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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5년을 돌아보니

co 조회수 : 7,349
작성일 : 2021-11-25 21:02:07

먹던 유산균이 떨어져서 주문하려다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요.

남편도 저도 둘 다 시민단체 상근자로 일하며 만나 결혼했어요.
남편월급 60만원, 제 월급 55만원
웬만한 사람 한 명 월급도 안되는 돈으로 쪼개가며 소꿉놀이하듯 살림을 시작했죠.
그 때는 유산균을 사먹는다는게 사치였어요.
구차해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젊고 패기 넘칠 때여서
난 최소한의 소비만 해서 적은 돈으로 얼마든지 잘 살거야, 하는 자부심이 있었죠. 그렇게 아끼고 아껴서 아무리 적게 벌어도 꼬박꼬박 저축은 했어요.


15년이 지나고
이제 유산균도 비타민씨도 사먹네요.ㅎㅎ 부자된것 같아요.


신혼 때는 선배가 타다 폐차해야 하는 다마스를 줘서 타고 다녔는데
결혼 10년 차 쯤에는 800주고 중고 소나타도 샀어요.
처음 소나타 타면서 와, 우리도 이런 차를 탈 수 있다니! 감격스러웠죠.

가진 것 없이 시작했기 때문에
하나씩 채우는 기쁨이 더 컸던 15년이었네요.
알뜰살뜰 저축해서 20평대 집이나마 장만했고(지방이라 비싸진 않아요)
딸 하나 낳아 키우는데
82 게시판에서 어느 분이 남긴 말
부모 품에서 사랑받고 크느라 가난한 줄도 몰랐다.는 말
그 말이 아이 키우는 과정에서 그렇게 힘이 되더라구요.

지금도 맞벌이 부부 수입이 300은 안되지만
열심히 저축해서 남은 대출 마저 갚고
아직 어린 딸아이 좀 커서 하고 싶다는거 있다면 지원해줄 목돈 만들어놓는게 목표네요.

적은 돈으로 잘 사는거.
부부 둘 다 허튼짓 안하는 스타일이라 가능했고
양가 부모님께 특별히 돈 들어갈 일 없어서 가능했어요.


참, 별거 아닌데
유산균 주문하려다 와, 내가 이런걸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네~
혼자 감격해서
결혼 15년을 회상해봤네요.


IP : 221.153.xxx.4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모
    '21.11.25 9:06 PM (110.9.xxx.75)

    님은꼭 복받으실겁니다
    그맘으로
    앞으로 더 부자되시고
    평생 가족과 행복하게
    사시길바랍니다

  • 2. 앞으로
    '21.11.25 9:07 PM (73.170.xxx.107)

    더 잘되실거예요. 알뜰하게 하지만 행복한 기운이 느껴져요.

  • 3. 모서리
    '21.11.25 9:08 PM (106.101.xxx.99)

    님 멋진 삶을 살고 계시네요!!!
    종부세내면서도 행복이 뭔지 모르고
    오로지 돈돈돈 하는 사람들 많아요.
    훌륭한 부모밑에 자라는 딸아이 늘 좋은 일만
    있길 기원합니다!!!

  • 4. 멋져요
    '21.11.25 9:10 PM (112.151.xxx.7)

    정말 사는것처럼 사네요
    행복 하세요

  • 5. ..
    '21.11.25 9:10 PM (220.117.xxx.13)

    적은 돈으로 잘 사는거.
    부부 둘 다 허튼짓 안하는 스타일이라 가능했고
    양가 부모님께 특별히 돈 들어갈 일 없어서 가능했어요

    맞아요. 그렇더라구요. 앞으로 더 행복하세요~~

  • 6. 화이팅
    '21.11.25 9:15 PM (121.145.xxx.68)

    님은 앞으로 더더 잘사실꺼예요
    따님 앞날도 꽃길~~~^^

  • 7. ..
    '21.11.25 9:23 PM (183.97.xxx.99)

    두분 너무 아름답게 사신듯해요
    행복하세요

  • 8. 미더더기
    '21.11.25 9:30 PM (211.48.xxx.136)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글이네요
    글을 읽는 제가 뿌듯해요 감사해요

  • 9.
    '21.11.25 9:51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

    위너. ????

  • 10.
    '21.11.25 10:05 PM (61.254.xxx.115)

    따뜻한 글이네요 돈없는 남자랑은 결혼도 안하는 세상인데 겁이 없으셨던건지 순수하셨던건지 양쪽다온지 모르겠지만 해피엔딩이라 좋아요

  • 11. ....
    '21.11.25 10:06 PM (180.68.xxx.100)

    참으로 예쁘게 인생의 꽃밭을 가꾸며 사시는 군요.
    칭찬∞도장 꾸욱~~

  • 12. 와우
    '21.11.25 10:09 PM (211.216.xxx.153)

    선한 에너지가 저에게도 전달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13. 좋은글
    '21.11.25 10:35 PM (58.120.xxx.143)

    행복하게 잘 사시네요! 멋지십니다.

  • 14.
    '21.11.25 10:50 PM (222.98.xxx.185)

    멋있다 원글님

  • 15. ^^
    '21.11.26 12:19 AM (115.143.xxx.64) - 삭제된댓글

    아름다운 삶이네요. 응원합니다~

  • 16. co
    '23.4.10 7:45 AM (221.153.xxx.46) - 삭제된댓글

    결혼 15년을 돌아보니 ::: 82cook.com 자유게시판 -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337654


    제가 쓴 글 올려드려요

    아이는 부모만 정신차리고 키우면 잘 키울수 있어요
    부모 품안에서 사랑받고 크느라 가난한 줄도 몰랐다는 어느 분의 글이 저에겐 지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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