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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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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김진호어머니 보며, 엄마와 나, 나와 자식, 건강한 인생..

이번주 조회수 : 5,519
작성일 : 2021-06-21 00:11:34
저희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70대 우리 엄마.
아빠하고는 평생 사이가 그냥 그랬고, 
제 위로 오빠 하나, 밑으로 남동생하나..

엄마의 가정생활의 한줄기 빛은 저였어요

엄마는 7자매틈에서 자라 소통과 공감 이해, 수다 이런것들이 중요한 사람이라, 
본인의 감정이 가정에서 공감받지 못하는걸 너무나도 힘들어하셨고
그래서 저에게 심리적으로 아주 의존하셨던것같아요. 어릴적부터요
저는 그게 싫으면서도 어릴적부터 숙명으로 받아들였던것같고...지금껏 그래요
문제는
저는 형제들틈에서 자라서 그런지 기질적으로도 그래서인지
엄마의 그런면들이 이해가 안갔고
오빠나 남동생 아빠가 이해갈때가 훨씬 많았다는거
어릴적부터 많은 자아분열을 했던 것같아요

제가 결혼해서 가장 겁났던건 이런 제모습을 바라볼 딸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거였어요
인간으로써 행복했었어도 딸로써는 별로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딸이 생긴다는게 어린마음에 조금 겁도 났구요
첫아이는 아들인데 성별에 관계없이 너무나 기뻤고 
둘째를 가졌을때 이런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둘쨰도 아들이어서 뭔가 후련했어요ㅎㅎ

엄마와의 복잡한 고리가 여기서 끊길(?)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고 (아이는 애초부터 둘을 계획했었거든요)
건강하지 못했기에  내딸과 건강한 관계를 극복한다 이런거 자체에 들일 에너지조차 내기 힘든...

그냥 엄마를 바라볼때면 많이 버겁고
형제들 틈에서 자라 오히려 오빠와 남동생이 이해갈때가 많은데 늘 엄마는 저에게 모든 감정을 쏟아내셔서 그게 외면할 수 없지만 버거운 것이었거든요... 이제 저도 사십대 중반이고 나이가 들어 어느정도 감당할수 있고 거리도 둘줄 알지만 어릴땐 그게 안되어 어찌할 바를 몰라 얼마나 힘들었던지^^

종교생활과 마음공부를 하며 두가지 봉사를 10년이상 병행하고 있는데 이게 제 마음에 많은 위로가되고 충만한 생활을 하게 도와주는게 늘 고맙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사랑을 주며, 사랑을 하는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시간들이었거든요.

유퀴즈에서 김진호씨 어머니가 나와
행여라도 나때문에 마음이 무겁거나 , 나때문에 너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너의 것이 아닌 순간이 없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을 하시면서
나는 혼자서도 이제 너무나 잘살수 있는 방법을 배워왔으니
자식의 어깨위에 있는 먼지만큼의 가벼운 것이라도 다 털어주고 싶은게 부모마음이라고...하는데

아 우리엄마가 잘못되셔도 단단히 잘못되신거고
내가 그런 부모를 만난건 나의 의지가 아니었으니 담담하게 받아들이되,

나는 내 아이들에게 저렇게 단단하면서도 건강한 말을 차분하게 할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강하게 마음먹었어요
우스갯말로 딸이 없어서 어쩌냐는 말을 들을때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속으로 생각하는데, (전 남자들 틈에서 자라서 지금 중고등인 아이들이 자라면 자랄수록 왜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너무나 이해가 되거든요. 엄마가 하나도 이해못했던 것들....)
한편으로는 버거웠던 우리엄마가 거름이 되어 나를 이렇게 성장하게  해주셨나 싶은 마음도 들어요.


오늘 김진호씨 어머니 이야기를 들으니,
아 건강한 부모가 줄수있는 마지막의 그 건강한 이별을 위해,
오늘도 한걸음 노력해야겠구나... 이게 아들이냐 딸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이 오늘도 건강하고 바르게 서면 그 자체가 자녀들에게 아주 귀중한 독립의 자원이 되는구나 싶어....
한가지를 배웠습니다. 오랜만에 생각을 정리하면서 게시판에 나눠봅니다. 
82님들 안녕히 주무시고 한주간도  행복하세요^^
IP : 1.225.xxx.38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도
    '21.6.21 12:15 AM (220.94.xxx.57)

    생각이 건강하십니다
    글도 잘쓰시고 생각도 확고하시구요

    강하신 분이시네요.

  • 2. ...
    '21.6.21 12:15 AM (175.223.xxx.61)

    내 자신이 오늘도 건강하고 바르게 서면 그 자체가 자녀들에게 아주 귀중한 독립의 자원이 되는구나 싶어....

    원글님 말씀 너무 감동적인게 마음에 와 닿네요...

