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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완벽한 엄마는 없다

ㄴㄴㄴ 조회수 : 3,719
작성일 : 2021-08-17 17:19:37
우리 큰 애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 아이를 임신하고 두 돌까지 정말 행복하게 육아했어요
집도 안정적이었고요.
그런데 아이는 6개월부터 분리불안이 상위 1%였죠
아무에게도 가지 않고 울고불고가 일상
조부모 포함이요.
저는 애가 예민하구나 싶어 누구에게 애 맡길 생각도 없이
제가 세 돌까지 끼고 살았어요.
저는 대학원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아이에 전념하고자
직장은 포기했고요. 이건 저의 선택이었죠. 지금은 후회되지만.

아뭏든, 아이 중심으로 세상이 바뀌었고
저도 육아서도 많이 읽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어요.
아이 아빠도 그렇고요. 
저희 가정은 안정적이고 화목한 편입니다.
아이의 예민함은 지금까지 유효해요

아이는 선택적 함구증으로 매일 보는 사람 외에는 
아무리 말을 시켜도 들은 척도 안하고,
저와 1미터 이상을 떨어지지 않으려 했어요
분리불안이 오래 갔고요. 
원래 그런 예민함을 타고 났다 생각했어요. 
친척들이 그런 성향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래도 참 힘들고 숨이 막혀서 혼자 울기도 여러 번..
소아정신과도 가고 모래치료도 갔으나
아이 거부로 무산...스
크면서 어릴 때보다는 조금 완화가 되었고요.

그 성향을 가지고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어요
나름 성실함과 총명함이 있어서 학교생활은 잘했고요
그러나 고딩이가 되더니 많이 까칠해지고 방어적이었어요
저와 평소 관계 괜찮고요 저도 아이 존중해 주려고 노력했고요
공부도 진로도 강요한 적 없어요. 
아이가 하겠다면 지원해주었고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게 하고 싶었거든요.

아이가 코로나와 더불어 무기력에 빠지고 진로 정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무엇보다 제가 대화로 풀어가려 해도 몰라 싫어.안해.. 
대화가 안되니 뭐 사주고 먹을때나 헤헤 거리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 할 때 의논이 안되더라고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걸 극도로 거부해요
난감했어요
객관적으로 아이 심리 상태와 효과적인 대화 접근법을 알고자
풀밧데리 신청했어요(종합심리검사)
아이의 동의를 얻고 데려간건데도
다녀와서 자기 마음을 돈으로 캐려 한다고 방방 뛰고 울고 난리 법석으로
한달 간 저와 말을 안하고 ...아휴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너무 성급했나 싶어 사과도 하고..여러모로 그랬는데..

어젯 밤에 또 무슨 얘기 나오자
엄마가 자기를 제대로 사랑을 채워주지 못해서 자기가 애정 결핍이라며
또 돈으로 자기 마음 캐낸다는 얘기를 하는데
제 한계를 넘은 것 같아요. 
아이가 지지난주 금쪽이 아이처럼 엄마 표정에도 민감해서
아이 앞에서 무표정으로 있지도 못해요, 기침도 못하고요.
항상 와서 자기만 바라봐 주길 바라고, 
말안해도 자기 마음을 척척 알아 맞추길 바라고,
저는 제 할일도 젖혀두고 여러모로 노력했건만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구나 이 애 한텐,,,
내 진심을,,,아무리 전해도 얘한테는 부족한 엄마겠구나 싶어서
저도 마음이 침잠해 들어갑니다. 
그냥 포기하고 싶고, 이제 노력하기 싫어요

너만 상처받았냐? 나도 상처받았고, 엄마도 사람이다.
너 너무 이기적이다
엄마가 니가 원하는 애정만큼 다 못준다고 해도 나의 최선은 이것이고,
이게 내 인간적 한계다
만약 밑빠진 독처럼 니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이제 너도 컸고 했으니 스스로를 돌아봐서 표현하고 도움도 얻고, 
스스로 노력도 해야해..라고 
내 마음 속에서 계속 소리치고 있어요..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야속하고,,
엄마란 존재가 을인가..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싶고
그냥 다 내려놓고 
나도 나 좋은 것 하고 싶어요.
나도 누구 엄마...로 살기 전에 나..로 살고 싳어요.
나쁜 ㄴ
IP : 175.114.xxx.96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무튼
    '21.8.17 5:24 PM (116.123.xxx.207)

