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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내미 이쁜말...글보고 생각나요

ㅎㅎㅎㅎ 조회수 : 4,076
작성일 : 2021-09-02 14:41:37

저희 딸은 말이 무척 느렸어요. 아예 말문이 안터지는 수준...

 20여년전 두돌쯤 소아정신과를 가보려고 하던중

남편이 개인적으로 소아정신과 선생님께 상담받고 좀 더 지켜보기로 했지요.


시부모님이 키우셨는데

두분이 아이는 사랑하지만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두분끼리 대화도 없으니 언어 자극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제가 직장 그만두고( 애때문에 그만 둔건 아니고) 진짜 목이 터져러 매일 책을 읽어줬어요.

말터지게 하는 비디오 선별해서 틀어주고 당시 유행하던 방귀대장 뿡뿡이 등등 틀어주고..


저도 말이 없는 편이고 저 역시 찾아오는 사람도 없으니 아이가 말을 배우는건 오로지

책과 비디오뿐,,,


그런데 비디오의 장면중

쪼맨한 애가 부모를 보고 " 땡땡이는 엄마꽃 아빠꽃"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어느날 남편이랑 애랑 저랑 셋이서 저녁을 먹는데..갑자기

뭔가를 말하려고 엄청 낑낑대는 거에요..

대체 왜 이러나 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들어봤어요. 아이가 더듬더듬 발음도 불명확게

" &&이는 엄마꽃 아빠꽃" 라고 겨우 말을 하는거에요..

엄마 아빠도 아무리 가르쳐도 못하고 본인 이름 정도만 불명확하게 말하던 때거든요.


처음으로 말을 길게 한거도 신기했지만 본인도 엄마아빠 앞에서  이 말을 무척 하고 싶었나보다 싶어 너무 기쁘더라구요.


그런데 조만간 시부모님 뵈러 가기로 했거든요. 시부모님도 애가 말을 못하는게 늘 한걱정...

제가 나름 두분에게 깜짝 서프라이즈해준다고..." &&이는 엄마꽃 아빠꽃" 를 계속해서 무한반복을 시켰어요.

발음도 힘들고 문장이 너무 기니까 애가 너무 낑낑대고 힘들어하고..남편은 그만 시키라고 부작용나겠다고 말리는데...

이걸 꼭 시부모님께 들려드리고 싶어서..제가 애를 하드트레이닝을 시킨거죠..하지만 더듬더듬 발전은 별로 없고요....


그리고 드디어 시부모님앞..

제가 비장의 무기를 보여준다고 하면서

자.. &&아...우리 &&는 누구?

그런데 애가 나 보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보다가

다시 나 보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보다가

내가 애간장이 타서 계속 대답해봐..아까 연습많이 했잖아...

애가 드디어 입을 열면서 뭔가를 말을 하려는데 그동안 연습한것보다 더 안 터지는 거에요.

그런데 포기않고 땀 삐질삐질 낑낑...보다 못한 시부모님이 그만시켜라...괜찮다 하시고요.

제가 실망하고 포기하려는 그 순간..

드디어 애가 말을 했어요.

" &&이는 하비꽃 하미꽃" 를 떠듬떠듬


그 짧은 순간에 말도 못 떼던 애가  

지금은 엄마 아빠가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의 꽃으로 바꾸어야 말해야 한다는걸

그 짧은 순간 판단을 한거에요.


그리고 발음이 어려운 하비 하미를 떠듬떠듬떠듬 포기않고  말하는거 있죠..

그때 시부모님 그리고 저희까지 아이를 품에 안고 어화둥둥 난리도 아니었지요..


그때 생각이 나네요..


IP : 183.98.xxx.147
4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9.2 2:44 PM (175.125.xxx.199)

    제 딸도 말이 느려서 말 잘하는 애들 보면 그당시엔 제가 기부터 죽었어요.
    특히 아빠를 21개월에서 첨으로 하는데 애가 땀을 뻘뻘흘리더라구요. 애기아빠는 아빠소리듣고 울구요.ㅋㅋㅋ

  • 2. ..
    '21.9.2 2:45 PM (221.151.xxx.109)

    아구...이쁘네요
    응용까지 ^^

  • 3.
    '21.9.2 2:46 PM (116.123.xxx.207)

    이 늦는 건 아이마다 다른 특성인데
    막상 닥치면 애가 타는 게 부모심정.
    저희애도 말이 느려서 걱정이었는데
    30개월 다되어 말이 트였어요
    그 전에 물론 말은 다 알아들어서
    전혀 불편함은 없었지만
    말이 트이자마다 속사포로 쏟아내던 그때의
    기쁨이라니요~

