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엄마 육아기

... 조회수 : 1,581
작성일 : 2021-05-23 03:08:38

저희 형제들이 엄마를 되게 좋아해요 엄청 귀여워하고
엄마엄마 안하고 문숙이 문숙씨 이름도 부르고
약간 우리집 막내 강아지 느낌이에요

엄마가 약간 노인네가 돼가는 구나 신호가 딱 온 순간
저희는 엄마를 엄하게 단도리 ㅎ 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저희 엄마는 돈도 나보다 훨씬 잘 버는 멀쩡한 사람이었는데
저도 일하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연장자들 어떻게 보는지도 알고...
혹여나 우리 엄마가 그런 대접 받을까
괜히 실수하고 젊은 애들한테 욕먹을까 전전긍긍 ㅎㅎ

절대 젊은 애들한테 먼저 말 걸지 말아라
결혼해라 저금해라 그런 잔소리 하지 말아라
밥이나 커피 꼭 사줘라
오늘은 일 뭐했어? 점심 뭐 먹었어? 
애들한테 이상한 얘기는 안 했지? 맨날 이런거 물어보고...
이런걸 계속 하다보니까 엄마를 자꾸 자세히 보게 되고 알게 되고
이 아줌마가 너무 귀엽더라고요 ㅠㅠ 불면 날아갈까 걱정되고..

어느날 회식했는데, 엄마가 너무 취했다고 집에 연락이 ㅠㅠ 
동생이랑 둘이 데리러 가서 나도 모르게 엄마 아래 직원한테 사자후...
아니 늙은이를 이렇게 먹이시면 어떻게 합니까!

동생한테 오다가 등짝을 수차례 쳐맞았어요
사회생활 안해? 정신 안 차려?
그러다 문숙이; 왕따 당하면 어쩔거냐
다음날 제가 너무 무례했다고 손이 발이 되게 사죄...
엄마가 미안하고 민망하다고 호텔에서 밥 사먹이고...
이제는 은퇴하셔서 걱정 하나는 덜었어요;

종종 같이 공원가면 그렇게 옆길로 새요.
딱 살찌고 호기심 많고 산책 훈련 잘 안된 말티즈처럼
이 꽃도 보고 저 꽃 사진도 나비도 보고 길고양이도 따라가고...
바쁘게 움직이는 엄마의 궁둥이를 보면서
뒤에서 느적느적 따라가는 젊은 자식들은
음...활발하고 건강해, 잘 크고 있어...하고 만족
그러다 한번씩 소리쳐요, 어 거기 위험해! 조심! 가지마!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어서 썼어요
그저 우리집 막둥이 김여사가 늘 행복하고 건강하기만을 바랄뿐
읽으신 분들 부모님들도 모두 건강하고 오래토록 안녕하시길 빕니다.


IP : 67.160.xxx.5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한새댁
    '21.5.23 3:16 AM (112.162.xxx.74)

    정말 이런관계는..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요? 책으로만 혹은 상상속으로만 존재하는 관계 같아요..

    난 비록 이런 딸이 못되지만 내 자식에게는 짐은 안되는 엄마로 남으려고 지금도 고군분투 중입니다. 참 부럽습니다.

  • 2. ...
    '21.5.23 3:22 AM (67.160.xxx.53)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데 사연 없는 부모 자식 관계가 어디있겠어요. 그냥 어느날 엄마 인생이 좀 가슴아팠어요. 인간 대 인간으로. 열심히 사신 것 알고, 해 주신 것들 감사하고. 윗분, 고군분투 하시는 지금이 빛나는 날이 올거에요.

  • 3. 원글님
    '21.5.23 3:58 AM (223.62.xxx.89)

    형제관계가 어떻게 되시나요? 다들 출가해서 어머님과 따로 사시는건가요? 문숙님의 자녀 육아법이 궁금하네요. 엄마를 자식처럼 끔찍히 생각하는 자녀들이라니.. 자랄때 문숙님은 자녀들에게 어떤 어머님이셨나요?

