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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술 먹고 물건 부셔서 딸 아이 데리고 집 나왔어요.

집 나온 여자 조회수 : 10,722
작성일 : 2021-07-03 01:25:10

제가 이런 글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결혼 13년차구요, 딸 아이 하나 있는 집입니다.

그동안에는 회식 해도 집에 알아서 들어와서
현관 앞 작은 방에서 뻗어서 잤었는데
오랜만에 회식 해서는 인사불성이 돼서
동료가 집 주차장까지 데리고 왔네요.

피곤하다고 계단에 앉아 쉬다 간다고 하는 걸
집에 들어가자고 했더니 기분 나빠하며
안경 집어 던지고 저보고 주워오라고 하데요.

제가 싫다 했더니 또 ㅈㄹㅈㄹ 하길래 그냥 집으로 들어왔어요.

한참을 거기에서 소리지르다가 집으로 올라와서는
작은 방에 있던 선풍기 박살 내고 뭐 집어던지고 하길래
경찰에 신고했어요.

딸아이랑 안방에서 경찰 기다리면서
소리가 잠잠해졌길래 살짝 가봤더니
저 보고서는 그 방 책장이며 서랍장 다 넘어뜨리고
난동피우길래 밖에 나와서 경찰 기다렸어요.

경찰이랑 같이 들어가 보니
그 방에서 뻗어서 자고 있더라고요.

경찰이 오늘 밤은 밖에서 자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해서
아이 데리고 모텔 왔어요.

이런 일 겪어본 게 처음이라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한 번 이런 일 터지고 나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도 없고
내일 일단 대화는 해 볼 예정입니다.

IP : 203.226.xxx.136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7.3 1:59 AM (211.36.xxx.158) - 삭제된댓글

    아 시발 남자 새끼들 다 뒤졌으면

  • 2. 에구....
    '21.7.3 2:11 AM (61.102.xxx.144)

    원글은 마음 졸이며 뭔가 대책과 위안을 기다릴 텐데
    첫 댓, 뭐예요?

    일단 오늘은 최대한 마음 다스리며 푹 자요.
    애기도 놀랐을 텐데요.

    맑은 정신에 똑바로 얘기는 해야죠.
    음주 폭력...간단한 문제는 아니니까요.
    주변에도 도움을 청하고요.

    아무튼, 지금은 생각하지 말고 푹 자기를..

  • 3. ..
    '21.7.3 2:16 AM (211.194.xxx.37) - 삭제된댓글

    에고 어째요. 아이가 충격받았을텐데
    님도 가슴벌렁거리겠지만 아이 잘 토닥여주세요
    난리 쳐논거 사진찍어 두셨죠?
    경찰오고 하는거 남편이 보고 인지 해야하는데 자버려서 ㅜㅜ
    폭력이나 물건 던지는 ㅅㄲ들 경찰신고하면 담부턴 안하더라구요.
    저도 겪었던터라 남의일 같지 않네요..ㅜ

  • 4. 원글
    '21.7.3 2:16 AM (203.226.xxx.136)

    에구…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불안해하면 아이가 놀랄 것 같아서 차분하게 대응했구요,
    다행히 급하게 온 모텔이 깨끗하고 좋아서 마음 쉬기는 좋습니다.

  • 5. 아유..
    '21.7.3 2:16 AM (223.38.xxx.149)

    놀라셨죠? 아이 먼저 다독여주세요

    저도 5년전쯤 똑같은일 겪었어요
    술은 자주 마셔도 주사는 없던 남편이 어느날
    술먹고 난동을 부려서 경찰 부른적 있어요

    그날 남편은 경찰이 데려갔고 다음날 가정과? 여형사가
    방문했어요

    어찌어찌 그 이후로는 그런일이 없었는데..
    뭐랄까. 그 전하고는 미묘하게 달라지긴 했어요


    봉인해제같은 느낌..

    여튼 저희는 아이가 정말 너무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 이후 아빠랑 사이가 나빠져서 그걸 되돌리는데 몇년이 걸렸어요

    어른은 어른이고 아이 세심하게 살펴주세요

  • 6. ㅇㅇ
    '21.7.3 2:19 AM (39.7.xxx.229)

    남편분 내일 일어나서 자기가 저지른 짓 보고 뼈져리게 반성하시길..
    아무리 술이 취했다고 해도 저런짓은 너무 심해요. 일단 마음 진정하시고 아이랑 푹 주무시고 내일 대화 잘 하시길 바래요.

