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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사할 때마다 똑같이 드는 생각

조회수 : 3,082
작성일 : 2021-04-10 10:00:16
도대체 이 많은 짐을 왜... 이게 뭐라고 그렇게 이고 지고 살았나....

이사가 잦다면 잦았다 볼 수 있어요.
결혼 16년동안 해외 발령 포함 5번째 집에 살고 있으니까요.
평균 5년에 한번 꼴로 이사를 한 셈인데 실제 거주기간은 3-1-6-4-3 정도 되네요. 지금 집에 3년차. 대충 모두 30평대에 거주했고요.

이사를 한다고 이삿짐을 쌀 때마다 허걱 허걱 하며 참 많이도 내다 버렸어요. 특히 해외 나갈 때 엄청 버리고 귀국할 때 또 엄청 버리고. 그래서 속칭 묵은짐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어쩜 이렇게 꺼내보면 또 구메구메 별 허접쓰레기 같은 것들을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양 그리도 이고 지고 살았는지요. 심지어 귀국후 거주한 집들은 현 주거지 포함 둘다 베란다가 기본으로 확장되어있는 신축아파트라 수납공간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도 그래요.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두 딸에게 내 주고 저희 부부는 제일 작은 방에 딱 붙박이장이랑 침대만 넣고 살았어요. 아이를 낳은 이후 쭉. 중간방은 서재 겸 공부방.
근데 둘째놈까지 중학생이 되자 각자 방을 달라고 해서
지난 금요일 대대적인 이사를 감행했어요. 저희 침실의 붙박이 장과 침대를 안방으로 옮기고 안방에 있던 두놈의 침대를 각자 방으로 넣어주고 안방에 있던 피아노도 작은방으로, 서재의 책장 몇개도 옮기고 안방 한쪽 벽면을 다 채우고 있던 애들 책장도 전부 이동 이동 이동.
붙박이장 해체 이동 때문에 전문가를 불렀어요. 요즘은 이런 가구 재배치만을 전문으로 해 주는 업체도 많더라고요. 붙박이장안에 있던 옷이랑 침구는 모두 거실로 꺼내 놓고, 서재 붙박이 장은 평소 창고처럼 썼다가 그 방을 쓸 둘째놈이 써야하니 비워주느라 싸그리 비우고...

세상에... 거실이 발디딜틈 하나 없이 꽉 찬 것도 놀랠노자 인데, 서대 붙박이 장안엔 이 집 거주 겨우 3년만에 뭔놈의 쓰지도 않을 쓰레기가 그리도 구메구메 쌓였는지... 세상에 이 쓰레기를 지고 앉아서 짐둘곳 없다 수납공간 없다 타령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제가.
저희가 욕실을 둘다 건식으로 써서 욕실 바닥에 두툼한 소형 면 러그를 깔아 두거든요. 변기 주변 u자형 하나, 그 앞에 작은 거 하나, 세면대 앞 겸 욕조 옆에 좀 큰 거 하나. 그게 두꺼워서 잘 안마르니 총 4세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1년 전에 건조기를 사고, 러그도 많이 낡아 새걸 샀거든요. 새 러그 쓰면서, 빨면 바로 건조기에 건조해 다시 깔면서도 그 낡은 러그를 혹시 몰라 보관을 해 뒀던 거예요. 1년째 꺼내 보지도 않을 걸. 혹시나 싶어서. 부피나 작아요? 두께 2센치는 될법한 두툼한 면 러그가 12갠데? 진짜 말 그대로 걸레같은 그게 뭐라고 그렇게 이고 지고 고이 모셔놨는지.

애들이 성장하니 책 교체를 해 주는 건 당연하지만, 첫째땐 늘 둘째가 읽을 거니... 하며 새 책을 사기만 하고 둘째는 그래도 좀더 좀더 이러면서 버리지 않고... 조카에게 물려받아 손도대지 않은 초등학생용 문학전집이며 과학전집이며... 그놈의 전집 전집 전집... 권수도 뻑하면 109권, 좀 작으면 60권... 애들이 읽던 원서 챕터북들, 이젠 손도 안대는 거 알면서 팔아야지 당근에 내 놔야지 무료 나눔 해야지... 생각만 하면서 게을러 그냥 뒀던 책들..... 그게 30평대 안방의 한쪽 벽면을 완전히 메우고 있었죠...
그러면서 책 꽂을 곳이 없네. 책꽂이 둘곳이 없어 살 수도 없고... 이랬더랬죠 제가.

