거고, 더 배워야할 요령도 많을거예요.
하지만 처음 당뇨식 준비할 때 막막함을 생각하면
제가 알게된 소소한 요령이나마 도움되실 분 있을 것 같아 글 올려봅니다.


요즘 당뇨인을 위한 음료수, 과자, 빵 많이 나오는데
디씨 인슐린 갤러리가면 많은 정보가 있어요.
저는 영양성분표 보는 것도 거기서 배웠네요.^^
IP : 221.153.xxx.46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liillii
    '21.11.26 9:35 AM (223.39.xxx.151)

    어머 도움됐어요 감사합니다

  • 2. 지나가다
    '21.11.26 9:36 AM (121.160.xxx.249)

    댓글을 안달수 없네요.
    우리 남편은 신장이 안좋아서 식단관리 하는데 준비 하는 입장에서 너무 힘들어요. 신장병은 먹을게 너무 없어서요.
    원글님 글은 과체중인 저에게 너무 도움되어요.
    원글님 노력으로 남편분 건강해지실 거에요.
    인슐린 갤러리에 가볼께요.

  • 3. ..
    '21.11.26 9:37 AM (211.114.xxx.53)

    먹깨비 남편 여기도 있습니다.
    술 담배 안하는데 식탐이 정말 있어요. 그나마 살을 7킬로 정도 빼니 당수치 120 정도지만 먹는 거로는 조절 못하네요.
    저도 초반에는 충격 받아 관리하다 지금은 그냥 일반식 하고 있는데 원글님 보니 다시 관리해줘야겠다는 의지가 생겨요.
    정보 공유 감사해요.

  • 4. 지나가다
    '21.11.26 9:47 AM (211.201.xxx.27) - 삭제된댓글

    죽 좋아하시면 오트밀죽도 도시락으로 좋아요
    만들기도 쉽구요
    카레 참치 김치 미역 소고기등등 한국식죽이랑 똑같이 만들면 되거든요
    포만감도 있고 맛도 좋고 무엇보다 오트밀이 당뇨에 좋다네요

  • 5. 대단하세요
    '21.11.26 10:16 AM (39.123.xxx.93)

    원글님 남편 분 복 많이 받으신 분이시네요
    원글님 정성 때문에라도 남편 분 건강해지실거예요
    좋은 정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6. 지나가다가
    '21.11.26 10:21 AM (58.123.xxx.83)

    헬스장 30분 이상 파워 워킹에 스쿼트나 허벅지 운동 등 운동등 대근육
    운동 하면 혈당 뚝 떨어집니다...운동후 단백질 파우더 먹고 근육이 더
    커질수 있도록하면 좋구요...근육이 당을 소비합니다...제가 증인입니다.

  • 7. 제인에어
    '21.11.26 10:38 AM (14.38.xxx.25)

    근육은 놀랍게 많아요. 헬스도 2시간씩 하고
    허벅지 둘레 두껍고 다 근육덩어리예요.
    근데 혈당이 높은걸 보면 유전력이 워낙 센 것 같아요
    ㅠ ㅠ

