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나 문화는 오랜 세월 후에 그 결과가 나오 죠. 정말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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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받아쓰기도 못보게해”… 담임도애들 수준 몰라
“선생님! 협력선생님께서 자고 있어요!”
얼마 전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 중인 담임교사를 향해 외쳤다. 교실 뒤편 의자에 앉아 있던 협력교사가 조는 모습을 본 것이다. ‘협력선생님’은 기초학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가 학교에 배치한 기간제 교사다. 이학교 관계자는 “미리 협의도 없이 개학 일주일 전에 협력교사가 학교로 갈 것이라는 교육청의 통보를 받았다”며 “서로 갑자기 한 교실에 두 교사가 있게되니 마땅히 뭘 할지 모르셨던것 같다”고 전했다.
협력교사 제도는 원격수업으로 인한 기초학력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가 내놓은 사실상 유일한 현장 지원책이다. 임용 대기자나 퇴직 교사 등을 1년 한시로 채용해 한 반 인원이 30명 이상인 초1∼3학년 과밀학급에 배치한다. 전국적으로 약 1900명이 배치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대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한 교실두 교사’로는 기초학력 붕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교육당국이 ‘평가=줄 세우기’라는 일부 교육단체의 반발만 의식해 실태 파악을 위한 기본적인 진단마저 회피하는 게 문제라는 의견이다. 한 교사는 “제대로 된 진단이 없으니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올 리없다”고 꼬집었다.
학력저하 진단해야 처방할 텐데… “교육감, 받아쓰기도 못보게해”
‘2분의 1 더하기 3분의 1은? 5분의 2.’
‘오늘 선생님한테 졸발리게(쪽팔리게)혼났다.’
수도권 중학교의 김모 교장은 기초학력 미달학생 지도교사가 보여준 학생들의 수학 답안지와 일기장을 한참 들여다봤다. 도무지 왜 이렇게 쓴 건지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다. 분수 덧셈은기초학력 미달학생 40명 중에 40명이 5분의 2라고 답을 써놓은 상태였다.
“정말 오랫동안 방치되고 누적됐구나 싶더라고요. 초3 때 분수의 기초를 제대로 못 배우고, 한글에서 쌍지읒도 모른 채쭉 올라온 거죠. 그럴 수 있어요. 초등학교는 6년간 시험을 안 보잖아요. 게다가 코로나19까지 겹쳤으니…. 운 나쁘게 6년내내 사명감 없는 선생님을 만나면 이런 상태로 중학교에 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국내 초중고교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교육계의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교사들은 그 물밑의 근본 원인이 ‘진단의 부재’라고 꼬집었다. 교육당국이일부 교육단체의 반발에 밀려 수년간 초중학생의 학력 확인에 손을 놓았고, 여기에 원격수업까지 더해지자기초학력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단 없는 땜질 처방만 늘어놓으니 문제가 해결될 리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아픈 곳을 모르는데 어떻게 치료? 헛발질 대책
“이미 수년 전부터 교육부도, 교육청도 전국이나 지역단위 평가를 진행하지않아요. 평가권한을 교사에게 넘기라며 기초학력 진단검사조차 반대한 일부 교육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였기때문이죠. 모든 게 교사 자율이니 기초학력 진단도 안 해도 그만이고….그 결과도 예전엔 교육부나 교육청에 보고해야 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서울 지역 초등교사)
인천의 또 다른 초등교사는 “교육감들이 나서서 선생님들에게 ‘초1은 받아쓰기나 일기쓰기 시키지 말라’고 지시하니 교사들도 ‘편하네? 안하고 말지’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글이나 맞춤법 해득을 제때 지원할 시기만 늦어지고 있다”고지적했다.
요즘 학생들은 초1부터 중1까지시험을 보지 않는다.
“그렇게 중2가 되고 첫 중간고사를 보고서야 기초학력이 무너져 내린걸 절감해요. 표준화된 검사가 있어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보정하는데 그럴 기회 자체가없는 것이죠.”(인천 지역 중학교 교사)
서울 지역 한 고교 교사는 “기초학력 진단을 하면 반별, 학교별, 지역별 격차가 드러나고 결국 교육부와 교육청의 숙제가 되는셈이니 다들 하기 싫은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