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밤부터 비가 오네요.

빗방울 조회수 : 1,752
작성일 : 2021-06-10 21:40:58
낮에 무척 덥더니,
지금 비가 오네요.
베란다난간에 부딪치는 빗방울소리가
참 곱네요.

이상하죠. 
난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언제 들어도 심신이 편안해지는데

왜 욕실에서
수돗물이 똑똑 한방울씩
떨어지는 소리는 귀에 거슬릴까요?

똑같은 물방울 소리인데.

예전에 오래전에 살았던
낡고 좁은 반지하 욕실이
종종 그랬어요.

어린아기랑 혼자 지낼때가 많았는데
화장실타일바닥으로
똑또옥똑 
한방울씩 떨어지는 그 소리.

아무리 수도꼭지를 다시 야무지게
잠궈봐도 그 소리를 잠재울 길이 없더라구요.
낮에는 왜 못들었을까.
후회를 해도 소용없고.

뭐, 그 헐거운 수도꼭지뿐이 아니라
꽃샘추위에도 덜컹대는 유리창문들도
낡고 빛바랜 나무창틀위에서 바르르 떨기는
매한가지였던 그 집.

그래도, 건강해서, 젊어서
어린애기의 포근한 체온을 의지하면서
참 잘 건너온 세월이었지요.

그때 틈날때마다 읽었던 많은책들중에
지금은 흔치않지만
그무렵엔 무료사외보도 많았잖아요.
그때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오는
그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
다소 건조하게 쓴 칼럼도 있었는데
갑자기 그 화가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그 화가이름을 안다고 해도, 크게 도움될 일은 없지만
머리 한구석에서 생각날듯말듯한 이 간지러운 느낌
나이들수록 더 심해지겠어요. 비오면 꼭 그런 그림이
생각나던데, 양복입은 남자들이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오는
그 그림.
그 낡고 비좁은 방에서 믹스커피한잔을 마시면서
건조하고 담담한 문체로 기술한
영주부석사라던지. 경주에서 보낸 고요한 요사채라던지.
혹은 파란장미는 왜 없는지에 대해 쓴 과학지식같은 책들을 읽던
어떤 날도 가끔은 그리워지네요.

절대 옆사람과의 수다로는 그런 이야기들을 할리는 없을테고
외로울때 또 심심할때,
또 슬프고 복잡한 심경일때
뜬금없는 이런 건조하고 딱딱한 주제의 글들이 
또 위안이 되기도 해요.
아무래도 또 그런 딱딱한 빵같은 글들이 이젠 제 취향이 되려나봐요.
오늘 내리는 비도 잔잔하니 참 좋네요.
IP : 1.245.xxx.13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6.10 9:44 PM (211.58.xxx.158)

    저도 베란다에 떨어지는 빗소리 듣고 있어요
    욕실이나 씽크대 물소리는 돈나가는 소리라서 ㅎㅎ
    아..너무 낭만적이지 못하네요
    치아바타 굽는 냄새 나서 너무 좋네요

  • 2. 화가
    '21.6.10 9:44 PM (114.200.xxx.154)

    르네 마그리트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뱅뱅 머릿속에 생각이 돌때가 있어서^^

  • 3. 원글
    '21.6.10 9:48 PM (1.245.xxx.138)

    베란다창문으로 비냄새묻은 바람도 좋아요.
    아, 맞아요. 르네 마그리트^^

  • 4. 그림
    '21.6.10 10:00 PM (211.58.xxx.87)

    https://www.artish.co.kr/goods/goods_view.php?goodsNo=1168822

  • 5. 현실적으로
    '21.6.10 10:48 PM (112.161.xxx.15)

    매일 매일 아침 저녁으로 강아지 둘과 산책나가는데 특히 아침엔 집앞에 있는 산에 긴, 긴 오솔길을 걸어 커다란 잔디밭이 있는 광장에서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 깔아놓고 강아지들이 뛰놀고 공놀이 하고 뒹구는거 보며 휴식내지는 힐링을 하는데 비가 오는 날엔 나보다 울 강아지들의 그 행복한 시간을 못가지게 되어 아쉽네요.
    한편으론 이 며칠 미세먼지가 나빠서 이 비가 미세먼지를 씻어주길 기대하고 어제,오늘 너무 후덥지근해서 힘들어서 기온이 떨어지길 바래요.

  • 6. 현실적으로 님
    '21.6.10 10:58 PM (175.121.xxx.236)

    이사를 고려중인데 젤 중점을두고 생각하는게 산책로예요.물망에 올려두고 살펴볼려고요,어디신지요?

  • 7. 윗님
    '21.6.11 12:21 AM (112.161.xxx.15)

    일산 정발산동이예요.
    정발산은 산책하기에 최고(?)의 산이랍니다.
    이즘은 밤에 일주일에 두번씩 무료 체조 강습도 하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13037 비타민추천이요 2 비타민 2021/06/11 1,033
1213036 민주당도 새로운 대선후보 영입했음 좋겠어요 60 ... 2021/06/11 2,338
1213035 아무거나 다 엮어! 윤석열은 사이코 4 ... 2021/06/11 777
1213034 쫄면 먹고 오후내내 졸았네요 10 ㅁㅇ 2021/06/11 4,033
1213033 시나몬 유통기한 1 정리 2021/06/11 1,200
1213032 가세연 고소 많이 당하지 않았어요? 9 궁금 2021/06/11 1,826
1213031 옥수수 많이 먹음 배아플까요? 2 혹시 2021/06/11 1,026
1213030 결혼청첩장 주고 , 2주전에 파혼하네요. 21 2021/06/11 33,626
1213029 남편 따라갔다가 저도 얀센 맞았어요! 11 M 2021/06/11 7,153
1213028 두피마사지후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데 2021/06/11 711
1213027 DNA는 당신이 한 일 기억해 ‘꼬리표’로 남긴다 4 흥미롭네요 2021/06/11 1,560
1213026 직장 동료 가족과 숙박 4 구마 2021/06/11 2,017
1213025 콩 콩 콩이 너무 맛있어요 1 근데 2021/06/11 1,465
1213024 One step ahead 살길 2021/06/11 363
1213023 넷플365 여주 7 365 2021/06/11 2,062
1213022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G7 출국영상 20 잘 다녀오세.. 2021/06/11 3,035
1213021 다음 네이버에는 안 나오는 한국 뉴스 7 나옹 2021/06/11 1,621
1213020 저렇게 불륜하는 사람은 도덕관념이나 끼가 다르더군요 6 ..... 2021/06/11 4,088
1213019 일부러 나이든 상사한테 들이대는 여자도 많아요 6 .. 2021/06/11 3,745
1213018 친구가 자기 하소연하고 그래도 말하니깐 풀린다하네요 3 하소연 2021/06/11 1,847
1213017 82님들 노래좀 알려주세요 ㅇㅇ 2021/06/11 389
1213016 국민은행 불륜녀가 좀 애매하네요.. 112 aaa 2021/06/11 47,077
1213015 자꾸 몸에 작은 종기같은게 생겨요 4 이상 2021/06/11 3,786
1213014 으으응? 으으응? ㅋㅋㅋㅋㅋ 2 참내 2021/06/11 2,125
1213013 은행에서 특별금리를 줄 수가 없다고 하는데 제가 잘못한게 맞을까.. 15 흠.... 2021/06/11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