    비만은 내장비만
    살도 잘 안빠져요

  • 8.
    '21.11.26 10:47 AM (118.235.xxx.211) - 삭제된댓글

    그런데 단백질을 닭가슴살만 드시나요?
    다른 고기류와 적절히 섞어드세요.
    아침에 닭가슴살 먹고 점심도시락도 닭가슴살.. 어휴... 전 못 먹을 것 같아요.
    소 닭 돼지 계란 두부 생선 해물류
    이렇게 매일 한가지씩 바꿔주세요
    남편도 당뇨인데 수치가 높지 않아서
    설탕과 군것질만 빼고 다 먹어요.
    전 원래 음식에 설탕 물엿같은 거 전혀 안 쓰기 때문에 음식하는데 어려움은 없었고요.
    그리고 저녁을 안 쓰셨는데 야간 식탐이 많을 거예요.
    의사샘 말씀이 백미나 잡곡밥이나 칼로리 똑같으니 괜히 생고생하지말고 그냥 일반식단으로 밥 먹되 양을 적게 먹고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야 포만감이 오래 가서 군것질 안 한다고 해요.
    당뇨식은 식비가 엄청나게 들어요.
    그리고 매일 당 체크 하게 하시고요.
    매일 저녁 식후 2시간 후에 재는데
    무슨 음식 먹을 때 당이 많이 오르는지 체크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이것저것 섞어 먹지 말고 단품류로 먹으면서 체크해야 해요.
    그렇게 몇달 하다보면 무슨 음식이 당을 많이 올리는지 알게 되요.
    저희 남편은 라면과 떡볶이 카레가 당을 많이 올린다는 걸 스스로 깨달은 후부터 안 먹더라구요.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하는 사람도 1년 지나면 더시 군걱질 하고 식이습관 돌아와요.
    그러니 처음부터 힘빼지 마세요.
    중요한 건 식단보다 전체 먹는 양입니다.
    곤약밥으로 칼로리를 낮출 수 있겠지만 먹는 양과 물리적인 포만감에 대한 집착을 해결 못하잖아요차라리 백미밥 맛있게 먹되 양을 좀 줄이고 반찬을 맛있게 해서 입이 즐거운 게 나아요.
    그리고 비상식량으로 참치캔은 에러입니다.
    통조림에 얼마나 조미료와 당이 많이 들어가는데요.
    삶은 계란과 삶은 밤 견과류같은 걸로 간식을 싸주세요.
    그리고 샐러드보다 한식 나물이 훨씬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고 섬유질도 많고 칼로리도 낮아요.
    샐러드는 소스의 칼로리와 당분이 장난 아니거든요.
    그리고 아침운동도 좋지만 공복운동은 허기지고
    저혈당 쇼크 올 수 있어서 위험해요.
    식전 운동은 입맛먼 더 올려서 많이 먹게 되고요
    식 직후에 운동을 하라고 하세요.

  • 9. 당뇨에 대해
    '21.11.26 10:56 AM (112.145.xxx.195)

    많이 배우고 갑니다.

  • 10. ....
    '21.11.26 11:40 AM (112.150.xxx.19)

    좋은글 감사합니다 .
    당뇨전단계인데 정보 감사합니다.

  • 11. ..
    '21.11.26 11:55 AM (42.23.xxx.56)

    쿠팡 샐러드 어떤거 사시나요?

  • 12. 곤약밥이
    '21.11.26 12:20 PM (39.7.xxx.218)

    칼로리는 낮지만 영양가가 별로 없을것 같은데 잡곡밥 반공기에 콜리 플라워 살짝 데쳐 반 공기 합쳐 한공기를 먹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저도 해보려구요.

  • 13. 대단하셔요
    '21.11.26 1:53 PM (211.106.xxx.115)

    당뇨식단 참고합니다

  • 14. ㅡㅡㅡ
    '21.11.26 2:01 PM (27.179.xxx.13) - 삭제된댓글

    사람마다 다르겠죠
    양 줄이는거 무지 힘들더라구요
    더군다나 당뇨는요
    자기에 맞는 식단을 찾는게 중요할듯요
    그리고 한식나물해다가는 지쳐서 1년도 못갈껄요

  • 15. ..
    '21.11.26 3:00 PM (124.50.xxx.42)

    절제하는게 가장 좋지만
    다이어트처럼 너무 절제하면 식욕 솟구치는 시점 오더라구요
    적당한 절제와 대체가 좋은거 같더라구요
    유튜브 중에 당뇨생활이란 채널 있는데 당뇨에 좋다는 음식이나 일반식 섭취후 혈당변화추이 보여주는데 그런거 참고하셔도 도움될듯

    https://youtube.com/channel/UCz2mkGlL3plh-HU0ew_6STQ

    전 다른건 괜찮은데 가끔 탄산이 땡겨요
    요샌 펩시제로나 제로사이다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
    아스파탐대신 스테비아나 알룰로스 들어가 있더라구요

  • 16. ...
    '21.12.4 7:13 PM (223.39.xxx.217)

    정보 감사합니다. 저희는 식전에 그릭요거트 먹는데 그것도 효과있어요. 그냥 후디스 그릭요거트(무설탕, 저지방)사도 되고(맛이 없는 것은 감안하세요), 집에서 서울우유 당첨가 없는 플레인 요거트 대용량 사다가 면보에 걸러서 먹어도 됩니다. 그릭요거트 만드는 법 유튜브에서 보세요. 저희는 그릭요거트와 뉴케어 당플랜 조합 추천합니다.

  • 17. ...당뇨
    '23.6.16 6:39 AM (49.171.xxx.187)

    당뇨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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