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낯이 뜨거워졌다. 노브랜드 제품의 품질관리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한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순대를 만드는 공장의 위생 상태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뉴스가 지난 2일 KBS를 통해 전해졌다.
문제의 순대 공장에 다니던 전 직원 A씨가 제보한 영상에 따르면, 순대 공장의 위생 상태는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엉망이었다. 순대 재료에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들어가는가 하면, 순대 찜기 아래엔 벌레가 우글거렸다. 천장 배관에서 떨어진 물은 그대로 순대 속을 만드는 곳 위로 떨어졌다. 제보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순대를 갈아서 다른 제품으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충격적인 점은 해당 공장이 HACCP(해썹)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다. 해썹은 생산-제조-유통의 전과정에서 식품의 위생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분석하고, 이러한 위해 요소를 제거하거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 중요관리점을 설정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식품의 안전을 관리하는 제도다.
KBS를 통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해당 순대 공장이 어딘지 밝혀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KBS가 어떤 업체인지 뉴스에서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리꾼 수사대’에 의해 순대 공장의 정체가 밝혀졌다. 한 뽐뿌 회원이 KBS 영상에 등장하는 공장 입구 모습과 로드맵 사진을 대조해 충북 음성군에 소재한 J푸드라는 사실을 4일 밝혔다.
J푸드는 신세계그룹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순대를 납품한 회사다. 이마트는 J푸드로부터 납품받은 순대를 ‘노브랜드 찰진순대’란 이름을 붙여 판매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체 브랜드(PB)인 노브랜드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그룹은 버거에 이어 피자에도 노브랜드를 입히며 외식 사업 카테고리 확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노브랜드 상품에 대한 품질관리가 엉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브랜드 확장 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날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공장에서 만들어진 순대를 납품받은 게 맞는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현재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면서 "사실관계 확인 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