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부터 지하철에서 나와 그 건물 지나칠 때 까지 3분여 동안
목련 꽃 보면서 기쁘게 지냈죠.
정남향으로 햇빛을 완전히 받을 수 있는 장소라
제가 아는 한에서 서울 강북에서 가장 먼저 목련이 피는 나무이고
나무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꽃이 풍성하고
목련 자체를 온전히 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겨울이 지나려고 할 때
계속 목련 언제 피나 그 나무 보면서 걷고
한 잎, 두 잎 꽃잎이 피면 보면서 반가워하고
만개하면 너무 환희를 느끼면서 지냈는데,,
아마도 저랑 가장 많은 시간을 교감한 자연이 아닐까 싶어요.
꽃잎 다 지고 잎만 남으면 그때부터 모른척이었지만요.
슬픈 건
저 청사가 다 지어진다해도 그 목련은 다시 못 오겠죠
그 청사가 다 지어질쯤 저도 퇴직해야 해요.
남은 것 없어보이고, 퇴직 후 뭘 맞이해야 할 지 모르지만
봄 오려할때부터 꽃 만개할때까지 교감했던 그 설레임들이
제 직장 생활에 곱게 스며들어 있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