  • 4. Ul
    '21.9.2 2:48 PM (121.174.xxx.114)

    그 어린 속이 말한마디 내 뱉으려고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했을까요....
    곱게 자라겠네요

  • 5. 공감
    '21.9.2 2:48 PM (1.227.xxx.55)

    제 아들도 말이 너무너무너무 느려 다들 병원 데려가 보라고 했죠/
    어느날 지하상가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상인 보고 '이거얼마예요?' 하는데 기절하는줄....ㅎㅎㅎㅎ

  • 6. 시아버님이
    '21.9.2 2:48 PM (183.98.xxx.147)

    그 대답 듣고 " 넌 어디가 밥은 안 굶겠다..그 장소의 주인장이 누군지 바로 판단하는구나." ㅎㅎㅎㅎ

  • 7. hap
    '21.9.2 2:48 PM (117.111.xxx.194)

    오구오구
    어화둥둥 할말하네요.
    고 쪼꼬만 머리로 바꿀 생각까지 해내다니

  • 8. ㅂㅈㅋㅌ
    '21.9.2 2:48 PM (103.252.xxx.221) - 삭제된댓글

    방귀대장 뿡뿡이 봤더니 우리 아이랑 비슷한 나이일거 같아요.
    그 아기들이 이젠 대학생이 되었죠
    글속의 어른들이 얼마나 기뻤했을지 상상이 되네요.

    제아이는 외국에서 태어났는데 한국어,현지말,영어를 섞어서 쓰다보니 한국에서 보내주신 방귀대장 뿡뿡이 비디오를 마르고 닳도록 보았는데 좀커서 제 아이가 하는 말이 짜잔형이 언제쯤 우리집에 찾아올까 항상 기다렸었다고 그러더라고요 ㅎㅎ

  • 9. ㅎㅎ
    '21.9.2 2:50 PM (183.98.xxx.147)

    좀커서 제 아이가 하는 말이 짜잔형이 언제쯤 우리집에 찾아올까 항상 기다렸었다고 그러더라고요 ㅎㅎ

    맞아요. 지금 대학생이에요...뿡뿡이형아 참 그 당시 애들한테 인기 최고였지요.

  • 10. ㅋㅋ
    '21.9.2 2:53 PM (61.79.xxx.115)

    방귀대장 뿡뿡이...울집 딸도 그세대에요.뽀로로전세대. 지금은 대학생이라니 세월이 무상하고 그때가 그립기도 하네요. 간만에 옛생각 나네요.

  • 11. ...
    '21.9.2 2:55 PM (119.69.xxx.167)

    뭔가 감동스러운거 저만 그런가요ㅠㅠ
    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러워요

  • 12. ..
    '21.9.2 2:58 PM (211.36.xxx.57) - 삭제된댓글

    윗님 저두요ㅠ왠지 눈물 나요ㅠ감동

  • 13. ...
    '21.9.2 3:01 PM (121.165.xxx.173)

    눈물나요 ㅜㅜ 애기 너무 이쁘고 기특하구 짠하고 그러네요 .

  • 14. 그러게요
    '21.9.2 3:05 PM (124.49.xxx.217)

    이글 저만 눈물 나는 거 아니었군요 ㅠㅠ

  • 15.
    '21.9.2 3:06 PM (117.111.xxx.118)

    오늘은 울컥하네요^ ^
    예쁜아가씨로 잘자라렴

  • 16. 이궁
    '21.9.2 3:07 PM (125.177.xxx.100)

    울컥해서 나만 늙었나 했습니다
    반갑습니다

  • 17. ㅇㅇ
    '21.9.2 3:13 PM (39.112.xxx.169)

    와 저도 눈물이~
    소중한 이야기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 18. .....
    '21.9.2 3:13 PM (182.211.xxx.105)

    와우 똑똑하다요.

  • 19. 이쁘다
    '21.9.2 3:14 PM (175.223.xxx.208)

    장하다아가야♡♡♡
    진짜감동ㅠㅠ

  • 20. ㅇㅇ
    '21.9.2 3:23 PM (118.235.xxx.156)

    너무 예쁘네요
    진짜 시부모님도 원글님네 부부도
    한시름 정말 저 멀리 날려보내고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 21.
    '21.9.2 3:25 PM (106.101.xxx.193)

    눈물나네요. 아이가 넘 기특해요

  • 22. 00
    '21.9.2 3:34 PM (218.150.xxx.104) - 삭제된댓글

    아 귀엽 ㅜ.ㅜ

  • 23. 감동의 눈물
    '21.9.2 3:38 PM (59.13.xxx.104)

    저 계속 눈물이 멈추질 않아요ㅠㅠ

  • 24. . . . . .
    '21.9.2 3:46 PM (175.223.xxx.48)

    참 이뻐라. 남의 집 아이지만 혈육처럼 이쁘고 기특하네요.

