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큰 딸은 어려서 부터 의젓하고 예민했어요.
근데 최근에 들은 이야기가...어려서 동화를 읽어주면
동화의 내용이 다 자기에게 적용 되었데요.
즐겁고 엉뚱한 동화보다 슬프고 무거운 동화가 너무 실감나서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겨울 땔감이 없고..뭐 이런 내용도
너무 깊이 받아들여 실화가 되어 겨울에 일부러 장갑도 안끼고 눈 만지고 손을 호호불고
부모님이 아프셔서 먹고 싶다고 한 과일을 찾아 한겨울에 눈밭을 헤치고 찾으러 나가는
동화를 읽으면 엄마가 아프면 뭔가를 해야 할거 같았다네요.
눈의 여왕 같은 동화를 읽으면 홀로 즉시 ,집을 떠나서 누군가를 구원해야 되겠고
어린가슴에 동화가 너무 슬프고 힘들어서 누구를 힘들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일찍 어른스러웠나봐요
대학교 때까지도 뭐든 잘해서 부모를 으쓱하게 만들었고
무던하고 선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지만
마음에 뭔가 무거운것이 늘 짓눌렀나봐요.
저는 초등까지는 많이 사랑해주고 편하게 해준다 생각했고
중학교 이후부터는 자율적으로 살게 해주었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엔 서로 많은 대화를 하며 여러가지 오해도 풀고
어린시절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에피소드도 많이 떠올렸어요.
근데 그당시 참 아이답지 않다 느꼈던
어른스러웠던 어린 딸의 모습이 참 나를 슬프게 하네요.
우리가정은 평범했고
경제적으로는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풍요로와 져서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운동,예능이며 여행이며 이런건 부족하지 않게 잘해주었어요.
어느 날 엄마가 자사고를 보내준다 하니
우리집이 그럴 형편이 아닌데 왜그러지 했다네요.
오늘은 어린시절 참 어른스러웠던 아이가 생각나 울컥
그시절 우리가 즐겨 가지고 놀던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미피인형을 그시절 딸아이에게 준다하고
주고 싶단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든 아이를 보듬어 주고 싶네요.
무서운 동화. 철든 동화 읽어주는것도 별로인가봐요.
아이 성향을 생각하며 했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