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키우다보니 이런 날도 있군요
지방에서 대학까지 나오고
취직해서 서울로온 ... 그리고 딱 그런 남자랑 결혼해서
서울에 아파트 가지는게 유일한 소원이였는데 그건 이뤘네요 ㅎㅎ
사댁에 신생아 떼어놓고 키우다 18개월 되면 어린이집으로 옮겨서 아둥바둥 살았어요.
늘 내가 못해주고 재촉하고 짜증만 낸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참 미안한데 내 자신은 즉흥적이고 불안정한 성정이라 자신이 참 싫었어요
20대 30대 다.... 내 자신과 싸우느라 피곤했어요
그 애들이 자라서 큰애는 취직했는데
출퇴근 거리가 멀어 원룸으로 이사갈 예정이고
둘째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대학 신입생이 되었어요.
코로나로 학교에 안가고 비대면 수업중이라 들째가 시간이 많아
알쓸신잡에 푹 빠져서 거기서 언급된 책을 빌려다 읽고 있다는데 어떤 책을 보고 엄마 생각이 났대요
그래서 고마운 점을 적어보니 순식간에 30개도 넘더라면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하네요.
저는 사실 애둘 어린이집에 맡기고 찾아오고
집언일하고 직장 생활하고
근근히 삶을 이어갔지만
어느것하나도 잘했다는 느낌이 없어서 허무했거든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꾸역꾸역 대신 살아주는 것 같았어요.
집은 늘 어수선 하고 직장은 힘에 부치고
애들은 늘 방과후로 학원으로 쫒기듯 다니고
나는 내가 살고 싶던 것을 다 잃어버린 것 같았어요.
먼 친정에 몇번 못가니 불효자 같고
시댁에도 가면 어머님이 음식 다차려주는데 못된 며느리 같고...
근데 우리 둘째가 하는 말이
엄마처럼 ... 영어못해도 자유여행 데려가고
그나이에 중국어 공부해본다고 도전하고( 3개월하고 포기 ㅠㅠ)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40이후에 안 읽어요ㅠㅠ)
애들한테 화내지 말고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한다고(???)
그래서 지금 자신이 만족스럽게 사는 것 같다고
고맙고 사랑한대요 ㅎㅎ
어제도 꼭 나 같은 큰애랑 한바탕 싸웠거든요.
아직 나는 내가 싫고 못마땅한데
아이 덕분에 스스로에게 너그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1. ㅡㅡ
'21.9.13 6:10 PM (211.52.xxx.227)크~ 넘 부럽네요.
제게도 그런 날이 왔으면...오려나...올까요..2. 어머
'21.9.13 6:12 PM (125.177.xxx.70)열심히 살아오신 분이고 그걸또 자식이 알아주니
너무 기쁘시겠어요
저도 희망이 생기네요
아이랑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자식에게 진심이었던 엄마 마음도 헤아려주겠지하구요3. 으이구
'21.9.13 6:12 PM (115.136.xxx.38) - 삭제된댓글열심히 사셨네요.
하나 남은건...
본인을 사랑하세요. 나의 과거도요.4. ᆢ
'21.9.13 6:41 PM (58.140.xxx.87)수고하셨습니다
5. 와~~~
'21.9.13 6:55 PM (124.48.xxx.68)최고네요.. 이런게 행복 행복.ㅎㅎㅎ
6. 저두 아들애가
'21.9.13 7:23 PM (14.54.xxx.6)맨날 엄마 놀리고,
틱틱거리고 그러던 녀석이 취업 하고 나서는
열심 히도 해외 여행 데리고 다니 더니
해외 근무 떠나 면서 독일제 고급 승용차 선물해 주고 나갔어요
얘는 엄마 놀리고툭탁거리는 것이 재미 있나봐요.ㅋ
원글님도 축하 드리고요,
앞으로도 더 잘할 거예요.7. 열심히
'21.9.13 7:29 PM (124.49.xxx.188)산거죠...
저도 비슷...일하고 중간에 쉬고
애들 여기저기 보내고
또 같이 여행하다 또 일하고 자격증따고 일하고
어찌어찌하다보니 22년이 되었어요.
저도 어학을 지금 공부하는데2년되가는데 너무 힘들어요..ㅠㅠ
내 다신 공부는 안하리다.!!8. ... .
'21.9.13 8:09 PM (125.132.xxx.105)아이를 잘 키우셨네요. 저리 예쁘니 제가 다 행복하네요.
어제 무슨 재산 분배하자, 엄마 몫이 왜 더 많냐 하는 글보고 말세가 왔다고 우울했거든요.9. ......
'21.9.13 10:16 PM (222.232.xxx.108)혹시 아실지 모르겠지만 글을 참 잘쓰시네요...
정말입니다 원글님 담담하고도 솔직한 글에 울 뻔했어요
젊을 적 동동거리며 얘들 키우신거 눈에 선해요
아마 따님도 엄마 닮아 세상에 호기심 많고 책 좋아하는 거겠죠..마지막 문장 진짜 히트에요 ! !그동안 잘 사셨어요..10. 원글
'21.9.13 11:09 PM (222.232.xxx.164)자랑 같아 겸연쩍었는데
긍적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애들 키우는 게 형벌 같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둘째 말에 위로가 됐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