    엄마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한창 사춘기를 지나는 모양이니 까칠한 딸내미랑 관계가 어렵겠네요
    그렇게 키워 놨는데 저 홀로 큰 줄 아는 걸까요?
    여기서도 보면 자기 엄마 욕하는 사람들 많던데
    엄마가 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다면 그런 말 함부로 못하죠

  • 2. 소나무
    '21.8.17 5:26 PM (121.179.xxx.159)

    토닥토닥 ..
    20년 가까이 키우셨다하니 조금만 더 참아봅시다.
    스무살 넘어 가니 조금 알아주긴 하더라구요.

  • 3. 저희도
    '21.8.17 5:29 PM (118.235.xxx.191) - 삭제된댓글

    저희 아이도 그랬는데 집안이 기우니까 애가 바뀌더라고요.
    형편이 힘들어야 철드나요...

  • 4. 저희도
    '21.8.17 5:30 PM (118.235.xxx.191)

    저희 아이도 그랬는데 집안이 기우니까 애가 바뀌더라고요.
    형편이 힘들어야 철드나요...까다로워서 20년간 이사를 못가...

  • 5. 진진
    '21.8.17 5:32 PM (121.190.xxx.131)

    엄마마음 충분히 이해가요
    다들 어릴때 양육태도가 모든걸 좌우한다고 하는데,
    물론 큰 영향을 끼치지만
    원래 저렇게 타고 나는 애들이 있더라구요

    엄마로선 정말 억울하죠 ㅠ
    제 지인 딸도 엄마는 정말 쿨하고 아이들 지원도 잘하는데
    아들은 정말 성격좋고 잘 자랐는데
    딸이 이유없이 벽을 쌓고 혼자 동굴에 들어가고 ..

    옆에서 봐도 저건 정말 타고난거다 엄마 잘못없다...그런 생각 들어요

  • 6. 토닥토닥
    '21.8.17 5:39 PM (59.8.xxx.87)

    아직 어린 아기를 키우고 있어서 그 힘듬이 가늠이 안되지만 위로 드리고 싶네요 짧은 육아 경력에 너무 힘들어 이것저것 찾아보곤 했는데 요즘 너무 엄마탓으로 많이 돌리는거 같아요 전문가들은 타고난 기질이라고 거의 얘기하는데 말이죠 암튼 이미 아시겠지만 혹여나 내가 부족했던데 아닐까 생각하시지 마시고 그만큼 키웠음 하실만큼 하신건데 ㅜ 좀 이기적으로 사세요~ 오히려 엄마가 쿨해지면 애도 어 뭐지? 하면서 변화가 올지도요 힘내세요!

  • 7. 힘내세요 ㅠㅠ
    '21.8.17 5:40 PM (124.50.xxx.103)

    저도 그정도는 아니지만 좀 예민했었어요 고 3때 병원 실려가고 나서야 이러다가 내가 죽겠다 싶어서 그 예민 내려놓고 살아요.. 이제 엄마 고마움도 알구요. 이건 엄마 잘못이 아니고 그렇게 생겨먹은거예요 물론 딸도 괴롭구요. 얼른 이시간지나가고 저처럼 어느정도 엄마의 고마움 아는 딸로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 8. 제가
    '21.8.17 5:43 PM (180.68.xxx.52) - 삭제된댓글

    제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네요.
    정말 부모도 자식에게 정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또한 제가 부족한 탓이겠죠.
    최선을 다했으나 이게 내 한계라는 말이 딱 제 마음이에요.

  • 9. 타임앤타임
    '21.8.17 5:52 PM (122.45.xxx.21)

    저는 외동아들 키우는데... 예민한 아이인줄 몰랐어요.
    어려서는 장난꾸러기에 워낙 행동도 민첩하고 공부는 싫어해도 책도 엄청 읽어대고 운동도 좋아하고
    그냥 명랑쾌활하고 공부안하는 아이인줄만 알았어요.
    그래서 좀 쉽게 생각한 면이 있었죠.
    공부에서 너무 멀어지면 안되니까 초장에 좀 잡아놓으면 나중에 쉽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섭게 공부 루틴을 만들었는데...
    아이는 그게 굉장히 스트레스였나봐요.
    사춘기 오고 게임에 몰입하고 그러면서
    엄청 싸워대고
    고등학교 가고 재수하고 하는 과정에서
    엄마인 저에게 대한 분노가 그렇게 크게 존재하는 줄 몰랐어요.
    사과도 하고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는데...
    재수하고도 가고 싶은 학교에 떨어지자

    엄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말에 충격받아서 이틀동안 물도 못마셨어요.
    남편이 끼니마다 죽 쒀다주는게 한 스푼을 못넘겼어요.

