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일이 뭔지
이 좋은 가을에 햇살과 바람 한번 제대로 못 느껴보고
콘크리트 벽 안에서 죄없는 모니터, 키보드와 씨름만 하다가
뒤돌아보니 인생이 저물고 있어요
아뿔싸 내 청춘
퇴근할땐 이미 화사한 햇볕도 살갑던 바람도 온데간데 없고
느즈막히 베란다에 앉아서 어둑한 밤을 느끼자니
언젠가 죽는 날이 오면
난 왜 그토록 일만 하고 살았을까 후회가 될 것 같기도 하네요
남은 건 노안과 척추질환 뿐.
돈은? ㅜㅜ
이토록 한결같이
근 20여년째 한직장만 다닐 근성이 있는 사람인걸
진작에 깨달았더라면 직장 퀄리티라도 신경써볼걸
뒤늦게 아차 합니다
베란다에 앉았다가 누웠다가 하다보니
곁엔 고양이 두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말 못하는 짐승이 큰 위로가 되는 밤이네요
고양이 사료값 벌까 싶어 시작한 주식은 파란 불
언젠간 캣휠도, 더 멋드러진 원목 캣타워도 쿨하게 지를 수 있는
주식계의 큰 손이 되고 싶네요(농담)
드럼세탁기를 캣휠삼아 열심히 굴리는걸 보고 눈물이 ㅜㅜ
문 잘 닫았습니다 걱정들은 마시고
다들 따뜻한 밤 되세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먹고 사는 일이 뭔지
글쎄요 조회수 : 2,219
작성일 : 2021-09-30 21:57:41
IP : 220.81.xxx.15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ㅇ
'21.9.30 10:05 PM (116.41.xxx.75) - 삭제된댓글그러게요ㅜ
구구절절 공감이에요ㅜ
평범하게 태어나 먹고살려고 몸갈아 일하고
중년가까운 나이되니 여기저기 쑤시네요2. ..
'21.9.30 10:11 PM (210.97.xxx.59)남은건 척추질환.. 진짜 공감되네요. 무얼 위해 그리도 열심히도 살았는지..
3. ,,,
'21.9.30 10:44 PM (219.252.xxx.253)비 온 뒤 밤 공기가 더 차갑네요. 오늘 당근 나눔 하고 뭘 더 비워 낼 거 없나 찾다 원글님 글 보고 공감 되서 댓글 남기네요. 주말엔 밖으로 기분 전환 좀 하고 오세요
4. 공감
'21.9.30 11:01 PM (118.221.xxx.222)요즘 일 그만두고 쉬고 있는데..제 인생중에
요즘이 제일 행복하네요..매일 해질무렵에 나가
탄천을 걸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노을을 보곤하는데
일할때는 그시간이 제일 바쁜 시간이여서 해지는줄도 모르고 모니터만 보면서 어느새 컴컴한 방에서 불키는것도 잊고 일하곤했거든요
원글님 글 보니 인생 뭐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같이 예쁜 하늘 실컷보는 시간을 만끽하면서
조그만 행복을 누리면서 살랍니다..당분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