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나오고 칙칙 하고 왠지 뻔할 것 같아 딱히 끌리지 않았지만 2회부터 재밌더니
뻔한 내용일수도 있는데 뻔하지 않고 회를 더할수록 감동스러운 너무 잘 만든 드라마네요
자극적인 드라마 투성 속에 너무나 빛 났고 사랑스러웠고 아름다웠고 제게 많은 생각거리와 교훈을 주었어요.
이밤 어디 같이 드라마 수다 떨 사람도 없고 이 곳에 글로 감동의 마음을 삭여 봅니다 ^^
어떤 모습으로 늙어야 할것인가 나이 들수록 큰 화두이고
주변에 본 받고 싶은 사람보단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하는 맘을 주는 사람이 더 많아서 참 두려워요
그런데 학식 높지 않고 돈이 충분하지 않고 사회적 지위도 없고 얼핏 보면 보잘것 없어 보이는 사람도
덕출 할아버지처럼 얼마든지 훌륭하고 본 받고 싶고 멋진 모습으로 우아 하게 나이들수 있더군요
(물론 덕출 할아버지는 젊어서도 훌륭한 인품을 지닌 멋진 사람이었을 거지만요)
늘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주변 사람들 먼저 베려 하기
긍정적이기, 늘 중요하지만 나이들수록 더 중요한거 같아요 매사에 부정적인 노인 너무 보기 싫잖아요.
누가 한번 잘 못 했다고 외면 하는게 아니라 나이 만큼 넓고 너그러운 맘으로 세상을 대하기
위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고
꼰대짓 꼰대소리 안 하기,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 나이에 발레 한다고 할때 엄청 기죽고 비굴해 보일수도 있는데 전혀 자존심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너무나 당당 하고 반듯 하던 덕출의 모습이 실제로 얼마나 해내기 어려운 것인가를 알기에 드라마였지만 참 인상적 였어요
자기 자신을 위해 운동이든 뭐든 늘 노력 하기
거기에 그 나이에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남의 눈 의식 하지 않고 용기를 내고 기어이 해내는 건
거의 드라마에나 나올 듯한 거창한 일이라 치더라도 끊임 없이 자기가 좋아 하는 일을 찾고 용기내서 시도하는 것
쓰고 보니 새롭고 대단한 건 하나도 없네요.
그런데 덕출 할아버지의 모습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는건 그게 말처럼 알고 있는 것처럼 쉽지 않아서겠죠.
부부의 모습도 정말 본 받고 싶은 멋진 부부상 였고요.
울남편 나중에 늙어서 아파도 해남이처럼 알뜰살뜰 사랑해 주리라 다짐도 해 봅니다 ^^
사람 사이의 신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저는 상냥하고 따뜻한 말투만 좋아한 나머지 딱딱하고 냉정한 말투엔 말 하는 그 사람마져 냉정하고 차다고 오해 하는 경향이 심했던것같아요.
찬 말투의 발레선생 기승주나 첨엔 주로 싸가지 없이 말 하던 채록이나 알고 보면 그 누구보다 사려 깊고 따뜻 하고 신뢰를 중요시 하는 사람들인데 말이죠
채록이 보여준 의리를 생각 하며 내 선입견에 스스로 갖히지 말아야지 생각해 봤어요
신의를 특히 중시 하며 살았는데 나는 정작 내 이익과 편리를 떠나 얼마나 신의로웠던가?
어렵게 신의를 지켜 나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이 새삼스러웠구요
정말 멋진 스승상도 보았구요
승주에게 "샘도 저 객석에 앉는거 못 본다 하셨죠 저도 할아버지 객석에 앉아 있는거 못 봐요" 하던거....
끝까지 믿어 주고 절대 손 놓지 않고 조용히 뒤에서 걱정 하고 챙기며 헌신 하는 모습.
더불어 그런 분을 아버지로 둔 덕출의 자녀들이 너무 부럽더군요
학대 받다시피 하며 자랐고 부모와의 아름다운 기억이라곤 도무지 없는 저로선
늘 정말 큰 산처럼 든든하게 자식들 곁에 있어 주는 아버지
저런 아버지 엄마 너무 갖고 싶다 간절 했고 그렇다면 내가 저런 엄마가 되야지 다짐도 했구요.
발레엔 관심이 없고 발레공연 가도 크게 감동이 없었는데 앞으로 발레공연을 보게 되면 이전과는 좀 다를거 같아요 ^^
특히나 두 남자가 길위에서 추던 발레는 드라마의 백미였는데
할아버지가 눈 오는 날 길 위에서 추던 발레장면은 최고의 씬였읍니다
주연들 연기 좋은건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캐릭터들이 과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너무 다 좋았구요
마지막 회가 좀 너무 뻔했던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오래만에 마음에 남을 너무 좋은 드라마를 볼수 있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