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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냥이 이야기

까망이 조회수 : 1,273
작성일 : 2021-04-12 13:37:11

작년 여름 이사를 오고나서 집 바로옆 자그마한 공원으로 매일 걷기 운동을 하면서 그곳에 쭈욱 살고 있던

길고양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 터를 잡은 고양이들은 5마리인데, 그 중 까망이(딸이 붙여준 이름입니다)가

유독 눈에 들어와 이뻐하던 딸이 올해 고3이 되면서 학교에서 늦게 오는 자기대신 매일 공원으로 운동나가는

저한테 그 아이에게 먹을것과 간식을 주고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한게 만남의 시작이었죠.

사실 전에는 고양이한테 아무 관심도 없었고,오랜시간 야외에서 생활하는 동물에 대한 선입견 까지 있어서

가까이 간다는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는데, 먹이를 주고 관심을 가진지 6개월이 다 되어가니 저도 어느덧

까망이 바라기가 되었습니다.  유독 한파가 잦았던 지난겨울과 오늘처럼 비가 오는날은 까망이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근데 그 까망이가 길냥이로 떠돈지 8년차쯤 되어서인지(이건 동네 캣맘이 알려줘서

알았어요). 사람손길을 거부하거나 하진 않아도 선뜻 맘을 주지를 않다가(매일 봐도 첨보는 사람처럼 대합니다)

지난주부터는 저를 알아보는지 제가 멀리서 먹이담은 비닐을 흔들면 저한테 다가오더라구요. 더구나 제가 벤치에

앉으니 제 옆에 와서 저의 손길을 한참이나 받다가, 제 다리로 내려와서 스윽스윽 비비기도 하는데, 허~ 이거

이 아이를 데려다 키워야하나 갈등을 일으킵니다.

사실 그 전에도 딸아이가 집요하게 키우면 안되냐구 할때마다 흔들리긴 했는데, 막상 저한테 조금씩 애정을

표현하는 고양이를 보니 맘이 많이 흔들립니다. 사실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보고 나름 키우는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여러가지 현실적인걸 고려하니 키운다는게 엄두가 나질 않았거든요.

이곳 게시판에 종종 올라오는 고양이 관련 글들 읽어보기도 했는데... 마음에 걸리는게 크게 3가지더라구요.

먼저 까망이가 길냥이 8년차라고 하니 제가 키우게 되면 병원비로 제가 감당할 수 없는수준의 병원비가 들 것이라는

예상, 그리고 두번재가 털의 문제입니다. 단묘종이긴 하나 제가 쓰다듬을때 털이 정말 많이 빠지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

확장형 아파트라 고양이 화장실을 놓을곳이 마땅치 않은 것입니다.사막화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 글들 종종 봐서요.

 물론 제가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 우려되는 것들이 위의 세가지 외에도 있겠지만, 당장 지금은 3가지가 가장 걱정이 되긴 합니다. 제가 고양이를 키우는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알려주시면 보다 숙고해본 뒤에 딸아이와 상의하여 결정을 하려고 하거든요.



IP : 211.251.xxx.11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
    '21.4.12 1:50 PM (223.62.xxx.56)

    그냥 가끔 가보고
    밥만 주세요
    길냥이 데려오면 집 적응 어려워요
    박테리아 바이러스 많구요
    생각과 많이 달라요
    키우시려면 갓 낳은 애기 구하셔요

  • 2. 털은
    '21.4.12 1:55 PM (125.184.xxx.67)

    키우시다보면 신경안 쓰이게 됩니다. 믿기지 않으시죠 ㅎㅎ
    저는 빗질 자주 해 줍니다 ( 죽은 털 솎아내는 빗, 저는 퍼미네이터 사용)

    저희는 고양이 화장실은 방에 하나, 중문 없는 현관에 두었어요.
    매트랑 같이. 남은 건식화장실 있으면 거기에 화장실 두셔도 되고요.
    그리고 사막화는 이것저것 쓰다가 천일뽈록이매트 정착했는데 사막화 많이 잡혔어요.
    가격도 넘 저렴하고, 재단할 수 있고해서 추천(광고아님)

    고양이 3마리나 키우는데, 하루에 한번 로봇청소기 돌리고 하니까 거슬리는 거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외려 사람머리카락 바닥에 더 많고, 냄새 풍기고 다니는 듯ㅋ

  • 3. ooo
    '21.4.12 1:58 PM (180.228.xxx.133)

    저도 상자에 담겨서 버려진 아이 키우는 입장인데
    처음에 밤새 비 쫄딱 맞고 몸이 얼음짱처럼 차가워
    죽어가는 아이 일단 구조해놓고 했던 고민과 비슷해서
    댓글 달아요.

