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언론
추미애 전 장관의 '외눈' 표현이 이슈군요. 장애인 비하라니 지나친 선전선동입니다. 장애인을 향하여, 어느 방송인처럼 애꾸눈이라고 했다면, 혹은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라고 불렀다면 비하 발언입니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굳이 그렇게 표현할 필요도 없습니다. 장애를 갖고 있어도 그냥 함께 사는 시민들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을 지칭하는 맥락이 아니라 비유적 표현이라면 과연 장애인 비하인가에 대해 생각할 점이 많습니다. 물론 비유적 표현이라고 해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장애인을 지칭하는 문맥이 아니라 사건이나 상황, 일의 추진 과정, 조직의 문제들에 관해서 비유적 표현을 쓰는 일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가령, '절름발이 정책'이라는 표현도 장애인에 대한 지칭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애인을 연상하게 하고 그 장애인을 절름발이로 표현하는 비하 발언을 연상하게 하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외눈도 같은 맥락입니다. 두 눈으로 제대로 본다는 전제 아래서, 외눈이라는 표현이 균형잡히지 않은 혹은 반쪽짜리 시각이라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두눈으로 봐야 제대로 본다는 주장은 사회적 감수성이 떨어지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접근해 나가면 어디서 선을 그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가령 '정부의 왜곡된 시각'이라는 표현을 어떨까요? 시각이라는 표현은 시각장애인이 가질 수 없는 능력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시각이라는 표현 자체가 시각장애인을 비하 발언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민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다'는 어떨까요? 이런 표현은 귀를 기울일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비하발언이 될까요?
이런 식으로 따지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적 감수성을 길러야 성숙해집니다. 하지만 그 감수성이 다르던 과거 시대의 표현들 중에 어디까지 잘라내야 하는 걸까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10-20년 전에 쓰인 문학책들도 기록들도 죄다 삭제하고 바꿔야 할 듯 합니다. 그보다는 그 시대의 문화(종종 감수성이 떨어지고 심지어 잘못된 문화)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지난 주 국힘당 김종인 전대표의 발언을 보니 '하늘이 주신 기회' 이런 표현을 하더군요. 이런 표현은 무신론자들에 대한 심각한 차별 발언이라고 왜 주장하지 않을까요? 하늘이 주신 기회라니요? 하늘이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무슨 신이라도 된답니까? 유교의 가부장 제도를 전제하는 이 표현이 하늘의 뜻 같은 건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에 대한 심각한 비하 발언이라며 사과하라고 주장하면 어쩌겠습니까?
안타까운 일입니다. CJD 등 일제히 포화를 퍼붓는 언론은 '외눈'에만 집중하는 군요. 더 중요한 문제는 언론이 얼마나 균형된 시각을 가졌는가라는 메세지에 있습니다. '외눈'이라는 표현이 장애인을 지칭하는 맥락이 아니라 언론을 지칭하는 맥락이었음을 주시해야 합니다. 네, 역시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인이 아닌) 장애언론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셈입니다. ^^
그러니까 CJD 등은 이런 말이 하고 싶은 겁니다. - 우리를 외눈 언론으로 비하하다니 참을 수 없다. 장애 언론을 비하하지 말라!
장애언론에 대한 비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각장애인은 비하하면 안됩니다. 한쪽 시각을 잃었다고 해서 애꾸눈이라거나 외눈박이라고 불러서는 안됩니다. 기능을 상실한 책임을 묻거나 비판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의 경우는 기능 상실을 가지고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균형된 시각을 잃고 우리사회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언론을 비판하고 지적하는 것은 비하가 아닙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인격과 권리를 갖지만, 잘못된 언론은 그 상실한 기능을 제대로 갖추도록 끝없이 비판해야 합니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안락사를 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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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언론 ㅡ우종학
ㄱㅂㄴ 조회수 : 447
작성일 : 2021-04-26 10:51:42
IP : 223.39.xxx.1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제발 제발 제발
'21.4.26 11:36 AM (106.101.xxx.139)국산 쓰레기레기들 다 폐기처분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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