  • 3. ..
    '21.6.21 12:19 AM (222.237.xxx.88)

    좋은 말씀을 읽고 잠자리에 듭니다.
    감사해요.

  • 4. 각설탕
    '21.6.21 12:48 AM (118.217.xxx.165)

    유퀴즈 재방송 보면서 저도 감동했는데,
    저는 감동에 그쳤고 원글님은 같은 방송을 보고도 깊이 체화하신 것 같아 존경스럽네요.
    글도 너무 멋지게 써주시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부모세요. ^^

  • 5. 감사
    '21.6.21 12:54 AM (118.223.xxx.33) - 삭제된댓글

    정말 귀한 시간으로 기억될것 같아요
    그 방송을 본 제가 기특했어요
    결혼을 앞둔 어느 온기님께 쓴 편지가 참 많이 눈물났네요
    우리 딸에게 들려주듯
    마음으로 되뇌여봤어요

  • 6. ...
    '21.6.21 6:11 AM (125.180.xxx.131)

    정말 우와하다는 느낌~~현명하고 지혜로운듯하더군요

  • 7. ㅇㅇㅇ
    '21.6.21 6:31 AM (120.142.xxx.19)

    저는 딸아들 골고루 있는 집에서 평탄하게 자랐고 지금은 성인이 된 아들만 둘이 있지만...님의 생각이 안와닿아요. 걍 원글님 어머님이 많이 외로우셨겠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맏딸이고 여성성보다 좀 무뚝뚝하고 사근사근하지 않은 딸이었지만, 딸하고 가까와지고 싶어하셨던 엄마 맘이 이해는 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엄마랑 시간을 많이 못보냈던 시간들이 지금은 많이 후회됩니다. 지금은 세상이 없으신 엄마에게 세상 여성스러웠던 엄마였는데 친구같이 애교있는 딸같이 못하고 얘기도 많이 못하고 공감도 잘 못해줬던 시간들이 후회스럽답니다.
    님의 어머님과 저의 엄마가 다른 성품이라 받아들이는게 다를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엄마들은 딸과 같은 여자라서 공감받고 싶어하고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은데, 그게 어려우실까요?
    저처럼 후회하시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 8. akadl
    '21.6.21 6:51 AM (27.35.xxx.105)

    아들 아들하는 엄마랑 반백년 살아보니
    자존감도 낮아지고 속에 있는 컴플렉스
    살면서 내내 투명인간 취급당햇어요
    윗글님 다 살아온게 틀리고 원글님 현명하셔서 충분히 버거운 상황들을 현명하게 돌려서 글 쓴게 보입니다 제눈에는 나중에 후회하지말라는 글도 현명하신 원글님이 잘 하시리라 봅니다
    그 영상 몬봣는데 봐야겟습니다
    전 원글님처럼 현명하지 못햇는데
    자식한테 먼지만큼도 힘듦을 주고 싶지 않아서
    다 털고 가고 싶다라는 말 너무도 공감되고
    현명하고 강인한 내면 저두 본받고 싶네요
    종종 글올려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9. 무슨
    '21.6.21 6:58 AM (180.226.xxx.59)

    말씀 하시려는지 다 알겠어요
    저도 넘치고도 넘칠만큼 친정모의 한맺힌 이야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고 그만 하시라고 해도 같은 이야기 밤새도록 반복하시는거에 정말 지쳐 나가떨어진 번아웃 상태예요
    원글님이 두가지 봉사를 10년 이상 하시며 마음의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하셨는데, 그분들의 마음케어를 해드리는게 봉사 아니었나요?
    그러면 그 봉사는 타인이었기에 객관적인 거리감을 유지할수 있어 얻는 행복감이었나요?
    엄마가 딸에게 내밀었던 손을 그 봉사를 통해 의미있는 이해는 할수 없었나요?
    봉사의 훈련을 통해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을 보듬어줄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결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엄마도 타인이었다면 님의 봉사대상 중 한명이 되어 마음의 치유를 받았을까요..

  • 10. ...
    '21.6.21 8:06 AM (180.230.xxx.233)

    김진호 어머니 마음이 제 마음 같습니다.
    저로인해 자식의 마음이 조금도 무겁지 않기를..
    자식의 어깨위에 있는 먼지만큼의 가벼운 것이라도 다 털어주고 싶은게 부모 마음이라는 말씀 너무 공감해요. 저도 남편과 혹은 혼자도 넘 잘지내요.
    평생 제게 무거운 짐이였던 부모님 때문인지 저는 아이들 어깨에 깃털같은 짐조차도 안되고 싶어요.

  • 11. 나야나
    '21.6.21 8:11 AM (182.226.xxx.161)

    원글님 너무 멋지십니다~ 한수 배워갑니다

  • 12. ...
    '21.6.21 8:20 AM (180.68.xxx.100)

    유퀴즈 김진호엄마편 저도 봐야겠어요.
    원글님 축복합니다!!