  • 4. bb
    '21.5.23 5:03 AM (121.156.xxx.193)

    어머나 세상에 너무 사랑스러운 가족이네요.

    윗님처럼 저도 궁금해요. 더 써주세요.

  • 5. ...
    '21.5.23 7:59 AM (173.70.xxx.210)

    원글님! 우리집에도 문숙씨같은 분 계셨어요. 아들,딸이 너무 사랑해서 엄마 늘 곁에서 불면 날아갈라
    어디 아플까 걱정에...워낙 총기있고 똑똑했고 외모 또한 아름다웠던 나의 엄마. 귀여워서 볼에 뽀뽀하고
    늘 운전대 잡고 여기저기 잘 다니시던 분이라 어디시냐, 혹시 지하철 타시면 지하철 역까지 마중나갔던 자식들...
    그런데 그런 분이 갑자기 떠나셨어요. 가신지 몇년이 지났지만 원글님의 문숙씨같았던 우리 엄마가 오늘따라
    너무 보고 싶어요. 원글님도 문숙씨와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 6. 아름다워요
    '21.5.23 8:22 AM (220.81.xxx.171)

    사는게 별거 있나요.
    서로 사랑하는 모습 정말 상상이 막 됩니다.
    귀여운 문숙씨 항상 건강하시길

  • 7. ...
    '21.5.23 10:49 AM (180.68.xxx.100)

    문숙씨와 오래도록 행쇼~
    엄마와의 관계 너무 부럽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98173 이쯤되니 손군만 불쌍하네요 33 2021/05/24 6,364
1198172 가격 젤 싼 알커피 3 저렴이 2021/05/24 1,926
1198171 김어준의 뉴스공장 주요내용 5월24일(월) 16 ... 2021/05/24 1,045
1198170 (한강사건) jtbc 친구 난간 넘어가는 모습 cctv 공개 ㄷ.. 42 ㅁㅁㅁ 2021/05/24 21,576
1198169 코인의 순기능 2 ㆍㆍ 2021/05/24 2,314
1198168 자외선 차단 모자 4 ... 2021/05/24 2,320
1198167 로또 5천원치를 샀는데 5 ... 2021/05/24 2,990
1198166 임산부가 임신 중에 충격적인 일을 겪으면 20 2021/05/24 6,719
1198165 백화점 식품관 음식들 12 입맛 2021/05/24 6,887
1198164 이영애 vs 고현정 52 여배우 2021/05/24 9,557
1198163 빈티지 가구 아는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5 .. 2021/05/24 1,687
1198162 현재 다음(daum) 많이 본 기사? 10 헐~ 2021/05/24 3,214
1198161 교복여학생들이 두피만 씻는다하길래. 14 ........ 2021/05/24 5,809
1198160 아이가 자기만 봐달라고 하는데 어떡해야 할까요 13 ... 2021/05/24 3,603
1198159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들의 공통점 25 2021/05/24 8,861
1198158 층간소음 진짜 이런것까지 들려요 15 ... 2021/05/24 7,059
1198157 공부싫어하는 애들 공부시키는게 지옥이네요 13 ㅠㅠㅠ 2021/05/24 4,257
1198156 이사간 집에 전주인이 두고간 14 미신타파 2021/05/24 10,461
1198155 미우새 재방송 보는데 박군 대단하네요 ..ㅋㅋ 8 ... 2021/05/24 7,228
1198154 이런 남편 3 ㄱㄷ 2021/05/24 2,366
1198153 만48세 폐경기들어선거같은데 4 갱년기 2021/05/24 4,626
1198152 한강 대학생 사망 더 커진 논란…손정민 씨 아버지 주장은? 59 .. 2021/05/24 18,658
1198151 보들보들 촉감좋은 차렵이불 사려면 뭘로 검색하는게 좋을까요? 18 llllㅣㅣ.. 2021/05/24 3,495
1198150 한강) 마약 거론과 청와대 배후 글 박제했습니다. 29 아카이브 2021/05/24 3,039
1198149 직장가기 싫어서 자살하고 싶네요. 25 .. 2021/05/24 11,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