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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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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는 왜 그렇게 유명해졌을까? (feat. 비트코인과 소소한 클래식)

자유 조회수 : 2,931
작성일 : 2021-06-27 09:40:19
아시다시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입니다.
이탈리아의 작품이 프랑스로 간 것은 나폴레옹 같은 정복자가 훔친 것이겠죠.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의 대부분의 소장품이 그렇듯.
어차피 전쟁에서 승리하면 값진 물건을 전리품으로 챙겨오는게 인류의 역사이니 뭐 그건 그렇다고쳐도...

아무튼 이게 20세기초에 루브르 전시되었을때는 그렇게 유명한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물론 소수의 매니아층은 있었겠지만요.
1911년 어느날 모나리자의 미소를 항상 좋아했던 어느 화가가 다시 한번 관람하러 전시장소로 갔다가 깜놀하게 됩니다.
항상 있어야 했던 그자리에 모나리자 작품이 사라진거죠.

당장 경비책임자를 찾아갔지만 심드렁하게 누군가 사진 찍으러 잠시 반출했나보죠, 뭐~ 이런 답변! ㅋ
네, 지금이야 작품가치가 몇조원이라는 둥 측정할수도 없고 프랑스는 절대 팔지않을거라는 둥 말은 많지만
그당시까지만 해도 많고 많은 유명 작품 중의 하나였을뿐 지금처럼 철통경비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결국 박물관내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프랑스 경찰이 도난 사건으로 수사에 들어갑니다만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었는데 밝혀질리가 없죠.
사실은 박물관내에서 작품을 액자에 넣어서 안전유리 같은거 설치하는 허드렛일 하는
이태리 출신 노동자 페루자 라는 사람이 그걸 훔쳤거든요. ㅋ

물론 훔친 장소에는 페루자의 지문이 덕지 덕지 뭍어있었지만 하찮은 노동자 주제에 
고귀한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고 훔쳐갔을리가 없었다고 생각해서 프랑스 경찰은 그사람을 용의자로 생각도 안했답니다.
아무튼 그 작품을 훔쳐서 고국인 이태리로 돌아간 페루자는 사건이 좀 잠잠해질때까지 2년을 기다린후
드디어 작품을 팔아서 큰 돈을 마련할 생각으로 돈많은 애호가에게 접근합니다.

뭐 지금 돈으로 한 10만불 정도 되는 헐값(?)을 불렀겠죠. 그정도면 가난한 노동자 페루자에게는 충분히 큰돈이 될테니.
페루자가 팔려고 했던 모나리자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진품임을 알아본 그 애호가는 불행하게도 너무 양심적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걸 헐값에 사들여서 밀라노나 베니스의 돈많은 사람에게 몇배를 받아 큰돈을 남기고 넘겼으면
이렇게 주인이 여러번 바뀌는 과정에서 프랑스로 반품되지 않고 영원히 이태리가 소장할 수 있었을텐데
페루자는 도둑으로 몰려 처벌을 받게 되었고 복잡한 외교적 문제로 모나리자는 결국 프랑스로 돌아갈 운명.

재판에서 형을 면하려는 페루자는 자기가 돈때문에 훔친게 아니라
이태리에 있어야 할 명화가 프랑스에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애국심의 발로였을 뿐이라 말함으로써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에 이태리 각지를 돌아다니며 고별 전시회를 하는 과정에서 이태리는 물론 유럽 전체로
모나리자의 유명세가 전파되게 됩니다.

이제 다시 프랑스의 루브르로 돌아온 모나리자는 더이상 소수의 매니아들만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비싸고 아무리 비싸도 팔 수 없는 세계 제일의 명화가 되었죠.
신분 급 상승. ㅋㅋ
이제는 모나리자 앞에서 사진 촬영은 당연히 금지고 아마 관람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죠? ㅋㅋ
재클린 케네디가 간절히 원해서 철통 경비, 철통 방어, 천문학적인 보험가입등을 통해 대서양을 한번 건너
미국에서 전시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프랑스 루브르를 떠날 일은 영원히 없을 듯 합니다. ㅎㅎ

결국 모나리자가 이렇게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만든 사람이 바로 가난한 노동자이자 도둑인 페루자라고 하면
너무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ㅎㅎ

이렇게 작품에 어떤 이야기, 서사가 덧입혀지면 그 예술적 가치가 갑툭취하게 됩니다.
우리가 꽃에 이름을 불러야 꽃이 되듯, 서사가 입혀지면 명품이 되는거죠.
비트코인이 그 허접한 기술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광적 투기의 대상이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세계 최초의 크립토커런시라는 역사성, 독창성뿐만 아니라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진 것은 물론
그가 최초 채굴해서 소유하고 있던 100만개가 넘는 비트코인이 아직 단 1개도 시장에 팔리지 않고 그대로 잠겨있다는
놀라운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 아닐까요?

