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랑 싸웠는데요

길다 조회수 : 2,999
작성일 : 2021-06-12 13:14:11
아주 길어요. 주절주절. 스킵하실 분 스킵하세요.
제가 요즘 오래된 아파트(2003년식) 작은방 셀프인테리어 중입니다.
도배를 하려고 하는데 우선 그 방에 짐이 한 짐이에요.
장농 3개, 침대(헤드,상하베드 총 3개로 분리된채 있어요), 싱크대에서 떼어낸 문짝등 자질구레한 것들이 방을 꽉 채우고 있어요.
다 버릴 것들인데 엘베없는 5층이라 제가 못내리고 있어요.
이달말쯤 엘리카 쓸 일이 있어 그 때 내리려고 하고요.
암튼 상황은 이렇고 제가 짐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기존 도배지 제거를 거의 다 했어요.
플라스틱 몰딩이 보기 싫어서 몰딩도 떼어냈구요. 떼기는 쉬운데 부러뜨려서 버리는게 더 힘들었어요.
그렇게 다 뜯고보니 천장이 석고보드로 마감되어 있더군요.
검색해보니 오래된 석고보드에 석면 문제와 라돈 문제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걸 남편과 상의하다가 싸움이 났어요.
그리고 그 전에 위의 모든 일은 저 혼자 하고 있었어요.
맞벌이인데 전 칼퇴 직장이고 휴일은 남편과 하루만 겹치고 하루는 저 혼자 쉬어요.
집안일은 로봇청소기, 식세기, 세탁기, 건조기 도움받아 전적으로 제가 하고 있어요(남편은 몸이 좀 아프고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자기 건강 챙기면서 일만 적당히 하기만 바라고 있어요).
매일 아침에 남편 도시락 싸주고 제 회사 일은 편하고 익숙해서 회사가면 쉬는 기분이에요.
오늘은 저 혼자 있었다면 초배 작업을 했을테지만 남편이 쉬는 날이라 같이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구요.
같이 놀자더니 아침부터 누구 만난다고 나가고 전 그 시간에 반찬 만들고 점심 준비하고 있었어요.
11시쯤에 들어오더니 회사에 일이 생겼다고 같이 가서 일보고 점심먹고 들어오자고 하더군요.
잽싸게 마무리하고 같이 나왔어요.
그리고 차타고 가면서 싸움이 난거에요.
남편이 저한테 왜 그렇게 걱정이 많냐고 암튼 결국엔 자기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말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전 알았다고 말하고 끝난 줄 알았는데 계속 그 얘기..
결국은 제가 화를 내면서 어쩌자는 거냐고 말 안하고 내가 알아서 할건데 왜 자꾸 어떻게 할건지 꼬치꼬치 캐묻냐 그걸 지금 알고 있으면 내가 알아서 했지 왜 당신하고 이러고 있겠냐.
아까 말하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으면 끝이지 왜 자꾸 말하냐 했더니 아까는 화나서 한 소리라고 소리를 꽥 지르더라구요.
제가 이해가 안된다고 했더니 너랑 나는 다른 타입이라고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더니 자기한테 맞춰주느라 힘들었겠다고 갑자기 딴 소리를.
그래서 제가 그래서 고맙다는 소리냐고 했더니 그럼 아니냐고. 자기는 맞춰주는게 힘들어 죽겠다고?(도데체 뭘?)
도저히 이해불가능한 소리들을 늘어놓더니 회사 거의 다 와서 자기 일하는 동안 까페가서 기다리래요.
위험한 일을 혼자 할 수도 있어서 같이 가봐야겠다 했더니 갑자기 누그러진 목소리로 사람 필요하면 불러서 작업할거니까 가 있으라고.
알았다하고 저 혼자 까페와서 와플먹고 커피마시고 있으니한 1시간 있다 전화해서 자기네 상사한테 보고하듯 경과를 자세히 보고하고 조금 더 기다려 달래요.
제가 싸우기 싫어해서 거의 안 싸우는데 싸우면 항상 이런 패턴이에요.
언쟁하다(전 이성적인 해결을 원하는데) 이해 안되는 감정적 분노 토로 후 급후회하고? 원상복귀..
참고로 저는 어제 남편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 시청에서 라돈 측정기 빌리고 석고보드 회사에 문의글 올린 상태였어요.
남편이 넘 이해가 안되요.
감정적일 필요가 없는데 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지.
제가 걱정을 좀 하면 자기는 하는이 무너지는 것 같다나.
어쩌라구. 모든 일을 나 혼자 알아서 하기를 원하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라고 하고 (평소 저를 도와주려고 노력하기는 하지만 전 그다지 도움 요청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전 이해가 안되서 답답하고 남편은 서로 다른 사람인데 이해할 필요없다고 하고 쓰다보니 열받네요. 아휴
IP : 112.145.xxx.142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6.12 1:19 PM (14.38.xxx.149)

