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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주 살이의 시작-그것은 (일곱번째)

이것은 조회수 : 3,019
작성일 : 2021-09-18 20:21:56
 
강아지와 동네를 좀 더 멀리까지 돌아봤습니다 . 좀 걸어가니까 전원주택단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 드넓은 잔디 마당에 리트리버들도 있구요 . 집들도 크고 지은지 오래지않아 보이네요 .
근데 리트리버들이 무지하게 짖어 댑니다 .^^ 리트리버들은 원래 순딩이들인데 ...
청소를 마치고 샤워를 했는데 계속 가서 눕고만 싶네요 .
제가 왜 계속 쉬는 중임에도 병든 닭처럼 자꾸만 졸리는지 ...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이것은 틀림없이 코로나백신 후유증이네요 .
1 차때도 접종하고 괜찮다가 1 주일 후쯤에 몸살기운이 있어서 약 먹고 하루 종일 잤거든요 .
같은 증상인 것 같습니다 . 1 차 때보다는 증상이 가벼운 편이구요 .
머리가 묵지근한 것이 영 개운하지 않네요 . 오늘 저녁에 재미있게 놀아야 하는데 ....
나가서 약을 사고 , 생수도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
약을 먹고 한 숨 자고 일어나니 손님들 오실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갑니다 .
우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각자 바쁘게 사느라 전화는 1 년에 두 번쯤 하고 , 만나는 건 2-3 년에 한 번 만날까말까 한 지인들인데 마음으로는 늘 가깝고 , 보고 싶고 ,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이라고 느끼는 관계입니다 .
알게된 지는 15-20 년 정도 된 것 같네요 .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은 정말 행복합니다 .
지인들도 오늘의 만남에 어제부터 설렜다고 하네요 .
오랜만이지만 마치 어제 본 사이처럼 수다 떨며 , 와인에 맥주에 잔을 기울였습니다 .
이런 시간 정말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
저도 약 먹고 한 숨 잔 덕에 좋은 컨디션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네요 .
우리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 점점 기능이 저하되고 있는 우리들의 몸뚱이 ,
지금 생각하면 찬란하기만 했었던 지나간 시절들 ... 에 대해 얘기하고 깔깔대고 눈물도 짓고 그랬습니다 .
 
 
새벽까지 이어진 수다를 뒤로하고 또 토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
우리 댕댕이랑 커피를 들고 마당에 나가 아침햇살을 즐겼습니다 .
태풍의 나날이 오래되다가 활짝 개인 날을 맞이하니 봄바람 나려는 처녀의 마음같습니다 .
오늘은 저기 바닷가를 나가볼까 하는데 .... 사람들이 많으려나요 ..
마당에 나비도 날고 , 예쁜 새도 한마리 내려와 앉아있네요 . 사람이 많아서 다시 들어오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은 나가야겠습니다 . 엉덩이가 들썩거려서 안되겠네요 .

강아지와 짐을 챙겨 일단 집에서 가까운 곽지바다로 갑니다 .
오늘 곽지바다 색깔이 너무 예쁜거 아닙니까 ?
에메랄드빛 3 단 콤보입니다 . 게다가 하늘은 태풍의 여운인지 마치 물을 많이 섞은 수채화같네요.
곽지는 제마음속에서 예쁜 제주바다 다섯손가락안에 들어가는 바다입니다 .
오늘은 ....
해안도로를 따라서 서쪽으로 돌아댕기다가 일몰까지 보고 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시래기와 고사리를 넣어서 싸주는 김밥 맛집에서 택일이 어려워 두줄을 샀습니다 .
오늘은 저녁까지 김밥을 먹을 것 같네요 .
바다를 끼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드라이브를 합니다 .
내비게이션과 대립각입니다.
나는 죽어도 바닷가도로로 가겠노라 ~~
한림항을 지나는데 방파제가 엄청 길어 보입니다. 배가고프니 먼저 바닷가에서 김밥으로 식사를 하고 방파제를 걷기로 했습니다 . 걷다보니 중간쯤에 새로운 방파제가 만들어 이어 붙인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길게 늘어난 모양입니다 . 아무도 없는 길고 새하얀 방파제 길을 부드러우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었습니다 .
이렇게 계속 걸으면 바다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처럼 느껴집니다.
 
