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이 아파요

마음 조회수 : 2,131
작성일 : 2021-08-16 13:31:30
2년전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사유는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 때문이었습니다.
그만두고 아이들 키우며 지내고 있었는데
몇달 전부터 전에 같이 일하던 상사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다시 나와서 일하는게 어떠냐고요.

감사한 제안이지요.
나이도 이제 46살이고, 재취업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마음이 치유가 덜 되었기 때문에 
감사한 제안이지만 사절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이후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연락이 왔고,
이번에는 사장님께 직접 연락이 왔어요.
 9월부터 다시 일하자고요.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일하는게 맞아요.

그런데 제가 직장을 그만두었던 이유가 
직장 상사 트러블 때문이었잖아요.
그 직장 상사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한동안 불안, 강박 증세로 
너무 힘이 들어 정신과 치료를 받았어요.
잠을 잘 수가 없었거든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불안과 강박이 시작되면 너무 무서워 
커튼 치고 웅크리고 앉아 있어요.
이런 제 모습이 너무 싫지만, 정말 무서워서 나갈 수가 없어요.

그럴 때면 상비약처럼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어요.

회사에서 상사와의 트러블은 제가 처음이었어요.
문제가 된 것도 제가 처음이었어요.
저와 함께 일하던 정말 능력있던 직원이 있었는데
정말 아무 문제 없는 줄 알았던 그 직원이
제일 먼저 사표 쓰고 나갔어요.

함께 있다가는 미칠 것 같다고 "탈출"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무슨 자존심인지, 그 상사가 다른 자리 갈 때까지 버티다
(너 때문에 그만두는게 아니다 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나봐요)
다른 곳으로 가자마자 그만두었어요.

그 이후에도 그 상사는 가는 곳마다 트러블을 일으켜 지금은 좌천이 되어
직원들끼리 말하는 유배지에 가 있다고 합니다.

그니까 제가 다시 와도 그를 마주칠 일이 없다는 거죠.

나이가 46살이나 되었는데도
저는 그 때의 폭언, 그의 얼굴을 떠올리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무기력한 상태가 되고 맙니다. 

제가 조금 더 똑똑한 사람이었다면, 정치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아마 그 상사를 갑질이나 뭔가로 신고하고 나왔을거에요.
하지만 저는 고스란히 다 받고 나왔어요.
움찔하지 못했던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제 퇴사 이후 그 상사한테 여러번의 전화가 왔는데 
제가 전화를 안받고, 문자를 씹은 정도가 복수였네요.

고마운건 
저와 함께 일했던 본부장님이 제 복귀를 강력히 요구하였고
저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당연히 그 자리는 제 자리라며 
사장님께 간담회 때 말을 했다고 해요.

퇴사한 직원을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요.
정말 눈물나게 고마운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저는 
왜케 마음이 아플까요.

연휴 3일 내내 
방안에 틀어박혀
약 먹고 자고 일어나 유튜브 보다가
불현듯 다시 생각나면 다시 약 먹고 자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왜케 저는 못 났을까요.

그 사람이 뭐라고 ㅜㅜ

마음이 치유가 되지를 않아요.
어쩌면 좋을까요.
숨이 막혀 죽을거 같아요.

  
IP : 175.205.xxx.42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8.16 1:40 PM (175.112.xxx.57)

    그 문제의 상사가 문자로 뭐라고 하던가요?
    혹시 사과하려고 한거였다면 만나서 사과받고 하다보면 마음이 좀 편해지지 않을까해서요.

  • 2. ..
    '21.8.16 1:44 PM (183.97.xxx.99)

    그 상사 좌천 유배 되고
    님은 원위치로 턴

    원글님 완승인데
    뭘 더 두려워 하시나요???

    움츠릴 필요 없어요
    모두 원글님 편이네요
    저도 응원할께요
    마음 추스리고 화이팅 하시길!

  • 3. 원글
    '21.8.16 1:52 PM (175.205.xxx.42)

    상사의 문자는 사과 문자는 아니었어요. 잘 지내라 건강해라 이런 문자였어요.
    좌천 되었어도 야망이 워낙 큰 사람이라 시기의 문제이지 본사로 복귀할 거라 생각해요.

