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당신의 사월은 아직 아프다

!!! 조회수 : 607
작성일 : 2021-04-07 18:34:23
https://news.v.daum.net/v/20210405140703593

주현숙 감독이 세월호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2017년이었다. 그가 세월호 참사를 정면으로 마주 보기까지 3년이 걸렸다. “처음에는 들여다볼 자신이 없었어요.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이 아니더라고요. 3년이 지난 뒤에 약간의 용기, 사실 용기까지도 아니고 그제야 고개를 조금 돌릴 수 있는 정도였어요.”

‘고개를 조금 돌린’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노란 세월호 리본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이유가 궁금했다. “보통 다큐 작업을 설명할 때 제가 막 떠드는 편인데, 이번엔 달랐어요. 사람들이 먼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나는 그 소식을 어떻게 들었고, 그때 뭘 하고 있었어’라고요.” 누군가는 속보를 보던 당시 자신이 앉아 있었던 자세까지도 세세하게 기억했다. 주 감독은 확신을 얻었다. “이건 나만의 기억이 아니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그동안 피해자도 아니고 유가족도 아닌데 내가 왜 이렇게 힘들까, 감히 내가 힘들어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는 ‘힘듦’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이 덜 외롭기를 바라며 〈당신의 사월〉을 찍었다.

주현숙 감독은 사람마다 고유한 통증을 느낀다고 말하며 이를 지문에 비유했다. 다큐에 등장하는 다섯 명도 세월호 참사 당시 각각 다른 곳에서 다른 슬픔을 느꼈던 평범한 사람들이다. 고등학생, 중학교 교사, 인권활동가, 청와대 앞 카페 주인, 진도 어민.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감정이입을 하는 인물도 서로 다르다. 세월호가 각자에게 만들어준 ‘지문’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나는 이렇게 아팠다’고, ‘아직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직 아프다고 말할 수 있으면 이제 해결해보자고도 이야기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가 〈당신의 사월〉을 찍은 이유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이미 많다는 사실은 개의치 않았다. 모두 각각의 시기에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서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당신의 사월〉을 “세월호 참사를 지켜봤던 평범한 우리를 기록한 첫 번째 영화”라고 평가했다. 한 유가족은 “당시에 많은 분들이 우리를 도와주러 왔는데 그때는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이 영화가 고맙다는 이야기를 대신 해준 것 같아 고맙다”라며 감독의 손을 잡았다.

주현숙 감독은 세월호 참사가 오래되고 잊혀진, 패배한 사건이 아니라 서로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 시작은 여전히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데에서 출발하겠죠.” 〈당신의 사월〉은 4월1일 개봉한다.



IP : 125.134.xxx.3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전맘
    '21.4.7 6:50 PM (219.255.xxx.66)

    ㅠㅠㅠㅠ
    그네를 찍은 인간들

  • 2. 여전히
    '21.4.7 7:22 PM (116.123.xxx.207)

    세월호 라는 단어만 봐도 눈물이..
    다시는 이런 일 없어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88466 오세훈이 시장이었을 때 빚 1000억 14 ... 2021/04/07 1,333
1188465 서울은 그렇다치고 부산은 진짜 이해불가네요 21 모모 2021/04/07 3,286
1188464 역쉬 탁월한 선택 4 오예 2021/04/07 588
1188463 82 대깨분들은 좀 반성하세요 20 웃겨 2021/04/07 1,517
1188462 ㅋㅋㅋㅋㅋㅋ 정의는 역시 살아있네요!!! ㅋㅋㅋ 13 ㅇㅇ 2021/04/07 1,267
1188461 37.7%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37.7% 2021/04/07 2,436
1188460 출구조사 나왔네요 6 /// 2021/04/07 1,367
1188459 출구조사 발표!!! 오세훈 59% vs 박영선 37% 소리질러 .. 108 파아란언덕 2021/04/07 14,491
1188458 조금 걱정되지만 9 여러분 2021/04/07 968
1188457 오지호부부는 왜그리 울까요 4 ㅇㅇ 2021/04/07 5,154
1188456 지금 아파트를 산 지인들 ㅇㅇ 2021/04/07 2,223
1188455 아름다운 밤이네요. 2 ... 2021/04/07 633
1188454 파란당 지지자의 문제점 26 ㅇㅇ 2021/04/07 1,737
1188453 매일 바리스타 로어슈거 좋아하시면 6 End 2021/04/07 1,055
1188452 규제완화해서 공금 늘면 집값 떨어지는게 당연 2 .... 2021/04/07 571
1188451 출구 조사는 사전투표 반영되나요? 8 ... 2021/04/07 1,954
1188450 제가 어반스케치를 하는데요ᆢ 11 가게 하시는.. 2021/04/07 1,743
1188449 미쳤네요ㅠㅠ 박과 오 사무실에 57 선거 2021/04/07 28,734
1188448 잘사는사람은 다 이유가 있음 1 ... 2021/04/07 2,190
1188447 보궐선거 개표방송 어느 방송사 보세요? 2 .. 2021/04/07 783
1188446 다이어트 성공해서 기뻐요 5 ㅡㄷ 2021/04/07 2,884
1188445 언제 티비에서 예측결과 나오나요 2 언제 2021/04/07 893
1188444 강남3구가 상위 투표율 1~3등 장악 31 ... 2021/04/07 2,979
1188443 배가 전혀전혀 안고픈데 1 // 2021/04/07 895
1188442 요구르트 중독 8 ㅁㅈㅁ 2021/04/07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