  • 7. 원글
    '21.7.3 2:19 AM (203.226.xxx.136)

    아이한테는 다정하고 좋은 아빠여서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사람이 기억도 못하고
    저런 실수릉 하게 된다.

    이럴 때는 위험해질 수 있으니 경찰 불러야 한다고
    설명해줬어요.

    내일 어떻게 풀어가려나 모르겠네요.

  • 8. .....
    '21.7.3 2:21 AM (39.124.xxx.77)

    어휴 남자들 진짜 웟분도 그렇고 대체 왜들 그러는지..
    아이 잘 보살펴주세요.

  • 9. 원글
    '21.7.3 2:23 AM (203.226.xxx.136)

    내일 일어나면 난리통인 방 보면서 본인이 제일 놀랄 듯 싶어요.
    배울만큼 배웠고, 자기관리 질 한다고 자뻑하며 주변사람 무시하는 사람인데

  • 10. ..
    '21.7.3 4:04 AM (223.39.xxx.47)

    우선 그대로 사진 다 남기세요. 신고 잘 하셨구요.
    재발되지 않도록 지금 대응 잘하셔야해요.

    특히 딸에게는 남편이 정식 사과하도록 하구요.
    술뒤에 숨지말라하세요.
    그술 마신 사람이 잘못이지 술이 잘못한게 아니라고요

  • 11. 강경하게
    '21.7.3 5:03 AM (121.133.xxx.137)

    대응 잘하셨네요
    초장에 세게 대처해야죠
    자뻑심하고 남의 평가 중요시하는 사람은
    가장 무서워하는게
    남에게 조소거리 되는걸
    그 부분 인지하면 앞으론 조심할거예요
    변명 뺀 진정한 사과 꼭 하게하세요
    딸에게도 아내에게도요

  • 12. 일단
    '21.7.3 7:17 AM (222.97.xxx.75) - 삭제된댓글

    딸한테 이럴때는 어떡해야하는지
    그리고나를 지겨주는구나 라고 침착하게
    딸한톄 모범을 잘보여주셨네요

  • 13.
    '21.7.3 7:47 AM (183.97.xxx.99)

    연락올 때까지
    먼저 연락하지 말고요
    연락 오면
    아이가 충격이 커서
    원상복구 해 놔야 들어간다 하세요
    어디 제주도라도 가서
    2박 3일 놀다 들어가세요

  • 14. 원글
    '21.7.3 7:57 AM (36.39.xxx.125)

    몸은 업청 피곤한데 잠자리가 바껴서인지 새벽까지 잠 설쳤는데 일어나보니 부재중 전화가 10통 와있네요.

    전화해 보니 어디냐, 빨리 들어오라길래
    모텔이라고, 좀 더 자다가 들어간다고 했어요.

    저희 아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제가 의연하니
    아이도 별로 불안해하진 않네요.

    그래도 꼭 사과시키고 재발방지 대책 세울 거에요.

    감사합니다.

  • 15. ..
    '21.7.3 8:10 AM (106.101.xxx.45)

    대처 잘 하셨어요 아이를 잘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 16. ㅇㅇ
    '21.7.3 8:57 AM (110.11.xxx.242)

    엄마가 현명하게 잘 대처하셨네요
    아이에게도 든든한 엄마이실것 같아요

  • 17. 싸우지마시고
    '21.7.3 9:23 AM (218.147.xxx.180) - 삭제된댓글

    괜히 싸우고 틱틱거리며 마무리하지마시고
    차갑게 감정빼고 얘기하세요 언성높아지면 끊고

    다 치워놓으라하세요 네가 벌인것 내가 치울생각 없다고

    아이랑 모텔에서 나와 좀 깔끔한데서 밥이라도 먹으며
    얘기하고 다독여주세요

  • 18. Jj
    '21.7.3 9:25 AM (39.117.xxx.15)

    감춰둔 주사가 나온거 아닌가요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이혼하자 하기싫으면 심리치료받아라
    협박하세요
    정말 마음 무거우시겠어요
    봐주면 안되요…

  • 19. ..
    '21.7.3 9:29 AM (116.88.xxx.163)

    현명하게 잘 처리하신듯해요.
    남편분도 많이 놀라시고 이 참에 술 끊으시면 좋겠습니다.