비트코인 1개 3만불이라고 치며 100만개면 300억불인가요?
이걸 팔지도 않고 단한번도 현금화하지 않은 사토시 나카모토는 지금 죽었을까요? 아직도 살아있을까요?
이런 서사가 어쩌면 모나리자의 가치처럼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혀준 것일까요?

미술작품이든 크립토커런시이든 금이든 은이든 값이 매겨져 거래되고 있는 이것들은 정말 그럴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돈한푼 내지 않고 편하게 듣는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 에피소드는 과연 가치가 얼마라고 하면 적당할까요?
한가한 휴일 아침에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을 듣고 편안한 기분이 들어서
평상시 날이 곤두선 정치, 사회, 경제적 이슈에 악플 수준에 준하는 댓글을 달던 제가 두런두런 이야기해 봅니다. ㅋㅋ

가치는 그냥 허상일 뿐입니다.
저는 김윤경님보다도 더 재능있는 수많은 피아노 전공자들 중에 오늘 아침 가족들 식사 준비하는 82 회원님들 많이 있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을 꽃이라고 불러주는 김춘수 시인 같은 분을 못만나서 우리 대중들이 알지 못할 뿐. ㅋㅋ
IP : 121.190.xxx.152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신문
    '21.6.27 9:46 AM (68.1.xxx.181)

    당시에 신문에 대문짝하게 사진으로 보도된 도난사건의 관심사가 불러온 효과죠.

  • 2. ㆍㆍ
    '21.6.27 9:47 AM (14.55.xxx.232) - 삭제된댓글

    들어본 얘기지만 또 이렇게 원글님 글로보니 순식간에
    재미나게 읽혀집니다.
    아오~재미져ㅋ

  • 3. ..
    '21.6.27 9:49 AM (58.227.xxx.177)

    저도 원글님 덕택에 오늘 하나 배워갑니다

  • 4. 외우!
    '21.6.27 9:55 AM (211.206.xxx.67)

    원글님 필력 대단...
    모나리자와 비트코인을 거쳐
    원글님이 말하고자하는 "가치의 허상"에 대한
    주제가 머리와 가슴에 콕! 박히네요.

    원글님 더분에
    일요일 오전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시간이
    너무도 즐겁습니다.

  • 5. 오늘
    '21.6.27 10:02 AM (223.38.xxx.20)

    소소한 클래식 홍보하나요????
    바로 아래도 있던데

  • 6. 원글
    '21.6.27 10:04 AM (121.190.xxx.152)

    네, 소소한 클래식 홍보하고 싶은 마음 있습니다.
    홍보하고 싶어하는 이유도 그 글에서 써놓았구요. ㅎㅎ

  • 7. 원글
    '21.6.27 10:09 AM (121.190.xxx.152)

    홍보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말해본다면
    저는 그런분들의 재능있는 연주와 클래식 이야기를 듣고 너무 좋은데
    그분들이 저정도 실력을 갖고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수많은 시간도 돈과 개인적 노력이 쏟아부어진 결과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문화시장은 충분히 자본주의적이지 못해서 저런 분들이 재능을 계속 발휘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런 분들이 몸담을 교단이 충분하지도 않고, 콘서트를 열어도 유료 관람객들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의 테크놀로지가 유투브라는 플랫폼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채널을 구독하고 동영상 감상을 하는 방법으로 아주 조금이나마 경제적 보상을 해드릴 수 있어요. 사기꾼 채널과 각종 막장 채널에 구독자수 수십만명 수백만명 되어 월 수천만원씩 벌어가는 것도 많은데 저정도 실력있는 분이 고퀄 동영상 만들어 업로드 하느라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할텐데 홍보 좀 하면 안되요? ㅎㅎ

  • 8. 원글
    '21.6.27 10:13 AM (121.190.xxx.152)

    그리고 이글은 간만에 문화적 향취 기분이 업된 제가 이런 문화적 작품의 가치를 생각해보다가
    갑자기 모나리자의 그 유명한 이야기가 생각났고
    그 이야기를 수다떨다가 다시 한번 소소한 클래식과 비트코인 이야기를 엮게 되었을 뿐
    원래는 그냥 문화적 향취를 느끼려 모나리자 이야기만 하려고 했었어요.
    제가 이런 홍보활동을 통해 개인적으로 누리는 사적 이익은 전혀 없다고 제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말할 수 있어요.
    김윤경이라는 분도 어제 유투브 알고리즘의 인도로 우연하게 알게 되었을뿐 사적인 관계는 물론 전혀 모르던 분입니다.

  • 9. ...
    '21.6.27 10:14 AM (14.36.xxx.242)

    이렇게 성의있는 홍보글은 환영해요!!!
    원글님 필력이 훌륭합니다.