    냥이 너무 무서워했고 일도 그만둔 터라
    경제적인 것도 너무너무 부담됐고
    내 집 청소도 안 하고 사는데 털은 어찌 감당하나 싶고 ㅜㅜ

    그런데 한 생명을 거두는 일은 어느정도
    내 희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되겠더라구요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이고 만물의 영장이라는데
    다른 생명을 돌아보고 지켜줘야할 의무가 있지 않나
    고민해서 키우기 시작했어요.

    한달된 아깽이 들고 병원으로 뛰어가니
    영양실조, 탈수, 저체온증이라는데 3일간
    제 가슴속에 넣고 품어 겨우 살려놓으니
    이번엔 장염으로 엄청난 설사하다가 핏덩이까지 싸더라구요.
    병원마다 너무 작아서 수액도 안되고 못 살린다고 거부해서
    근방 동물병원 전부 찾아다니며 겨우 살렸어요.
    그런데 살아나서 뛰어다니는거 보니
    병원비가 하나도 안 아깝더라구요 ㅎㅎ
    그 이후로도 중성화, 배꼽탈장, 방광염 수술까지 했는데
    그때마다 제발 건강해주기 바라며 그냥 제 생활비를 줄여요.

    털 문제도 냥이 덕분에 부지런해져서 자주 청소해요.
    무선청소기로 생각날때마다 습관처럼 돌려주니
    오히려 집사가 부지런해진다는 장점이 있네요.
    하도 구석에 잘 들어가서 평생 청소 안 하고 살던
    구석구석까지 미리 청소해요.
    먼지 묻은 발 그루밍하며 빨다가 잘못되기라도 할까봐요 ㅎㅎ

    화장실 문제도 살다보면 다 요령 생기고 정보습득하면
    걱정 안 하셔도 되요.
    모래 잡아주는 매트도 너무 많고 저 같은 경우
    아예 욕실 하나를 냥이에게 내어줬어요 ㅋㅋㅋㅋ
    거실에 두었을때도 대형 화장실에 벌집매트 쓰니
    사막화 문제로 힘든 적은 없었구요.

    나를 의지하고 애정을 보이는 생명체와 인연을 맺는다는건
    나도 성장하는 계기가 되고 참으로 축복받은
    행복한 경험이리고 생각해요.
    따님과 잘 상의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

  • 4. 윗님 222
    '21.4.12 2:05 PM (117.111.xxx.110)

    세계관이 바뀌는 느낌 ㅎㅎ

  • 5. 꼬리
    '21.4.12 2:12 PM (223.62.xxx.56)

    꼬리 종양으로 두번 수술
    이백 들었어요
    돈 생각 하시고
    고려하세요

  • 6. 이선윤주네
    '21.4.12 2:16 PM (210.178.xxx.204)

    000님 대단하세요 존경스러워요
    저도 집사된지 10개월차입니다
    저도 매트 큰거 2개깔고 사이즈큰 대형 화장실 로 바꾸었더니 사막화 걱정안해요
    저희집 냥이도 단모종이지만 털날림은 있어요
    구석구석 청소기 잘 밀고, 베란다 청소도 더하게되네요
    집사가 더 부지런해질수밖에 없어요
    처음엔 고양이 키우는거 반대했던 제가 더 좋아합니다
    고양이는 사랑 그자체에요

  • 7. 맘 접으시고
    '21.4.12 2:20 PM (223.62.xxx.38)

