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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할머니의 사랑

.. 조회수 : 2,257
작성일 : 2021-01-24 18:39:30
전 혼자 살아요
이혼했구요
나이가 마흔하고 여덟이 되니 철이 들어가는거 같아요

어렸을적
외할머니가 우리 집에 자주 오셨어요
4남매를 키우는 엄마를 보러 오시긴 했지만 오시면 가만히 계시질 않으셨어요
빨래하고 설겆이 하고 요리하고 청소하고....
엄마는 외할머니가 오시는 날이면 집안일에서 쉬는 날이었어요
심지어 이불 빨래도 하시고 그거 전부 다시 꼬매고
미싱질도 하시고 심지어 사위인 아빠 일도 도와주셨어요....

철 없던 시절 그때가 7~8살쯤이었는데요
외할머니가 우리집 오시면서 집안 일 하는게 좀 이상했어요
놀러오셨으면 쉬시지 왜 일을 하실까 등등
그런데 나이가 드니 외할머니가 딸인 저의 엄마를 위해 일하신거였어요

그땐 몰랐는데
나이드니 철들고 그래서 알거 같더라구요
저는 아이 없이 이혼했지만 저도 딸이 있고 딸이 육아와 집안일에 지쳤으면
가끔이라도 찾아가서 일 도와주고 그랬을거 같아요

지금 살아계셨으면 110세 정도 되셨겠지만
외할머니의 목소리와 표정... 그리고 저희 집에서 그 추운 날 빨래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심지어 저한테도 숟가락으로 입안에 음식 넣어주시던 그런 모습도요

외할머니 보고 싶어요 ㅜㅜ
그땐 철없어 몰랐는데 외할머니의 사랑이 우주처럼 넓으셨네요
IP : 125.132.xxx.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1.24 7:01 PM (125.139.xxx.241)

    부럽네요

    전 할머니 사랑을 1도 느껴보지 못해서..
    친할머니는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는 할머니스럽지 않은 음.. 미국 할머니 느낌?
    멋내는것 좋아하시고 본인 취미 좋아하시고 좀 차가운 분이셨어요
    한번은 어릴적 외할머니가 저희 집에 몇일 여행 오셨는데 제가 약을 먹다 외할머니 옷에 뿜었더니 제 등을 짝 때리는데..
    그때 제가 유치원 다닐적인데 그때의 기억이 40넘은 지금까지 서운함으로 자리 잡았어요
    외할머니 장례식에도 안갔어요 정이 없어서..
    외할머니를 닮아서인지 외갓집 어른들이 다 차갑더라구요
    저희 엄마도 차가운 성격 단 자식들에게만 끔찍하게 살가우시지만..
    원글님이 느끼셨던 그 할머니의 사랑 저에게는 동화책에서나 느꼈던 감정이에요 ㅜㅜ

  • 2. ㅇㅇ
    '21.1.24 7:19 PM (118.235.xxx.38)

    우리 엄마도 우리집에오시면 가시는날아침까지 집정리해주세요 봄되면 화분흙갈어주시러 오시고
    저 지금나이 오십넘었엉ᆢㄷ~

  • 3. ...
    '21.1.24 7:33 PM (122.36.xxx.161) - 삭제된댓글

    저도 두 할머니들에 대해서 정이 없어서... 친할머니는 손자, 손녀 차별이 대단해서 정말 사탕 한 알도 손자만 몰래 주시고, 저한테는 동생한테 잘하라고 늘 잔소리였어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그러시니 제가 할머니 곁에 가고 싶을 리가 없죠. 저도 할머니는 좋아하지 않았고 그게 티도 났을거에요. 저는 자식, 손주들에게 따뜻한 할머니, 엄마로 기억에 남고 싶네요. 제가 죽고 난 후에 누군가 저를 떠올리며 웃음짓기도 하고 눈물짓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왜 얘기가 이렇게 흐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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