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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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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살짝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 조회수 : 10,103
작성일 : 2021-08-05 17:51:27
제가 고딩때 겪은 일이예요
큰 재미도 없는데 쓰고 나니 왜 이렇게 긴가요ㅠ

비가 하얗게 쏟아지던 날, 밤 10시 넘어 야자를 마치고 같은 동네 사는 친구랑 같이 집근처까지 걸어왔어요 시간도 늦고 폭우여서 그런지 길에 아무도 없었어요

근데 옆에서 불쑥 흠뻑 젖은 젊은 남자가 나타나 3단 우산을 돌돌 말은채로 손바닥을 탁탁치며 10원만 줘..하는 거예요

우리는 꺅 소리 지르며 도망가서 남자를 따돌리고 한숨돌리고 다른 골목 길로 나왔어요 근데 예상 가능한 그 장면ㅠ
그 앞에 그 남자가 우산으로 손바닥을 일정한 박자로 탁탁 내리치며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ㅠ 그리고 하는 말
여기로 올줄 알았지..

그 순간 친구가 먼저 자기집쪽으로 도망갔고 저도 아차 하고 반대쪽인 우리집쪽으로 뛰었어요

막 뛰다가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가 그 자리에 멈춰서 양쪽으로 우리를 쳐다보며 잠시 생각하더니 저를 선택해서 저한테 달려오는 거예요ㅠ 몽둥이처럼 우산을 휘두르며 전속력으로

기가막혀 소리도 안나는 울음을 터뜨리며 우리집이 있는 긴 골목길로 들어가 막 뛰었어요 우산도 의미가 없고 교복도 신발도 다 젖고 책가방도 무거워서 달리는게 너무 힘들었어요ㅠ

막 뛰다가 대문앞에 도착해 뒤를 돌아보니 제가 지나온 골목 입구 가로등 아래 딱 멈춰서 저를 쳐다보는데 그 검은 실루엣이 지금도 살떨리게 기억나요 그러더니 전력질주를 하는거에요 막 가까워지는데 지금도 그 공포가ㅠ

당시에 우리집은 초인종 없이 대문 위로 손을 넣어서 걸쇠에 연결된 줄을 당겨 여는 시스템 이었어요ㅠ
그 와중에도 우리집 출입방법을 놈에게 알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울면서 대문을 흔들면서 엄마! 엄마! 불렀어요

단독주택인데 중간에 마당이 있고 여기저기 부딪히는 따닥따닥 빗소리가 워낙 커서 엄마아빠가 듣지 못할수도 있다는 공포에 계속 대문만 부서져라 두드렸어요
옆을 보니 그 남자가 거의 다 와서 슬슬 속도를 줄이고 있더라구요

일미터 정도 가까워졌을때 엄마가 대문을 열어줬고 저는 얼른 들어가서 대문을 꼭 닫고 주저 앉았어요
빗소리가 워낙 커서 그 남자가 어디로 갔는지 발자국은 못들었어요
혹시 대문위로 엿보는 남자랑 눈마주칠까봐 엄마 데리고 얼른 들어갔지요

집에 들어와 가족들에게 울고불고 얘기하고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친구는 잘 갔대요 당연하죠 저만 따라 왔으니ㅠ

가끔 그날 그 남자가 대문앞에서 머리끄댕이를 잡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곤 하는데 너무 오싹해요ㅠ 100m 선수처럼 우산들고 다다다다
뛰어오던 모습은 지금도 절대 잊을 수 없어요ㅠ
IP : 218.52.xxx.71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ㅈ;ㄴ찌
    '21.8.5 5:54 PM (203.142.xxx.241) - 삭제된댓글

    진짜 무서웠겠어요. 무슨 목적이였을까요.

  • 2.
    '21.8.5 5:56 PM (175.223.xxx.6)

    무슨 영화나 드라마 같아요. 오싹하네요. 그후로는 그놈을 못보신건가요? 어디가서 나쁜짓하고 살고있을것 같아요.

  • 3.
    '21.8.5 5:57 PM (124.53.xxx.135)

    너무 오싹함!

  • 4. ....
    '21.8.5 5:57 PM (175.117.xxx.251)

    세상에 다행이예요 정말... 비오는날 또라이들 다 출몰하잖아요...

  • 5. 꿈이라면
    '21.8.5 5:59 PM (175.194.xxx.16) - 삭제된댓글

    가위눌렸을 상황이네요.

    평생 이렇게 쫓기고 도망가고 숨고 해야하니
    여자로 태어나는건 죄에 가까운거 같애요.

