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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없는 기분... 아세요?

고립무원 조회수 : 1,719
작성일 : 2021-09-23 14:55:58
겉만 보면 그래요.

나이 50에 강남 아파트도 있고 공기업 남편은 회사에서 오지마랄 때까진 열심히 다닐 작정이고 애는 명문대 다니고. 물려받을건 없어서 퇴직금이랑 현금 조금 있는 거 잘 배치해서 은퇴준비는 해야죠.

애가 체력 딸려서 조마조마한 것 빼곤 큰 문제는 아직 없는데 친정 식구랑 남처럼 됐어요. 부모님 돌아가시고 저 혼자 멀리 살기도 하고 한 3년 애 입시에 코로나에 그러다보니 몇년 얼굴 못봐도 묻지도 찾지도 않고 추석에도 형식적인 톡인사로 끝. 그러고 같은 지역 사는 다른 친척 안부 인사는 다니더라구요.

겉으로는 뭐가 문제다, 그때 그 일이 문제다 할만한 것도 없이 서로 작게작게 안 맞고 틀어진 균열이 묻어둔 새 큰 금이 돼 버렸어요. 겉으로 큰 소리나게 싸운다거나 한 일도 없고 저랑 올케가 서로 안 좋아하는데 그러다보니 남동생네랑 만날 일도 없고. 누구 중재할 사람도 없고. 나름 호의랍시고 신경써서 선물을 보내도 고맙다... 한마디 끝. 그냥 이대로 남되고 끝인가요?

차라리 시댁은 편한데 거기도 가족이 너무 단촐해서 든든한 느낌은 없구요. 부모님 안 계시니 친척들이랑도 거의 연락 다 끊어지고 친정이 없다시피하니 한번씩 뿌리가 뽑힌 듯이 공허하고 그래요. 전업 오래했더니 친구도 몇 안 남았구요. 종교생활이라도 좀 해봐야할까요? 긴긴 연휴 내내, 시댁가서 식사 한끼 한것말곤 찾는 사람도 찾을 사람도 없고 항상 명절 끝이 이리 슬프고 허무하네요.

나이 오십에 돌아보니 잘못 산 것 같지는 않은데 잘못 산 듯한... 뭔가 앞으로 외로울 시간밖에 안 남은 듯 두렵고 쓸쓸한 맘에 넋두리 해 봤습니다. 뭔가 내 성격에 문제가 있었을까 싶은...
IP : 118.235.xxx.14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9.23 2:59 PM (39.114.xxx.5)

    본인이 가진게 없어서 그래요
    애는 다커서 둥지 떠나면 그만
    남편 경력은 오롯이 남편만의 것.
    조심스럽지만 글쓴님만의 취미나 직업 같은게 없으니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 30대이고 특목고에 명문대에 대학원까지 나왔지만
    집에만 있는 동안은 굉장히 우울하고 막막했어요
    사원 나부랭이로 혼나고 깨지던 시절이 제일 행복했네요 돌아보면.

  • 2. ㄴㄴ
    '21.9.23 2:59 PM (168.126.xxx.164)

    뿌리가 없는 느낌일 거 같아요.
    외국 나가보면 느껴지는 기분. 짧은 여행일지라도.
    내가 이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둥 떠있는 느낌..
    주변은 다 가벼운 관계들 뿐이고. 언제든 떨어져 나가 사라질.
    저는 외국 나가면 그 기분 느껴요..

  • 3.
    '21.9.23 3:01 PM (168.126.xxx.164)

    그래서 나로 이어져 내려온 가족이 중요하구나 생각해요.

  • 4. ...
    '21.9.23 3:01 PM (223.38.xxx.73)

    원래 부모님돌아가심 형제랑은 끝아닌가요
    부모님살아생전엔 그핑계로 모였지만 돌아가심 모일명분이 없어지잖아요
    특히나 남동생이라니. 남매는 더해요 남자들이야 마누라말들으니 올켸랑 별로시라면 더더욱 남처럼 되죠

  • 5. ....
    '21.9.23 3:11 PM (119.149.xxx.248) - 삭제된댓글

    올케는 연락안하는거 더 좋아할거 같은데요

  • 6. 오은영쌤 강의
    '21.9.23 3:25 PM (175.223.xxx.48)

    관계가 그래서 중요한 것 같아요.
    작은 하나라도 가까운 사람들과 나누고 웃던 경험이 결국 행복이고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뭐 가진 거 없어도 웃으며 나누며 사는 사람도 많고요.

  • 7.
    '21.9.23 3:25 PM (116.122.xxx.50) - 삭제된댓글

    부모님 돌아가시면,
    게다가 제사까지 안지내면 남자형제와 만날 일이 점점 없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40년 전 사회시간, 윤리시간에 배웠던 현대사회의 문제점이라던 핵가족화, 인간소외현상, 우울증 등등 나이 오십 넘으니 체감하게 되네요.

  • 8. 저는
    '21.9.23 3:29 PM (1.217.xxx.162)

    친구도 없고 친정부모, 형제 자매 원수이고해도
    제 아들 하나가 부모를 좋아하고 따르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

  • 9. ,...
    '21.9.23 4:32 PM (203.142.xxx.65)

    사실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면 대부분 제살기 바쁘고 제각각 살더라구요
    형제중 누군가 좀 가난하다고 절대 도와주고 그런거 없고
    정말 큰일 있을때만 형식적으로 만나니 정도 없고 그냥 각자 살아가는구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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