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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들어본 소리(ft 주책)

50대 아가씨 조회수 : 2,326
작성일 : 2021-06-03 09:31:36
어제 퇴근길에 시장에 들렀습니다.
반찬가게 아저씨에게 이거저거 사고 계산하고 나오는데 "아가씨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하시더라구요
제귀를 잠시 의심하면서 정말 오랫만에 들어보는 아가씨 소리에 이성을 잃을뻔....했으나 불굴의 의지로 침착하게 '아, 네 안녕히계세요' 하면서 돌아나왔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그놈의 어머님 소리에 익숙해졌었으면 아가씨 소리에 이리 흥분을 하는것인가.. 나자신을 채찍질하며 오랫만에 들어본 아가씨 소리의 여운이 다 가시기도 전..
뒤에서 그 아저씨가 저를 아주아주 큰소리로 부르십니다.
" 아가씨~ 아가씨~"
그 순간 양심없이 뒤를 돌아봐야하는것인가 아니면 모른척 가던길을 가야할 것인가 심히 고민을 하였습니다.
저 아저씨는 아가씨가 뭔지를 모르는것일까.. 그 경계를 모르나. 아니면 어두워서 얼굴을 못본건가 마스크가 다가려서 그런건가.. 분명 나를 부르는것 같은데 어쩌지? 하는 생각이 0.1초 정도 스쳤으나 반사적으로 뒤를 돌았습니다.
내 시야에는 해맑은 몸짓으로 내 카드를 들고 흔들고 있는 아저씨와 집중되어있는 시선들....
아저씨를 향해 걸어갈수록 들려오는 아줌마들의 수근수근...소리들..

네 양심은 없지만 기분은 좋습디다.
어두워도 그렇게 불러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잠시나마 기뻤습니다.
아들아, 엄마가 간다. 오늘 저녁은 고기파티다.


IP : 203.142.xxx.24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최근에
    '21.6.3 9:35 AM (39.118.xxx.120) - 삭제된댓글

    아줌마들한테 아가씨라고 부르는게 유행인가 수법인가..
    저도 한번 들었는데, 첨에는 신선? 돌아서서 생각하니 괘씸? 하던데요.

  • 2. .....
    '21.6.3 9:35 AM (222.232.xxx.108)

    글 잘쓰시네요 !! 눈앞에서 꽁트 한편 본 기분^^
    어둑한 날씨에 찜찜한기분에 쳐져있었는데
    웃고 갑니다 고기파티 잘하셔요~~ 기분좋으면 0 칼로리~~

  • 3. ...
    '21.6.3 9:39 AM (1.236.xxx.187)

    아저씨가 장사 잘하시네요. 단골하셔야겠어요!ㅋㅋㅋ

  • 4. ....
    '21.6.3 9:40 AM (112.220.xxx.98)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면이 그려지는 글이네요 ㅋㅋㅋㅋ
    카드 흔들며 해맑게있는 아저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5. ..
    '21.6.3 9:40 AM (117.111.xxx.238)

    아저씨가 장사잘하시네요 ㅎㅎ

  • 6. 눈이 예쁜가
    '21.6.3 9:45 AM (121.179.xxx.224) - 삭제된댓글

    보네요.
    요즘 눈만보면 아가씨 같은 분들이 잇어요.

  • 7.
    '21.6.3 10:13 AM (121.133.xxx.125)

    마기꾼도
    어느 정도 예뻐야 되요.

    아이 총각네 나빠요. 거의 사모님,아님 어머니 ㅠ

  • 8. 꽁트 같은 글
    '21.6.3 10:14 AM (121.164.xxx.138)

    재밌어요 ㅎ
    아줌마가 그래도 낫지 어머님은 진짜 싫다는..
    언제 봤다고 어머님이래? ㅠㅠ

  • 9. 전 얼마 전에
    '21.6.3 10:28 AM (175.196.xxx.165)

    젊은 남자애가 버스 정류장에서 전화번호 달라고 해서 기분이 참 오묘했습니다 물론 밤이었고 마스크 장착ㅋㅋㅋ 그날 상태가 괜찮았던 건 사실이지만ㅋ 애가 중딩이라고 했더니 그래도 달라고 그러길래 버럭했네요 신천지인가 싶어서 어디 말도 안하고 삽니다ㅋ

  • 10. ㅎㅎ
    '21.6.3 10:42 AM (175.223.xxx.233)

    윗님 신천지....어쩔 ㅋㅋㅋㅋ

  • 11. ㅋㅋㅋ
    '21.6.3 11:14 AM (119.194.xxx.109)

    아 원글님도 윗윗 신천지님도 완전 재미집니다 ㅋㅋㅋ

  • 12. 원글
    '21.6.3 3:12 PM (121.132.xxx.60)

    동안 확실~
    마스크 벗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요.ㅋ
    저 오십중반인데 시장에서 아가씨 소리
    들었답니다. 파는 사람이 아니라
    나보다 한발 앞서 취나물 사던 아주머니 한테서요
    6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저를 가리키며
    '여기 이쁜 아가씨한테는 좋은 거 주고
    자기는 안좋은 거 줬다'이랬어요
    기분.. 좋았죠. 마스크 때문인가 싶어 찔리긴 했지만요..ㅋ

  • 13. 신천지2
    '21.6.3 4:20 PM (175.196.xxx.165) - 삭제된댓글

    아까부터 봤는데 너무 괜찮으신 것 같다고 연락처 주시면 안되냐고 그러길래 순간 나 아직 안죽었네 그러면서 저 아줌마예요 애가 중학생이고 그랬더니 이 넘이 그냥 안가고 그래도 번호를 달라는 거예요 순간 뭐지?하면서 아뇨왜요?철벽친 건데 순간 떠오른 게 신천진가?? 남편한테 말했더니 신천지 맞는데 왜케 좋아하냐고 짜증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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