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상최대의 이간작전이 시작됐다"며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측과의 갈등설을 보도한 언론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진짜 민주당원은 원팀 정신을 잊지 않는다"고도 했다. 표면적으로 언론을 겨냥했지만, 이면엔 민주당 안팎의 비토세력을 향한 경고의 의미를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의 글은 지난 9일 퇴임을 앞둔 이낙연 민주당 주재한 당무회의에서 이 지사의 좌석 배치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는 보도가 발단이다.
정치권에서는 언론 보도는 하나의 단초였을 뿐, 실제로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민주당 당원게시판과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을 폭로한 배후가 이 지사 측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의혹을 제기한 인사들이 이 지사와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난주 강원도를 방문했던 이 전 대표를 향해 계란을 투척한 단체가 실은 이 지사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지사는 "사적욕망보다 공익을 우선하는 진짜 민주당원은 원팀정신을 잃지 않는다"며 "허위사실로 동지를 음해하고, 사실에 기초한 품격있는 비판이 아닌 욕설과 비방으로 내부 갈등을 일으키는 자들은 이간질을 위해 환복침투한 간자일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을 지칭한 대목이다. 이 지사 측은 "황당한 음모론"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이 지사를 둘러싼 당 내 갈등은 또다시 불거질 공산이 크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언론이나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마치 친문이 이 지사를 조직적으로 배제하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 문재인 정권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 사이 상처가 워낙 컸기 때문에 후유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 이 지사의 탈당설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지사가 추진하는 기본소득을 둘러싸고 벌어진 찬반 격론이 탈당설까지 확대된 전례가 있다. 지난 1월 민주당 당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재명 출당을 위한 권리당원 투표'가 올라와 6천여 명의 찬성을 받는 등 상당한 관심을 끌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