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투표는 너무 어려운 얘기입니다
토박이 끄트머리 서울시민인 제게 있어 서울은 부끄럽게도 참 잘난 서울은, 정치의 모든 것입니다
시작이며 중심점이며 교두보이며 상징입니다 모든 것은 이로부터 시작해 이로부터 마무리됩니다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제 살진 않지만 아버지의 고향이고 늘 존경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너무 어려운 말씀 드리게 되어 너무너무 속상합니다
믿고 투표해 주셨는데 보궐이라는 이런 나쁘고 실망스러운 결과를, 드리게 되어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민주당 지지자로써 염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염치가 없다고 뻔히 가는 악을 막을 수만 있다면 염치는 내놓겠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저는 돌아가신 시장님의 지지자이며 그를 도왔습니다 그런 소식을 몇 년 동안 82쿡에 전하며 당선에 있어 현실적인 도움을 요청했었습니다 그를, 그 뜻을 후원해주셨던 82쿡의 회원님들이 너무 좋아서 여기 꾹 있게 되었습니다
...그가 죽던 날은 제 마음이 다 타고 제 무릎이 다 꺽였던 날입니다 그 후로 이렇게 거의 1년 동안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마음이었습니다 다시 죄송하고 다시 죄송합니다 너무 면목이 없습니다 이런 투표를 하다니요 자다가 정말 벌떡벌떡 깹니다 제가 이런데 여러분들은 어떠시겠습니까
그런 사람이라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 관계에선 죄송하면 입을 닥치고 자숙하고 그러므로 나타나지 않으면 되지만
정치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 하루에도 모든 것이 바뀝니다 뒤로 물러남보다 더 못한 일들이 발생합니다 모두의 삶을 법과 룰로써 규정하기 떄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힘을 가진 우리가 힘을 준 누군가로 인해 바뀝니다 그리고 잘못 된 것들을 되돌리려면, 뛰어넘는 틀을 새로 만드려면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모됩니다
지금은 그 수리의 시간 중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악이 있고 불분명한 선이 있습니다
아무리 투표란 정치행위가 감정일 수 있고 보복일 수 있으며 지금 현실에 대한 불만일 순 있지만
말씀드린 대로 정치는 돌이킬 수 없는 생물입니다 서울을 다시 그 악에게 그 악이 복수하는 대로 내 줘야 하겠습니까?
이 보궐의 기간 동안 오 라는 후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겨우 갖춰놓은 이 서울의 시스템을 다시 그의 입맛대로, 그의 복수의 도구로, 인사조정의 수단으로
뜯어고치는 것에 이 기간을 다 쓰도록 하시겠습니까?
그는 이미 심판받아 법이 구속한 이명박 아바타입니다 오세훈의 10년동안 서울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은 독단적 재개발의 광풍으로 병들었으며 이미 그 시절 전세금을 내지못해 많은 사람들이 난민으로 쫓겨나간 후입니다 서울은 눈 하나 비 하나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새빛 둥둥섬을 위한 시멘트 도시였습니다 서민에게 고압적이고 편의적인, 그야말로 돈 없으면 서울 살지 못하는 서울이 서울 아닌 곳이었습니다 애들에게 밥 한끼도 내주지 못하겠단 인간이 서울시장인 곳이었습니다
왜 잊으셨나요?
똥에게 기회를 주면 똥 치우는 사람에게만 원망이 돌아갑니다
다시는 다시는 똥도 똥 치우는 사람도 만들어 주지 맙시다 똥만 치우는데 무슨 비전으로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좀 더디더라도 할 말 해 가면서 우리가 어떻게 도시의 사람답게 살 것인지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줍시다
같이 욕하면서 해 봅시다 그런 서울을, 부산을 투표로써 만들어갑시다
다시 파란을 일으켜 주세요
그들이 재미없다 버린 원래 우리 파랑을 우리가 이렇게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 자부심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사람 안 변한다면서요 모두가 아는 인생의 진리 아닙니까?
그들은 개과천선하지 않습니다 복수의 서울을, 복수의 부산을 다시 파란으로 세워주세요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화내면서 같이 갑시다
똥이 컸기에 사랑하기에 오히려 너무나 손이 많이 가는 정부이지만 우리 믿으며 웃으면서 같이 갑시다 투표날 당신을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