팔 책, 버릴책, 나눔할 책 으로 대충 나눠 지금 거실에 한가득 쌓아놨어요. 대체 이게 뭐라고 청소할 때마다 먼지 닦아줘가며... 에혀.

미니멀한 삶은 항상 꿈이지요. ㅠㅠ
IP : 58.231.xxx.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4.10 10:02 AM (222.236.xxx.78)

    평균 3년 조금 넘는건데요.

  • 2. 미루나무
    '21.4.10 10:11 AM (14.55.xxx.141)

    맞아요
    이사 할때마다 많이 버린다해도 몇년살면
    또 쌓여요

    우리엄마 살림살이 줄이면서
    스텐다라이 교자상 접시 찜솥
    거실에 내다놓고 가져갈사람 가져가래니
    아무도 안가져 가더이다
    부동산이나 패물이나 현금
    그것외엔 남길게 없다
    살림은 안사는걸로 결론

  • 3. ..
    '21.4.10 10:59 AM (180.83.xxx.70)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
    원글님 성향이 안 쓰는거 버리고 정리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네요. 언젠가는 쓰겠지...
    그러면 깔끔하게 정리하고 사는거 못 해요.

  • 4.
    '21.4.10 11:07 AM (58.231.xxx.5)

    180.83님 네, 맞아요. 그런거 같아요. ㅠㅠ
    나름 후딱후딱 버릴려고 노력은 하는데도 그게 잘 안되네요. 특히 책은 더 그래요. 어릴 때의 결핍이 지금도 영향을... ㅎ
    반성합니다. 매번 이사때 마다 반성해요.
    이번 방이동 때문이 일은 어마어마하게 커졌지만 그래도 좀 시원하게 비우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이에요.

  • 5. ..
    '21.4.10 11:25 AM (180.83.xxx.70) - 삭제된댓글

    공간도 돈이다 생각하시고 안 쓰는건 버리세요.
    정리 수납의 첫번째 원칙이 버리기예요.
    조금이라도 넓은집 가려고 그 많은 돈을 쓰는데
    결국 쓰지도 않는 짐들로 공간 채우는거 아깝잖아요.
    좋은 인테리어도 뭘로 채울까 보다는 덜 채우고 비우는거래요.
    사실 저도 예전엔 못 버렸어요. 버리는걸 못 해서 안 사는것 부터 습관 들였어요. 지금은 쟁여두는거 안 하고, 같은 용도 물건이 있으면 안 사요. 책도 되도록 대출 많이 이용해요. 어찌보면 휑 한데
    전체제으로 정돈 되고 여유있는 지금이 좋아요.
    집에 오는 분들이 집이 좋아 보인대요.
    원글님도 할 수 있어요, 파이팅!!!!

  • 6. 폭풍공감ㅎ
    '21.4.10 11:27 AM (112.144.xxx.235) - 삭제된댓글

    짐을 이고지고 끝없이 나오는 물건들 ... 매번 저도 반성합니당.^^

  • 7. 책은
    '21.4.10 1:46 PM (211.110.xxx.60)

    정말 선택과 집중을 해야합니다. 딱 필요한것만 앞으로 볼것만 두고 나머지는 재활용통행~~

    그러니 집 무게도 가벼워진 느낌~~

    전 주방도구에 집착이 심해 사고 또 이쁘면 사고 그러다..작년이사로 1/3은 버렸어요.

    이제 안사려고하는데...

    심지어 버렸는데 냄비 20cm짜리 하나더 있음 좋은데..어쩌지 이러고 있네요~~안사려고요.ㅠ

  • 8. 빗소리
    '21.4.11 11:45 AM (61.74.xxx.64)

    이사할 때마다 똑같이 드는 생각.. 맞아요.
    살림살이 최대한 줄이고 그때그때 버리며 살자. 양은 줄이고 질은 높이자. 미니멀 라이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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