    웬만하면 사람 사서 쓰세요.
    싸울일도 아니구만...

  • 2.
    '21.6.12 1:21 PM (112.145.xxx.142)

    석면있는지 모르는 석고보드 철거하려면 확인해봐야죠. 업자는 석면 마시면서 일해도 되나요?

  • 3. ㅇㅇ
    '21.6.12 1:23 PM (14.38.xxx.149) - 삭제된댓글

    업자가 알아서 하겠죠.
    님보다 설마 모르겠어요?

  • 4. ㅇㅇ
    '21.6.12 1:27 PM (14.38.xxx.149)

    업자가 알아서 하겠죠.
    님보다 설마 모르겠어요?
    별걱정을 다하시네요.
    혼자 들들 볶는 스타일...

  • 5. ..
    '21.6.12 1:28 PM (49.168.xxx.187)

    남편이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이라 의지가 안되네요.
    위로 드립니다.

  • 6.
    '21.6.12 1:28 PM (175.127.xxx.153) - 삭제된댓글

    업자들이 어련히 알아서 할까요
    원글님보다 더 프론데..
    진짜 고생을 사서 하시네요

  • 7. ,,
    '21.6.12 1:50 PM (68.1.xxx.181)

    업자는 석면일까봐 산업용 마스크 쓰고 검사하겠죠.
    남편에게 님은 지금껏 상황을 공유하자는 뜻으로 말을 꺼낸 건데
    남편 입장에선 빨리 해결하라는 압박으로 느낄 수 있어요.
    저는 몰랐는데 제 남편이 그리 느끼더라고요.
    님 글을 읽고 느낌 소감이 님은 답답하고 남편은 서로 다른 사람인데 이해할 필요 없다는 부분이
    그 뜻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 8. 지나가던 길에
    '21.6.12 1:59 PM (211.222.xxx.140)

    음.. 울집은 반대인데요

    제가 건강이 안좋고 좀 약해서 에너지 레벨 딸리고
    그래서 그냥 쉬엄쉬엄 편히 살자 주의

    반면,
    남편이 에너지 뿜뿜해서
    굳이 안해도 될 일을 잔뜩 벌려놓고( 제 기준)
    안도와준다고 투덜대는 사서 고생 스타일
    저도 너무 짜증나고 힘들고
    남편입장도 그렇고요
    서로 안맞으면 너무 힘들죠 .

    같이 안살거 아니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기대치 확 낮추세요
    게다가 남편 분 건강도 안좋다는데...
    넘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일 쉬엄쉬엄 하세요

  • 9. ??
    '21.6.12 2:10 PM (211.207.xxx.148)

    "위험한 일을 혼자 할 수도 있어서 같이 가봐야겠다 했더니 갑자기 누그러진 목소리로 사람 필요하면 불러서 작업할거니까 가 있으라고.
    알았다하고 저 혼자 까페와서 와플먹고 커피마시고 있으니한 1시간 있다 전화해서 자기네 상사한테 보고하듯 경과를 자세히 보고하고 조금 더 기다려 달래요."

