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입니다. 대체로 순한 아이이고 분류하자면 모범생쪽인 아이에요.
여기는 지방이고 코로나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은지도 한참이라 학교도 매일 갑니다.
이제 날도 더워져가고 하니 4월 들어서 비말차단 마스크를 사줬어요
기존에 쓰던거보다 훨씬 가볍고 숨 쉬기가 편하니까
처음엔 애가 덴탈마스크인 줄 안끼려고 하더군요,
아이가 덴탈마스크는 끼지 않게 된 이유가 다른게 아니고
언젠가 아주 잠깐 나갔다 들어올 일이 있는데 새걸 꺼내기 아까워
덴탈마스크를 꺼내줬는데 애 혼자 나갔다 오는 길에 윗집 아주머니가 애를 보고
너 왜 위험하게 덴탈마스크 끼냐고 했다며,
그게 무안하고 창피했던지 그 후론 덴탈마스크는 절대 안 껴요.
그래서 이건 덴탈마스크 아니고 비말차단 마스크라고
차이점을 설명을 해줬는데 그때 잘 이해를 못한건지
제 말을 안 들은건지 그래도 시원찮았던건지
오늘 또 이거 덴탈이라 차단 잘 안될거 같다...고 그러는거에요.
이게.. 마스크로만 이런거면 마스크 얘기로 끝내면 되는건데
이런 경우가 종종 있어서, 제가 울컥 마음에 짜증이 솟더라구요.
그래서 이건 비말차단 마스크라고 하지 않았냐,
엄마가 어련히 알아서 잘 샀겠냐 너한테 위험한걸 씌웠겠냐,
그럼 너는 내일부터 94껴라. 이렇게 다다다다 쏟아냈죠.
제 마음 한켠에는 얘가 나를 얼마나 시원찮게 봤으면
여러번 얘기를 해줘도 잘 설명을 해줘도 끝내 자기 생각이 더 앞설까
하는 모난 마음도 들고, 제 딴에는 학교에서 종일 쓰고 있고
체육도 하고 통학거리가 상당해 걷는 동안 불편할까봐
생각코 비말차단마스크로 바꾼건데, 그리고 이런 이유로 산거라고도
말해줬었는데 그럼에도 저렇게 나오니 서운한 것도 있구요.
6학년이면 어린 나이인건 맞지만
이런 일을 앞뒤 설명 듣고 이해할 나이는 되지 않는가 싶어서
괜히 애한테 섭섭했다가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다시 또 차근차근 설명해줘야 맞는건가 싶다가 마음이 착잡하네요.
애는 지금 학원에 가 있고 두어시간 있다 보면
또 무슨 얘길 했었냐는듯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일이지만
이런 경우, 제가 뭔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행한 어떤 일에
아이는 또 아이 나름의 고집을 내세우는 일이 종종 있다보니
한번씩 참 엄마로 어른으로 중심잡고 겸허하게 대응해주는게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