    인생 허무.. 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리 부모에게 받은 스트레스가 있다한들 저런 말이 쉽게 나올까 싶고
    뭘 그렇게 잘못한걸까 싶고 (내가 자랄때에 비해서)

    그런데 그 시간이 지다가더라구요.
    지인에게 말했더니 죽을 힘을 다해 그 말을 잊어버리래요.
    자꾸 곱씹으면 자식에게 안좋다구..
    아직 아이가 어려서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그런다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아이가 조금씩 저한테 미안함을 표시하고
    자기 행동도 반성하고
    저도 위로하고 그러기 시작하네요.

    성장을 믿어보세요.
    지금은 아이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거예요.

    엄마로 사는 거 어떤 때는 굴욕적이에요.
    물론 평생 속 안썩이는 자식들도 있긴 하겠지만...
    인내하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올거예요.

  • 10. 럭키
    '21.8.17 6:06 PM (125.130.xxx.217)

    에휴
    위로드려요.
    저는 원글님보다 훨 나이많은 아들이 있는데...
    요즘 원글님같은 마음이에요.

    최선을 다해 잘해줬는데 이기적이기만 아이
    맞춰주면 당연하게 알더라구요.
    부모는 병들고 나이먹어가는데, 너무한다 싶어
    제가 집나가겠다 했어요.
    더 이상 저도 굴욕적으로 맞춰주지는 않으려구요.
    저도 금쪽이 보면서 이 시대에 육아는 천벌일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효라는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지금
    요람에서 무덤까지 다 부모몫, 부모탓

    버겁네요

  • 11. 휴...
    '21.8.17 6:10 PM (39.122.xxx.59)

    아이가 코로나와 더불어 무기력에 빠지고 진로 정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무엇보다 제가 대화로 풀어가려 해도 몰라 싫어.안해..
    대화가 안되니 뭐 사주고 먹을때나 헤헤 거리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 할 때 의논이 안되더라고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걸 극도로 거부해요
    난감했어요

    ->이거 저희 아이랑 완전똑같
    그런데 제 아이는 그냥저냥 보통 아이였어요
    사춘기와 입시부담이 겹쳐서
    자기 속내를 드러내는걸 극도로 꺼리는 시기가 있더라고요

    돈을 써서 내마음을 캐려한다는 말도
    원글님이 아이의 상태와 마음을 지나치게 파악하려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아이가 부모에게 적당히 감추고싶은 것도 많잖아요
    자기마음 스스로도 잘 모르고 의논하고싶지도 않을 때도 있고요

    원글님이 좋은 부모가 되려는 애씀을 내려놓으시고
    좀 허술한 부모로 살아가세요
    알면서도 모른척 굳이 알려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어느날 아이 쪽에서 슬그머니 다가오기도 할거예요
    그냥 지금까지 애쓰셨으니 이젠 에라모르겠다 하세요
    곧 깨질 유리컵을 보는듯한 원글님 시선이 아이는 싫었을거예요
    그냥 막굴리는 플라스틱컵처럼 대충 편하게 대하세요
    그렇게 서로에게 적정한 거리를 찾는 시간이 흐르면 서로 편안하게 대하는 날이 올거예요

  • 12. 댓글
    '21.8.17 6:44 PM (1.225.xxx.38)

    원글과 댓글들이 너무나 진솔해서...
    저도 많이 느끼고 갑니다.
    원글님 힘내세요.

  • 13. .....
    '21.8.17 8:00 PM (175.112.xxx.57)

    헌신해준 건 당연하게 혹은 엄마가 좋아서 한거고 서운했던 것만 기억하더라구요. 내가 나쁜 엄마인가하고 있어요.