  • 20. oooo
    '21.7.3 10:01 AM (1.237.xxx.83)

    잘하셨어요
    가족의 안위 미래를 봐서도
    끊어내고 가야 할 일이고요

    딸이 만약, 만약에…… (악담이라 오해마시고)
    나중에
    비슷한 일을 겪었을시
    엄마가 처신하는 걸 보고 배우게 됩니다

  • 21. ..
    '21.7.3 10:02 AM (115.139.xxx.42)

    너무 차분하게 잘 대응하시네요~~ 저같으면 오만 감정이 요동쳤을거 같은데ㅜㅜ
    훌륭하십니다..후기도 기다릴께요

  • 22. 평상시에
    '21.7.3 10:21 AM (61.248.xxx.1)

    부부사이가 좋으셨고 가족들간의 사이가 좋았고,
    남편분도 성실한 분이셨다면 남편도 본인행동에 적잖히 놀라고 있을꺼같네요.
    (저 남자아닙니다.)
    남편 편을 드는게 아니라 안그러던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궁금해지네요.
    결혼13년동안 이런 짓한게 처음이신거 같은데
    저렇게 갑자기 폭력주사가 생길수도 있는지...
    제가 아는 선에서는 주사가 있는 사람은 그 주사의 형태?가 변하지 않던데말이죠.

    아무튼 원글님 침착하게 대응 잘 하셨고
    남편분하고 잘 이야기해 보시고,
    간밤에 고생많으셨어요~~

  • 23. 원글
    '21.7.3 10:26 AM (223.39.xxx.247)

    모텔 큰 욕조에서 딸이랑 같이 목욕하고
    맥도널드 브렉퍼스트 메뉴 먹고
    여행다녀오는 기분으로 집에 들어갔어요.

    어젯밤 난동피우면서 부순 선풍기는 대충 조립해 두었고
    나름 정리를 하려고 한 거 같긴 한데
    아직 정신 못처리고 누워있더라고요.

    제가 아이랑 예정되어 있던 스케줄이 있어
    서둘러 준비물 챙겨 나오느라 제대로 된 후기는 아직 없네요.

    ㅇㅇㅇㅇ님, 악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아이가 혹시나 여러 일 겪을 때 대비해서
    하나씩 알려주려고 하고 있어요.

    댓글 주신 분들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 24. ....
    '21.7.3 1:02 PM (122.32.xxx.31)

    사진 찍어서 증거로 남겨놓으세요.
    통화도 다 녹음되게 해놓으시구요. 좋은게 좋은거지만
    준비 해놔서 나쁠건 없습니다.

  • 25. 근데
    '21.7.4 1:03 AM (218.38.xxx.12)

    많이 이상하긴 하네요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술먹고 폭력적인 사람이 되다니요
    13년동안 감추고 살았나

  • 26. 원글
    '21.7.6 12:01 PM (121.159.xxx.187)

    혹시 후기 궁금하신 분 계실까봐 남겨요.

    본인도 놀라서인지 밥 먹으면서 꼭 반주을 했었는데
    이거 딱 끊고 며칠 째 술에는 입도 안 대네요.

    딸한테 “아빠가 왜 그랬을까…”하면서 미안해 했고,
    딸아이는 주말에 저랑 캠핑도 하고,
    친구랑 신나게 놀아서 기분 좋은 상태에요.
    아빠랑도 잘 지내구요.

    저도 오랜 친구들과 캠핑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와서인지 기분이 좋아졌었고, (이 와중에 비바람 거세서 타프 찢어지고 난리였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후련한…?)

    집에 와서 그냥저냥 지내고 있고요,
    공권력 치료에 이어 금융치료 차원에서 모텔비 외 항목으로 제 개인 통장으로 이체했어요.

    본인이 부숴놓은 책장은 다시 조립해 놔서
    정리만 좀 하고,
    눈치보면서 빨래도 널고 청소도 하고 그러네요.

    그리고 출동해주셨던 경찰관이 따로 전화로 안부도 무ㄷ고, 필요하면 상담 연결도 해 주신다고, 혹시 또 문제 생기면 연락하라고 직통번호도 알려주셨구요.

    걱정해주셨던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27. 다행이네요
    '21.7.13 10:33 AM (218.147.xxx.237) - 삭제된댓글

    댓글보다가 후기 궁금했는데 잘 처신하신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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