  • 13.
    '21.6.21 8:32 AM (211.196.xxx.33) - 삭제된댓글

    오빠와 남동생을 이해한다는게 그들의 엄마에 대한 태도 때문? 이라는 건지~
    그게 엄마의 성격 때문이라 들리네요

    남자들의 무심함을 암묵적으로 허용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본인도 느끼시고 계신듯 한데
    왜 엄마의 외로움은 공감을 못하실까요?

  • 14. 감동입니다
    '21.6.21 8:35 AM (119.198.xxx.121)

    저도
    보고
    그 부분이 정말 감동이였고 좋았어요.
    자식들에게 말로는 기대지말고 살아야지 했는데
    그 길을 알려주는 말들이였어요.
    원글님 글도 감동 입니다.

  • 15. 외로움
    '21.6.21 8:35 AM (223.38.xxx.237) - 삭제된댓글

    엄마로서 한 인간으로서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그걸 딸한테 내내 의지하고 풀고 산다면 딸이 얼마나 힘든지
    그런 엄마들은 모르더라구요
    딸 좋다는 게 뭐야... 오로지 그 생각뿐
    나중에 원글님이 후회할 게 뭐 있어요
    지금껏 내내 그리 사셨는데요
    원글님은 마음이 단단하고 내면에 은신처를 가진분이네요

  • 16. ^^
    '21.6.21 9:16 AM (1.225.xxx.38)

    고등때 학원이나 독서실갔다가 밤늦게 집에 들어오면 엄마가 저를 따라 제방으로 들어와서
    오늘 아빠가 나한테 어쩌고, 니 할머니가 전화해서 뭘 어떻게 해서 힘들었고
    오빠가 어쨌고, 나쁜놈이고.. 그때 엄마나이가 지금 제 나이정도되는 것같아요. 40대 후반?

    미성년자 자녀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성인 감정을 쏟아내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라는 것을 아이 낳고 깨달았어요. 저조차 그간 그게 잘못된건줄도 몰랐구요. 누구나 부모는 처음이니까 엄마도 실수하실수 있지요. 이런 많은 생각들을 제가 30대에 아이들과 남편과 4년간 해외에 나가서 살면서 깨달았어요. 그러고 다시 돌아왔는데, 엄마는 절대로 다시는 해외에 나가지 말라고 아이처럼 얘기하시더라고요. 시차에 맞춰서 전화해야하는 것 조차 힘들고 싫었다고요. 본인의 감정이 본인이 원하는 순간에 해소할 수 없어 힘드셨었나봐요. 자식에게 먼지만큼의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김진호씨 어머니 이야기를 듣는데.. 아 나는 저런 부모가 되어야지 싶었어요. 이런 이야기가 원글의 감정 뒤에 숨겨져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 너무나 외로우셨겠죠. 마음깊이 공감하고요 지척에 살면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충분하도록 잘 돌봐드려요. 원하대로 동행해드리구요. 봉사와 마음공부 덕인지 오히려 엄마보다는 한 여자로써 연민이 강하게 들어요. 후회는.. 글쎄요. 지나보면 알겠지만, 앞으로 엄마의 남은 생 동안 그동안의 실타래를 잘 정돈하느냐에 따라 더 달려있겠죠. 지금까지는 괜찮을 것 같아요.

    전 엄마에 대한 감정들을 해결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기 보다 제가 자녀들에게 어떤 엄마가 되어줄 것이냐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것이 곧 엄마에 대한 관계도 계속 건강히 풀어나갈수 있는 키 인것같고요. 티끌같은 부담 조차 들지 않는 그런 산같은 부모가 되고 싶어요. 너하고 싶은대로 너만의 삶을 살아라. 부모를 생각하지 말고 날고 싶은대로 날으라고요.^^ 생각해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17. 건강한인생
    '21.6.21 2:12 PM (59.30.xxx.229)

    올려주신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18. 에고
    '21.6.21 3:15 PM (118.221.xxx.58)

    저 퇴근해서 들어가면 안방 쪼르르 들어와
    오늘 학교에서 학원에서 있었던 일, 공부하는데 힘든거 줄줄 얘기하는게
    고딩 딸인데 저는 이것도 가끔 버겁거든요. 딸 키우면서 제일 힘든 부분임ㅎㅎ

    어른은 그러면 안되는거에요
    아이한테 감정 털어놓고 이해해주길 바라는건 학대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저희 엄마가 그러셨는데 아빠 욕, 할머니 욕...
    그러면서 자식들과 뭉쳐서 아빠 왕따시킴..

    저도 김진호 어머니 말씀이 늘 생각하던 바와 같아서 마음에 새겼어요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독립적인 부모가 되도록 노력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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