  • 6. 쓸개코
    '21.8.5 6:00 PM (118.33.xxx.179)

    너무 무서워요;;
    저는 예전 다니던 회사 청소 아주머니가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동네 친한 아줌마 아들이 고딩때 한여름 길을 가는데
    맞은편 아가씨가 걸어오더래요. 경계할것도 없고 제갈길 가는데
    그 여자가 갑자기 달려들어 어깨를 깨물었대요.
    그게 곪아서 엄청 고생을 했다고..

  • 7. ㄱㄱ
    '21.8.5 6:08 PM (222.236.xxx.34)

    글로만 봐도 너무 무서워요
    귀신보다 진짜 사람이 더 무섭네요
    엄마가 제때 나와서 대문열어주셔서 다행이에요

  • 8.
    '21.8.5 6:11 PM (223.62.xxx.249)

    뛰다가 중간에 엄어지기라도 했으면 어쩔뻔했나요 ㅠㅠ

  • 9. 유리
    '21.8.5 6:13 PM (183.99.xxx.54)

    넘 무서웠겠어요ㅜㅜ
    귀신인가 했는데 사람이었군요

  • 10. ..
    '21.8.5 6:16 PM (218.52.xxx.71)

    지금 생각하면 그날의 나도 참 잘 달렸던것 같아요^^
    십대의 체력이니 가능했던건지
    초인적인 힘이었는지..

  • 11. 어머어머
    '21.8.5 6:21 PM (115.94.xxx.252)

    대문 밖 나가기 무서웠겠어요.
    지켜보고 있을까봐 떨렸을거같은데

  • 12. ㅇㅇ
    '21.8.5 6:23 PM (5.149.xxx.222)

    헐 ..................................

  • 13. 소름쫙
    '21.8.5 6:25 PM (116.42.xxx.32)

    밥 먹으면서
    읽다가
    머리가 얼어버리는 느낌

  • 14. 쓸개코
    '21.8.5 6:26 PM (118.33.xxx.179)

    근데 적어주신 내용 그 나쁜놈이 정남규같은 놈이었을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공폽니다.;;;;; 등골이 오싹.

  • 15. 후덜덜
    '21.8.5 6:30 PM (121.141.xxx.138) - 삭제된댓글

    살짝이
    아니고
    너무 무서운데요…?

  • 16. 쓸개코
    '21.8.5 6:31 PM (118.33.xxx.179)

    오늘 무서운 이야기 올라왔었나봐요. 검색해볼게요.

  • 17. 소름
    '21.8.5 6:41 PM (85.255.xxx.175)

    저처럼 백미터 25초는 잡혔겠어요...
    쑬개코님 담력이 대단하네요.
    전 살짝 무섭다고 해서 천천히 읽으면서 무서운 이야기가 시작돼면 멈춰야지 했는데 다 읽었어요 ㅠㅠ

  • 18. 그냥
    '21.8.5 6:43 PM (175.113.xxx.17)

    10원 주지 그랬어요
    10원만 달랬다면서요;;

  • 19. 아악...
    '21.8.5 7:08 PM (182.172.xxx.136)

    저는 정말 난독증인가봐요. 윗님 글 보고
    다시 원글보니 10원이었네요. 왜 난 10만원으로
    읽었지? 10원만→10만원
    고딩한테 너무 큰 금액을 요구했다고 혼자 씩씩댔네요.

  • 20. 쓸개코
    '21.8.5 7:11 PM (118.33.xxx.179)

    85.255님 떨면서 좋아해요 ㅎㅎ

  • 21. ?
    '21.8.5 7:56 PM (106.101.xxx.9)

    10원이었어요?
    저도 10만원으로 읽었어요. 학생들이 10만원이 어딨냐 이러면서..

  • 22.
    '21.8.5 8:04 PM (119.149.xxx.13)

    저도 십만원으로 읽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십원!
    진짜 미친*이네요.

  • 23. ..
    '21.8.5 10:39 PM (218.52.xxx.71)

    네, 10원 입니다 ^^;
    멀쩡한 우산 돌돌말아 손에 쥐고 비 쫄딱 맞고 서서 실실 웃으며 10원 달라니 너무 무서웠어요 ㅠ

  • 24.
    '21.8.5 10:57 PM (175.113.xxx.17)

    저도 문맥은 알겠고요, 넘 무서웠던 기억이라니 웃으시라 한 말이었어요.
    어린 아이들, 여자, 노인은 언제나 약자일 수 밖에 없다는게 분통이 터집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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