  • 14. 럭키
    '21.8.17 8:12 PM (125.130.xxx.217)

    휴님 댓글이 너무나 와닿네요
    허술한 부모...
    아이맘을 다 알아보는듯 하는 거
    싫을수도 있겠어요.

    저도 철없이 뻐댓던 제 어린 시절 생각나는데
    그래도 20대초반 철들었는데

    아들아이라 그런지 참 늦네요.

    좀전에 빨래갠것 놔주느라 방에 들어갔더니
    불켜고 이른 저녁 누워서 자는데...

    사리나오겠어요

  • 15. 무관심해보세요
    '21.8.17 8:37 PM (14.50.xxx.106)

    차라리 무관심해보세요.

    지금 가장 예민할때에요. 생각보다 성적은 안나오고 공부는 하기 싫고 모든 것 다 싫고 이유 없고 그럴 시기

    에요. 저 미치는 줄 알았어요. 나중에는 제가 미칠 것 같아서 그냥 무슨 말을 해도 응응~~ 걔가 싫어하거나

    말거나 그렇다고 해서 대답 안해준 것도 아니고 그냥 꼬박꼬박 말은 하지만 약간은 무관심한 것이

    느껴지게 너무 관심가져주면 또 그 관심이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그렇게 고3 지나고 나니 아니 딱 시험만 치고 나면 아이 달라져요.

  • 16. 그렇죠
    '21.8.17 8:59 PM (175.114.xxx.96)

    좋은 조언들, 공감들 귀합니다.
    아까 오후에 아이한테 내 맘을 조금 얘기했어요
    엄마가 전심으로 사랑을 쏟았는데 아직도 애정결핍이라면 엄마는 더 이상 할게 없다..했드니
    예전 같으면 문 쾅 하고 들어가서 완전 모른척 할텐데
    왠일로 좀 있다 나와서 엄마..왜 화났어.이렇게 물어보기도 하고,,
    그냥 내 추측으로 얘기한 것 뿐야...이렇게 또 왠일로 꼬리를 내리네요..
    사알짝...왠열..좀 컸나...하는 기대가 또 드는...어쩔 수 없는 엄마나봐요..아 짱나

  • 17. ㅠㅠ
    '21.8.17 9:16 PM (112.150.xxx.31)

    다 제모습이여서 가슴이 아프고 깊은 숨이 나오네요 ㅠ

  • 18. 저도
    '21.8.17 9:43 PM (116.37.xxx.101)

    허무합니다.

  • 19. ..,
    '21.8.17 10:16 PM (117.111.xxx.16)

    공감되요 아이 반응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초조한 엄마

  • 20. 이글을
    '21.8.17 10:44 PM (112.144.xxx.206)

    아드님 보여주시면 안되나요?
    일방적인 이해만 바라지말고 엄마도 이해해주는 마음을 갖아야할텐데요
    나이에 비해 본인감정만 중요한줄 아는것같네요

  • 21. 럭키
    '21.8.18 10:10 AM (125.130.xxx.217)

    근데 윗님
    무관심하면 무관심했다고 또 지랄지랄
    죄송해요
    나이먹다보니 이런 표현이 막 나오네요

    답이 없고
    내가 불행해서 타인을 행복하게 할수없다라는 사실정도를
    항상 생각하면서 살기로 했어요.

    저도 아들과 얘기좀 하고싶은데

    그 뚜한 얼굴 퉁명스러운 말투
    견디기 힘들거같아 회피하고 있어요

    나이들수록 에너지가 감당안되게 낮아지네요

    저도 살아야지 어쩌겠나싶어요.

    전 아이가 28이에요 ㅠㅠ
    그만 내려놔도 되겠다싶어요

    네가 네마음 조절해가며 잘ㅈ살아가야하지않겠니?

  • 22.
    '21.8.18 3:51 PM (175.114.xxx.96)

    맞아요
    무관심도 또 난리납니다
    제가 뭐 집중하느라 대답 안하면(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평서문에 으응~ 하고 호응 안해주면)
    자기한테 반응안한다고 또 난리
    표정 어두우면 또 왜 엄만 매일 아프냐고 난리
    기침하거나 사래만 걸려서 켁켁 거려도 엄마 죽을까봐 난리...

    에휴...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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