    걍 매일 먹을거랑 물 챙겨주세요
    나이도 이제 노년기로 접어드네요
    고양이든 강아지든 그때부터가 병원비엄청 나갑니다
    털과함께 살아야하고
    이미 외부에서 산 세월이 긴 아이라
    그애도 집안은 답답할수도요

  • 8. 집사의길
    '21.4.12 2:39 PM (219.241.xxx.115)

    에궁 와서 부비부비한다는데서 심쿵 했네요
    사실 3번은 큰 문제가 안되고요
    사막화 안되는 모래종류도 있고 매트도 있고 놓을 자리는 윗님처럼 현관에 놓아도 되고 어떻게든 자리는 만들어져요
    2번 털은 감수하셔야해요
    저희는 장모종이라 털 엄청날리는데 저도 좀 깔끔떨고 게으른 성격에서 대충 눈감고 부지런히 청소기 돌돌이 밀어대는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ㅡㅡ 이뻐서 용서됩디다
    제 생각에 1번이 가장 우려되긴 하네요
    건강한 냥이는 크게 병원비가 안드는데 그 친구는 지금 건강상태가 어떤지 병원가서 검사를 해봐야 알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나이도 있고.. 어쨌거나 병원비 문제만 좀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면 좋겠네요

  • 9. ㆍㆍㆍ
    '21.4.12 3:05 PM (59.9.xxx.69)

    주로 고양이 집사들이 키우라고 댓글 달리지요. 8년차면 앞으로 돈들일만 남았네요. 그 후덜덜한 병원비 감당이 되시먼 키우시는 거지요

  • 10. 길냥이도원할까요
    '21.4.12 3:54 PM (223.38.xxx.61)

    길냥이로 살다가 집 고양이가 되는게 좋은 건지 전 잘 모르겠어요.
    저희 동네 길냥이는 봄 되면 꽃에 코도 대고 있고 여기 저기 자기 놀고 싶은 곳에 드러누워 있고 다른 고양이랑 어울려 다니기도 하고.
    꾸준히 천사같은 분이 먹이도 주시고.
    언뜻보니 중성화 수술도 되어 있는 것 같고.
    그렇게 살다 집고양이가 되는게 행복한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전 그냥 생각이 많은 랜선 집사에요.

  • 11. ooo
    '21.4.12 4:05 PM (211.36.xxx.31)

    길냥이의 길생활이 그렇게 전원적이고 낭만적이지 않은게
    문제지요 ㅜㅜ
    영역싸움 밥그릇 싸움에 뼈가 드러날 정도로 다쳐도
    항생제는 커녕 치료를 못 받으니 괴사되는건 너무 흔하고
    사람들 학대 정말 모르세요?
    발 잘리고 꼬리 잘리는것도 모자라 글로 쓰기 어려운
    참혹한 학대 너무 많아요.
    한파에 온기 한 점 없는 길에서 자다가
    동사하는 아이들 너무 많아요.
    울나라 길냥이 평균 수명이 3년입니다.
    길냥이를 키우는 문제는 구조라고 생각하는게
    맞다고 봐요.

  • 12. ....
    '21.4.12 4:12 PM (222.106.xxx.12)

    8년이나 밖에서 동네 캣맘 돌봄으로 산거면
    동네에서 잘 봐주고 계신거.
    8년이나 산애가 집에서 살긴 답답할거고
    지금처럼 놀아주시고
    간식좀 사주시고
    그러세요
    우리아파트에도 그정도 된 녀석이있어요
    아파트 사람들 예쁨받고 살아요

  • 13. 그냥 녀석
    '21.4.12 4:26 PM (180.68.xxx.158)

    낭만 고양이로 잘 섬기세요.
    저도 3쥔을 모시느라 허리가 휘지만,
    입양은 진짜 신중히 하시길요.
    8살이면 동네분들이 잘 돌봐주는듯하네요.
    고양이의 치명적인 매력은 말하자면 입 아프지만,
    진짜 털,털,털....
    걍 뭉쳐서 살지만
    깔끔한 분들은 미쳐요.

