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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지의 시한부 삶

조회수 : 4,809
작성일 : 2021-08-20 00:18:54
저는 오십을 갓 넘겼어요
부모님도 살아계시고 큰 병은 없어서 걱정이 없었죠
이번에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았고 
오늘 의사가 1년 정도 사실거 같다고 했대요
아버지는 77세예요.
저는 친정과 좀 멀고 일도 하고 있어 평일이 좀 바빠요
주말은 쉬니까, 지난 주에 아버지를 보고 왔죠.
아버지는 항암치료에 희망을 걸고 있는거 같았어요
오늘 들은 1년 정도 사실 거 같다는 얘기를 아버지는 모르고 있을 거예요

가족의 죽음을 경험해보지 않은 저는
어느 날 아버지가 없는 이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워요.
부모님은 90세이건 100세이건 언제 돌아가셔도
그동안의 시간들이 가슴에 새겨져 있어
그 그리움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 같아요

다만 아버지가 고통없이 편안하게 지내다 가셨으면 좋겠는데
항암치료가 아주 힘든 일이라고 했대요
아버지가 그 고통을 또 겪어야한다니 제가 아픈 거 같아요

아버지의 일생을 생각해보았어요
아버지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였을까?
우리 3남매를 낳고 만났을 때가 아니었을까?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도 6세 때 재가하셔서
할머니 밑에서 거의 고아로 자란 아버지는 일생이 외로우셨을텐데
지금 한 가지 소원은 
아버지의 남은 삶이 편안하고 고통없이 가셨으면 좋겠어요
IP : 110.11.xxx.6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슨
    '21.8.20 12:26 AM (14.32.xxx.215)

    암인지 몰라도 요샌 부작용 방지 약들이 다 있어서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아요
    그리고 항암이 가능하면 경과를 봐가면서 말을 해야지 무조건 1년...이건 아닌데요
    약이 있는 동안은 잘 버티실거에요
    걱정마세요

  • 2. 아줌마
    '21.8.20 12:27 AM (1.225.xxx.38)

    오래오래살아주세요 아버지..

  • 3. ㅇㅇ
    '21.8.20 12:29 AM (39.7.xxx.236)

    77세면 젊으시네요
    의사가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항암 하지 않으셨으면 싶지만
    의욕 가지고 계신 분께 어떻게 그런 말씀 드리겠어요
    맘 아프네요
    쾌차하셨으면 좋겠고 혹시 그렇지 못 하시다면 과정에서 고통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 4. ...
    '21.8.20 12:48 AM (122.37.xxx.36)

    잘결정하시고요.
    항암을 결정하셨으면 부작용을 최소화 할수 있는 방법도 알아보세요.

  • 5. 경험자
    '21.8.20 12:54 AM (49.161.xxx.218) - 삭제된댓글

    의사들은 항상 최악을 말하는데
    1년남았다고는 해도
    암을 잘다스리면 몇년더 사실수있어요
    암이 3기안쪽이면 항암으로 암을 치료할수있으니
    짧고 쎄게쓰는데
    4기가되면 암이 퍼진상태라
    암의활동을 멈추게하려고 항암을 쓰기때문에
    항암을 계속 써야해서
    환자가 버틸수있게 항암약을 약하게 쓰더라구요
    항암약이 맞으면 소설가 김한길씨처럼 (폐암4기)
    4기라도 잘버틸수있으니
    항암하면서 잘잡숩고 여행도다니면서
    편안하게 계시게하세요
    우린 폐암4기로 뇌전이라 1년정도 소리들었는데
    항암하면서 4년 사셨어요
    4년기간동안
    항암치료하면서 여행도 자주 다니며 운동도하고
    잘지내셨어요

  • 6. 11년전
    '21.8.20 12:55 AM (175.223.xxx.56) - 삭제된댓글

    친정아버지 생각나네요. 당시 74세.
    두번 재발해도 견디셨는데 마지막엔 이겨내지 못하셨어요
    2월말쯤에 6개월 남았다고 했었는데 신기하게도 맞더군요.
    아빠가 초등때부터 육십몇년을 써 온 일기장에 빈 여백이 보이고 펜만이 쓸쓸하게 놓여 있었던 시점이 바로 그때 였어요. 더 이상 펜을 드실 기력도 없었던 거죠. 앞 페이지도 초등생이 막 글 배워 띄엄띄엄 쓰다 만 흔적...당시 넘 맘이 힘들어 아이 유치원보내고 거의 매일 한강에 자전거끌고 무작정 달렸던 기억이 나요. 아무리 달려도 현실이 믿어지지않고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11년이 지났지만 돌아가시기 3주전부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셔서 마약 몰핀 진통제 맞으시고 2주간 의식없이 계시다가 떠나신 기억이 생생해요. 약기운으로 의식없기전에 왜 손 못 잡아드렸나 넘 후회되고 아직도 여전히 그립고 눈물나요
    많이 안아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세요. 전 그 얘기 못 해드린 게 평생 후회스러워요.

  • 7. 아빠
    '21.8.20 12:58 AM (221.148.xxx.5)

    저는 30대 후반, 저희 아버지는 60대 후반.
    작년부터 암으로 1년간 투병하시다 올 여름 돌아가셨어요. 결혼하고도 같이 살아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항암 힘듭니다. 부작용 방지약이 있지만 그 약에도 또 부작용이 있어요.
    안타깝고 야속하지만 의사들 판단이 꽤 정확하더군요. 이렇게 건강해 보이는데 어째서 한두달 남았다고 하는거지? 라고 생각한 날로부터 한달 반 후에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신지 한달 지난 지금도 믿기지 않네요.
    모래 씹는 것 같아도 식사 잘 하셔야 해요. 울 아버지는 입맛없다고 자꾸 식사 거르셨는데 주변에 식사 잘 하시는 분들은 몇년 더 버티시더라고요. 항암제 맞아도 결국 내 몸이 가진 면역력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거예요. 아플때 참지말고 진통제 바로 드셔야돼요. 저희 아버지는 마약계열 진통제에 대한 두려움으로 안먹고 자꾸 참으려 하셨는데 진통제 안먹으려고하면 삶의 질이 너무 나빠져요.
    원글님께는 꼭 기적같은 일이 생기길 바랍니다.

  • 8. ㅇㅇ
    '21.8.20 1:12 AM (49.167.xxx.50) - 삭제된댓글

    의사가 1년이라고 하면 진짜 1년이더라구요
    주변에서 암으로 돌아가신 분도 의사가 1년이라고 했는데
    진짜 딱 1년 살고 돌아가셨어요
    마지막엔 마약성진통제 투여하더라구요
    어차피 가망 없으면 고통이라도 덜어줘야죠

  • 9. 힘내세요
    '21.8.20 1:57 AM (218.237.xxx.203)

    잘드시는게 정말정말정말 중요해요
    이건 절대잊지 마세요

  • 10. 근데요
    '21.8.20 2:06 AM (88.65.xxx.137)

    님같은 딸을 가지셨으니
    성공한 삶이네요.
    아버님 완치하셔서 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님도 힘내세요.

  • 11. 외로운
    '21.8.20 5:51 AM (59.6.xxx.156)

    삶에서 원글님같이 따스한 맘을 가진 자제분을 만나셨으니 아버님은 행복하신 분이세요. 저는 암경험자인데 사람은 모두 죽고 끝이 예정되어 있지만 그 것을 어떻게 채우고 마무리하느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위로가 됐어요. 아버님 치료 잘 견디시길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러우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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