  • 10. 원글
    '21.6.27 10:16 AM (121.190.xxx.152)

    82게시판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커뮤니티인지 솔직히 저 개인적으로는 좀 의심스러운데
    아주 약간의 홍보성 글만 올라와도 득달같이 달라붙어서 댓글로 힐난하는 것 저는 좀 꼴불견입니다.

    예를들면 인생 김밥집을 만났다고 어떤 분이 쓰셔서
    저는 김밥을 원래 좋아하기에 멀리 않은 곳이면 한번 방문하고 싶어서
    그 김밥집 어디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홍보로 의심받을 것 같아서 절대 말해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참나. 상업적 목적의 홍보와 개인적 경험의 공유를 구별못할 정도로 각박한 세상인가요? 에효.

  • 11. 원글님
    '21.6.27 10:27 AM (1.225.xxx.75)

    위에 전문적인 지식도 훌륭하지만

    가치는 그냥 허상일 뿐입니다.
    저는 김윤경님보다도 더 재능있는 수많은 피아노 전공자들 중에 오늘 아침 가족들 식사 준비하는 82 회원님들 많이 있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을 꽃이라고 불러주는 김춘수 시인 같은 분을 못만나서 우리 대중들이 알지 못할 뿐. ㅋㅋ

    이런 끝맺음 글에 가슴에 물결이 입니다

  • 12. 좋은글
    '21.6.27 10:28 AM (220.73.xxx.207)

    고맙습니다
    흥미있게 읽었어요
    종종 글 올려주세요^^

  • 13.
    '21.6.27 10:36 AM (14.43.xxx.169) - 삭제된댓글

    그분은 김밥집 알려주지도 않을거면서 자랑만 하려고 올린거네요? 얄밉다.

  • 14. ..
    '21.6.27 10:37 AM (39.7.xxx.227)

    흥미로운 글 고맙습니다!

  • 15. 이리
    '21.6.27 10:50 AM (125.132.xxx.103)

    가뭄에 콩나듯 올라오는 이런 글
    읽는 맛에 82를 하루 몇번씩 들락거립니다
    원글님 편한 휴일 보내십시오.

  • 16. 달빛그림자
    '21.6.27 10:51 AM (39.7.xxx.94)

    잘읽었습니다
    마음에 콕콕 와닿네요

  • 17.
    '21.6.27 11:00 AM (61.83.xxx.150)

    아 그랬군요
    잘 읽었어요

  • 18. ^^
    '21.6.27 11:12 AM (106.102.xxx.188)

    재밌어서 중딩아이들에게 읽어줬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19. 오늘
    '21.6.27 11:26 AM (211.177.xxx.223)

    본래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잠시 프랑스에 있을 때 프랑스 왕이 산 작품입니다. 본래 프랑스 소유입니다. 나폴레옹이 가져온 것은 아닙니다.

  • 20. 원글님
    '21.6.27 11:36 AM (210.219.xxx.166)

    얼마든지 홍보 부탁해요
    여기 알잖아요.
    이상한 애들 많이 유입되어서 이 게시판 망하게 하려고
    첫댓글로 초치고
    말도 안되는 억지댓글 달아 분란 일으키고
    원글 기분나쁘게 만들어 좋은글 못 쓰게 만들고
    여기 진성 회원들은 다 알아봅니다.
    이침에 일어나 너무 재미있는 글 읽게되서 기분도 좋고
    원글에게도 감사해요...

  • 21. 그리고 또
    '21.6.27 11:38 AM (210.219.xxx.166)

    윗님처럼 또 원글이가 살~짝 놓친 부분도 댓글 달아주시고
    여기 82는 똑똑하분들 많아서 토론도 되고 나름 깊이있게 들어갈수도 있고
    참 희안하고 유익한 사이트예요 ㅎㅎㅎ

  • 22. ㅇㅇㅇ
    '21.6.27 11:57 AM (121.127.xxx.107)

    모나리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23. 원글
    '21.6.27 11:59 AM (121.190.xxx.152)

    지금 방금 나무위키 찾아보니 나폴레옹이 전리품으로 가져갔다는 말은 죄를 면해보려는 페루자의 주장에서 시작된 것 같은 낭설이라고 하네요. 이태리에서는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말인데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프랑스 왕이 구입한거라고 합니다. 지적해 주셔서 감사.

    https://namu.wiki/w/%EB%AA%A8%EB%82%98%EB%A6%AC%EC%9E%90

  • 24. 오예
    '21.6.27 1:53 PM (58.127.xxx.56)

    이런 글 대환영!~~
    꾸벅~ 잘 읽고 갑니다.

  • 25. 오후..
    '21.6.27 2:40 PM (58.239.xxx.62)

    글 재미있게 읽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울컥~
    82분들 모두 누군가에게 꽃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소소한 클래식 메모해둘께요!

  • 26. 모나리자
    '21.6.27 4:49 PM (82.1.xxx.72)

    앞에서 사진 막 찍던데요? 플래시 안 터트리면 괜찮은 걸로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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