  • 14. 저도
    '21.4.12 4:39 PM (86.161.xxx.176)

    해외에서 가장분양 받아 6년차에 들어간 집사지만요..
    한국에서 정말 8년을 밖에서 잘 지냈으면 그 동네가 나름 좋은 동네이고 사람들이 잘 돌봤다 생각합니다.
    8살이면 묘생의 절반 이상을 밖에서 살아서 집에서 살기 힘들꺼예요.

    음..제 고양이도 밖에 안나가는 집 고양이였는데..
    날씨 좋아져서 정원에 한번 내보냈는데..
    그 다음부터 아침에 정원 문 앞에서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 까망이는 넓는 영역에서..작은 집으로 들어오는거라...
    지금처럼 잠시 만남으로 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원글님이 고민하시는건..
    키우게 되면 고민이 아니게 되어버리더라구요.

  • 15. ooo
    '21.4.12 4:50 PM (211.36.xxx.31)

    전문가들 의견에 의하면
    집안이 답답해서 외출하고 싶어한다는건
    극히 인간의 관점으로 봤을때 얘기라고해요.
    밖이 좋아서 나들이하고 싶은게 아니라
    이미 자신의 영역이 밖으로 확장되었기에
    나가서 확인하고 둘러봐야하는 본능이 발동한거예요.

    보통의 길냥이들 개인 영역이 2km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대
    이 정도의 영역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뛰어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냥, 수면, 숨을 곳 등등의 욕구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영역이라고해요.
    따라서 집 안으로 영역을 옮겨 생존에 필요한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렇게 넓은 영역 필요 없이
    얼마든지 집안 생활에 만족한다고 합니다.

  • 16. 한국이 유난히
    '21.4.12 5:07 PM (125.184.xxx.67)

    고양이를 야생동물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고양이도 엄연히 인간에게 길들여진 반려동물이고요.
    야생동물 생태계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동물입니다.
    집고양이 수명 15-20년인 것데 비하면 길고양이 수명 2-3년은 턱 없이 짧지요. 기본적인 물, 먹이도 충족 되기 어려운 환경에 혹독한 사계절 다 겪어야 하고, 각종 위험과 학대에 다 노출된 결과입니다.
    렌선집사님 눈에 잠깐 보이는 고양이의 낭만적인 모습보다 생존을 위협받는 삶이 길고양이들이 실제 처한 현실이고요.
    당연히 시시각각 죽음의 공포, 굶주림의 공포 겪지 않아도 되는 집고양이가 당연히 훨씬 행복합니다 ㅠㅠㅠ

  • 17. ::
    '21.4.12 7:19 PM (1.227.xxx.59)

    고양이는 잘 않아파요.
    처음에나 기본 예방주사 3번에 중성화수술 비용들고요.
    제가 상태 않좋은 길냥이 데려가서 진료 봐보면 영양부족이 많고요.귀진드기 혹시나 범백등 검사 다해보면 돈 많이 들어가는 질병은 없더라고요.
    다만 길생활해서 몸은 깨끗하지 않아서 병원 진료보면서 발톱 깍아주면 일주일있다 깨끗이 씻어주면 됩니다.
    피부질환이 간혹있는데 고양이 피부질환 샴프로 씻겨주면 되고요. 병원가면 기본 적인 검진 다 해줍니다.
    고양이는 나이드신분들이 키우기 더 좋아요.
    산책않해줌.목욕1년에한번.처음에 진료비 좀 나가고 않아픔.
    다만 털이 문제긴한데요.저도 처음 이 부분이 걱정이였는데
    지금은 딸들과 예기하네요.
    우리 정말 인생이 고양이 키우기전과 후가 다르다고 말합니다.이말에 다 모든게 담겨있어요.
    가끔 공원에서 보는것보다 같이살면 더 많은것을 느끼게 될거예요.이 아이가 우리에게 주는 행복이죠.
    돈나가는 생각못할만큼 고양이에게서 더 많이 받은것 같아요.고양이 들이시면 지금 걱정하는3가지는 아무것도 아니예요.

  • 18. 우연히
    '21.4.12 11:18 PM (125.184.xxx.67)

    유튜브 알고리즘추천으로 이런 영상 발견. 8년간의 길고양이 생활 마치고 입양된 회색 고양이 이야기에요.
    https://youtu.be/BHMWMPFYK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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