    원글남은 구구절절 본인이 다한것 같이 써 놓았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남펀이 한거 아닌가요?

  • 10. ...
    '21.6.12 3:01 PM (218.38.xxx.12)

    원글님은 꼼꼼하고 빠릿하고 매사 계획적이고 일 저지르는 것을 겁내지 않고 문제 해결방법 또한 잘 알고 있는
    성격이시고 남편은 님이 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의 10분의1도 모를텐데 왜 남편하고 의논을 한 건지 이해가 잘 안돼요 어차피 잘 모르는 남편이 좋은 의견을 낼리가 없고 님이 생각대로 해결해나갈거잖아요

  • 11. ..
    '21.6.12 3:04 PM (116.88.xxx.163) - 삭제된댓글

    에너지ㅡ레벨이 다른데 왜 일을 같이 하길 원하세요? 도배를 하라고 남편이 요구한 것도 아니고 본인이 하기로 결정하셔서 시작했으면 똑같은 책임걈을 옆사람에게 요구안했으면 좋겠어요. 울 집은 반대라.....남편분께 위로 드립니다...
    셀프도배부터 저에겐 넘 머리아픈 이야기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13354 혼자인데.. 재미있는게 암것도 없네요 13 2021/06/12 5,559
1213353 12살 개가 힘이 없어해요. 8 걱정 2021/06/12 1,554
1213352 방랑식객 임지호씨 심장마비로 별세했네요 5 ..... 2021/06/12 3,903
1213351 신경치료 1 ........ 2021/06/12 796
1213350 놀면뭐하니 32 유야호 2021/06/12 8,103
1213349 160키 48-49로 유지하고싶어요 13 .. 2021/06/12 5,363
1213348 아주 끝내주는 82네요 16 아하하 2021/06/12 4,447
1213347 가족 2 인이상 동의하면, 정신병원 가나요? 28 정신병원 2021/06/12 3,503
1213346 G7 82님들 주목하셔야 해요 10 와우 2021/06/12 1,867
1213345 카 카오 택시말고 우티 나마야 2021/06/12 482
1213344 G7 스가보니..일본국민들 좀 짠하기도하네요 29 패싱 2021/06/12 5,556
1213343 집에서는 와이파이쓰는데도 데이터가 없어져요 5 nnn 2021/06/12 2,712
1213342 추천 부탁드려요. 칠순 어머니 옷 브랜드 7 ... 2021/06/12 1,905
1213341 예전 이메일들 다 버리시나요? 3 000 2021/06/12 1,112
1213340 모니터 보호필름 효과있나요? 2021/06/12 290
1213339 꿈이 엄청 잘 맞는 분 계세요? 11 저처럼 2021/06/12 2,734
1213338 바리깡이 일본어가 아니래요 16 ㅇㅇ 2021/06/12 4,188
1213337 뉴시스라는 이름 자주 봤는데 저기는 일본 언론인가요? 3 파시오 2021/06/12 660
1213336 퍼옴)김대호 박사, 그가 이번 문프 g7 참가에 설레이는 이유 3 좋은글 같이.. 2021/06/12 1,757
1213335 어제 잔여 백신 맞은지 24시간 지난후기.. 5 흐르르 2021/06/12 2,333
1213334 이준석 생각.jpg(사진 주의) 7 히야 2021/06/12 2,398
1213333 사람 목숨이라는 것을 요즘 생각해보면요 10 2021/06/12 3,355
1213332 고3 컨설팅시기 문의드려요 1 대입 2021/06/12 805
1213331 이준석"노무현 장학금 유승민 추천 하버드 입학".. 51 대깨들 2021/06/12 3,356
1213330 미역국 끓일려는데 참치캔만 있어요.. 9 ㅁㅁㅁ 2021/06/12 2,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