  • 25. 말못하는
    '21.9.2 3:47 PM (222.239.xxx.26)

    네살 조카 손주가 있어서 너무 감동이네요.
    열심히 말시키고 노래 불러주는 엄마 아빠에
    어린이집까지 다니는데 말할생각을 안해요ㅜㅜ

  • 26. ...
    '21.9.2 3:49 PM (211.51.xxx.77)

    읽고 눈물났는데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 27. 9개월아기엄마
    '21.9.2 4:16 PM (211.36.xxx.89)

    눈물나요 ㅜㅜ 배우고 익히느라 수고가 많은 우리 아기들...

  • 28. . .
    '21.9.2 4:33 PM (61.84.xxx.166)

    감동스럽네요
    원글님이 글도 맛깔나게 잘 쓰시는듯

  • 29. ㅠㅠ
    '21.9.2 4:36 PM (14.36.xxx.242)

    저도 눈물이 ㅠㅠ

  • 30. ......
    '21.9.2 5:18 PM (49.1.xxx.73) - 삭제된댓글

    울 아들도 말이 늦어서 애 많이 탔었어요
    또래보다 한참 늦었었는데
    나중에 말문이 터지니 갑자기 어휘가 늘더라구요
    지금은 고딩인데...
    알고보니 완벽주의 성격탓이더라구요
    본인이 완벽하다고 생각해야 밖으로 표출해요
    근데 말 늦을때 주변에서 어찌나 닦달을 하던지....
    자폐검사 해봐라~~ 언ㅇ어치료 해봐라~~ 등등
    원글님 아이는 좋은 부모에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셔서
    행운이네요 ^^
    계속 행복하실거예요~~~

  • 31. ...
    '21.9.2 5:30 PM (223.38.xxx.1) - 삭제된댓글

    넘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 ㅎㅎㅎ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 32. ...
    '21.9.2 5:31 PM (223.38.xxx.1)

    넘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 ㅎㅎㅎ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 33. ♡♡♡
    '21.9.2 6:39 PM (175.223.xxx.104)

    아이가 입떼는 순간을 읽으며 저절로 미소지어졌어요 . 아유 ~ 이뽀라.
    하미, 하비로 바꿔 말하려는 그 이쁜 노력.

  • 34. 저도
    '21.9.2 6:41 PM (223.33.xxx.102)

    저도 읽으면서 눈물이 나길래
    내가요즘 마음이 약해졌나 했는데
    눈물나신 분들 많아서 반갑습니다 ㅋㅋ
    아이 키워본 입장에서 보면 뭔가가 울컥한가봐요

  • 35. ...
    '21.9.2 8:54 PM (118.223.xxx.122)

    막 입터지는 18개월 아들 키우는데
    이 글보고 먼가 찡하네요 ㅋㅋ

  • 36. 울컥
    '21.9.2 9:37 PM (1.253.xxx.55)

    짜잔 형아가 잘못했네요. 찾아오지도 않고..ㅎㅎ
    눈물이 찡.
    상황이 상상이 되어 찡하네요

  • 37. ...
    '21.9.2 9:57 PM (114.200.xxx.58)

    아잉 저 울었잖아요ㅠㅠㅠㅠ
    대학생 늠름이가 되어 있다니 이쁘고 대견하네요

  • 38. 김태선
    '21.9.3 12:01 AM (39.7.xxx.49)

    지금 군대있는 둘째도
    말이 36월넘어도 못해서 자폐인줄 알았는데 어린이집 보내고 적응을 못해서 저를 힘들게 하더니 42개월 넘어서 말도 겨우 문장 구사하고요 6살땐 유치원 간이후 말도 어느정도 하고 초등학교때는 올백도 여러번 받았어요,물론 심한
    사춘기도 보내고 좋은 대학은 못갔지만 작년 1년 학점 4.3으로 열심히 하고 장학금도 받았어요. 현재는 강원도인제 을지부대에서 열심히 국 복무중 입니다. 애들이 말이 늦어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부모님 말에 반응하고 애랑 눈맞춤이 되면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 39. 김태선
    '21.9.3 12:06 AM (39.7.xxx.49)

    짜잔 형 하시는거 보니 원글님 자녀 2000~2002년 생이겠네요. 저도 방귀대장 뿡뿡이 자주 보여 줬어요.

  • 40. ...
    '21.9.3 1:04 AM (85.255.xxx.217)

    감동이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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