  • 4. ....
    '21.8.16 1:55 PM (175.112.xxx.57)

    출근하세요.
    경험상 출근해서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불안, 우울이 많이 사라지더라구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여럿이 어울리다보면 기분도 업되고 활력이 생겨요.

  • 5. 그리고
    '21.8.16 2:03 PM (175.112.xxx.57)

    그 상사가 잘 지내라, 건강해라 보냈고 전화도 여러번 왔었다면 사과하고 싶었던거 같아요.
    본인도 후회가 됐으니 자존심 굽히고 연락을 시도한거죠.

  • 6. ...
    '21.8.16 3:02 PM (211.104.xxx.198) - 삭제된댓글

    몇년동안 갈굼(?)을 당하셨길래 그정도로 힘드실까요 ㅜㅜ
    얼마전 세상을 등진 김홍영 검사인가 그분 생각나네요
    복귀하시면 그 유배지에 간 직원 뜨끔할것 같아요
    능력있는분이시라 사장님까지 다시 연락주신건데 그직원 마주칠일 없게 해달라고 하세요

  • 7. ...
    '21.8.16 3:28 PM (112.214.xxx.223)

    잘 참아내셨어요
    그렇게 무던한 성격에
    동료들과 잘 지내고
    일까지 잘했으니 연락오는거죠

    다시 일하고 싶으면
    좋은 기회인거 같으니 가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36595 독서만 하고 숙제는 안하는 초등생 20 숙제 2021/08/16 2,222
1236594 요즘 수영장 다니시는 분들 계신가요? 6 수영 2021/08/16 2,749
1236593 코로나검사를 깊숙히 안했어요 4 혀니여니 2021/08/16 1,987
1236592 당근 거래에서 계좌이체 하려는데.. 11 당근 2021/08/16 2,441
1236591 마음이 아파요 6 마음 2021/08/16 2,131
1236590 부동산 수수료 건당으로 바꿔야하는거 아닌가요? 14 ㅇㅇ 2021/08/16 1,769
1236589 혼커피 3 ... 2021/08/16 1,500
1236588 가전제품 손지문 어떻게 닦으세요? 2 손지문 2021/08/16 1,468
1236587 대체공휴일 5 ..... 2021/08/16 1,744
1236586 생초보 영어과외4달째 리딩엑스퍼트2 하고 있어요 4 고1아들 2021/08/16 1,154
1236585 단식 3일 지났는데 위급 상황일까요? 7 소화기 2021/08/16 3,478
1236584 고양이는 문지방에 눕거든요 개도 그런가요? 12 ........ 2021/08/16 2,200
1236583 애호박 새우깡 4 호박 2021/08/16 1,901
1236582 9억 아파트 810만→450만원..부동산 중개수수료 낮아지나 22 .... 2021/08/16 5,241
1236581 학원강사인데 학원원장님 눈치가 왜케 보이죠? 8 .. 2021/08/16 2,655
1236580 오래된 플룻 버려야겠죠? 5 .. 2021/08/16 2,956
1236579 손주 볼때마다 누굴 닮은거냐는 소리 17 ㅇㅇ 2021/08/16 4,213
1236578 개천가에 사는데요 아침 6시반에 걷기 많이들 하겠죠? 10 .. 2021/08/16 3,603
1236577 미국 반스앤노블에 RM추천 코너가 있다고 6 조은날 2021/08/16 1,334
1236576 탈모약 먹는데 백신맞아도 될까요? 2 2021/08/16 1,569
1236575 시어머니와 잘 지내려는 마음을 놓고 나니 보이는 것 17 결국은마음 2021/08/16 5,830
1236574 적반하장 남편 4 독독독 2021/08/16 1,868
1236573 돌리다보니 채널마다 쇼호스트,여배우들 얼굴이 다 반질반질하네요 3 티비 2021/08/16 3,277
1236572 아래층 냄새....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10 아래층 냄새.. 2021/08/16 5,402
1236571 홍범도 장군 분향소에 다녀왔어요. 17 웃음보 2021/08/16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