한림에 온 김에 빵이 맛있다는 빵집에 들러보기로 합니다 .
부푼 마음을 안고 갔더니 오후 시간이라 빵이 거의 다 팔려서 사고 싶은 빵이 없더라구요 .
실망을 안고 다시 걸음을 옮겨 금릉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 금릉바다 역시 저의 다섯손가락안에 꼽히는 바다입니다.
금릉의 바다색은 이 세상색이 아니랍니다 . 정말 미쳤어요 .
우리에게도 저런 색의 바다가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지 모릅니다.
이곳에는 마치 외국의 사진을 보는 듯 색다른 여유로움이 있습니다 .
저도 한쪽에 차를 세우고 강아지랑 차 뒤쪽에 돗자리와 의자를 펴고 앉았습니다 .
다른 분들의 차들을 보니 저도 차량을 차박용으로 꾸며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
 
한참을 금릉에서 바다멍을 하다가 이제 일몰 포인트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
사람이 없어서 일몰을 방해 받지 않을 만한 그런 장소를 찾기 위해 해안 도로를 느리게 달립니다 .
정말 마음에 쏘옥 드는 곳을 찾았습니다 . 일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
여름 오후의 서향 햇살은 어마어마합니다 .
게다가 가리는 것 하나 없는 바닷가잖아요 .
골프우산으로 해를 가리고 앉았다가 그래도 너무 더워서 차를 건물 그늘쪽으로 옮기고 차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
참으로 할 일 없는 백수의 모습이지 않나요 ? ㅎㅎ
시간은 흘러 태양이 붉어지고 , 하늘도 붉어지고 , 바다도 붉어졌습니다 .
너무 기다려서 그런가 감흥이 좀 덜하네요 .
역시 이런 건 우연히 만나야 더 감동스러운 법인가 봅니다 .
그렇지만 오늘의 노을은 충분히 충분히 예쁘답니다.
집에 돌아 오니 피곤이 몰려오네요 .
하루 종일을 밖에서 헤매고 다닌 하루였습니다. 오늘 충전한 카드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
샤워를 했습니다 . 오늘은 일찍 잠들 것 같습니다 .
 
제주의 바다는 사랑의 선물입니다 ....
바라보면 행복하고 모든 상념이 사라집니다.

이곳에 있는 동안 저는 두 가지 해야 할 일을 생각했습니다.
시골 집의 작은 창에 꽃무늬 커튼을 만들어 걸어주고
마당에 있는 동그란 나무 의자에 페인트칠을 해줘야겠습니다 .
재료와 부자재는 이 집 곳곳에 숨어 있더라구요 ^^
 
IP : 118.43.xxx.14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9.18 8:25 PM (5.149.xxx.222) - 삭제된댓글

    벌써 일곱번째 쓰신건가요
    저는 왜 그동안 못봤죠?
    다른글들 먼저 읽고 올게요.

  • 2. 제주살이후기
    '21.9.18 8:26 PM (5.149.xxx.222)

    벌써 일곱번째 쓰신건가요
    저는 왜 그동안 못봤죠?
    다른글들 먼저 읽고 올게요.

  • 3. 제주에서
    '21.9.18 8:33 PM (59.13.xxx.163)

    4년 살고 왔어요..곽지가 가깝다시니 애월 근처에 집을 얻으셨나 보네요.곽지 협재 금릉 너무 예쁜 물빛에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나네요..4년동안 샅샅이 다녔는데 지금도 그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려요..
    바다도 좋지만 제주의 숲은 참 신비롭죠 걷다가 만나던 고라니 노루들도 그립습니다..절물휴양림내 장생의 숲길 한번 걸어보시길 권해드려요~너무나 그리운 숲길 입니다

  • 4. 겁쟁이
    '21.9.18 8:52 PM (211.214.xxx.8)

    글 잘읽고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전 겁이 많아서 실행하지 못하고 있어요..
    올해 아이 수능끝나면
    제주도가서 3주만 살다 오겠노라고
    선포했어요..

    돈도 없지만 무서워서 갈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저도 댕댕이와 같이 가려구요..
    경험담 많이많이 올려 주세요

  • 5. ㅇㅇ
    '21.9.18 9:59 PM (59.7.xxx.91)

    저도 금릉바다 너무 사랑합니다.
    글을 읽다 보니 짐싸고 싶어져요.
    요즘 하늘빛이 바다같아서 제주바다 생각에 맘이 싱숭생숭

  • 6. ...
    '21.9.18 11:39 PM (112.152.xxx.25)

    스크롤 내려갈때마다 글이 빨리 끝날까봐 아쉬움을 가지고글을 읽었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금능, 곽지해수욕장의 환상적인 바다색 알지요...
    날씨가 넘 좋은날은 제주에서 봤던 바다 생각하면서 하루를 보내게 되네요. 흐린날은 흐린대로 휴양림 거닐면서 다녔던기억하면서 보내기도 하구요~
    제주는 사랑입니다...
    10월 제주여행 예약 해놓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 7. ..
    '21.9.20 11:38 PM (80.227.xxx.203)

    제주살이 참고 감사합니다

  • 8.
    '21.10.24 6:47 PM (121.160.xxx.182)

    제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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