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30분 셔틀을 타야 합니다.
1시~4시까지 수업이에요.
11시 50분부터 깨웠어요.
일어나서 밥 먹고 가라고요.
통통하면 걱정도 안 해요. 빼빼말랐어요.
자기는 원래 밥 안 먹고 가는데 잠 깨운다고 승질이네요.
수업 끝나고 집에 오면 5시일 텐데
그때까지 밥을 안 먹고 무슨 공부가 되겠으며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지난 일 년간 밤 낮이 바뀌어서 아침에 엄마가 일어나기 전에 잠들고
해 질 녘에 잠 깨어서는 간신히 하루 한 끼만 먹고.
엄마 얼굴 볼 시간이 하루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것 같아요.
밥과 화장실 보는 일 빼고는 방 밖으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엄마인 저한테만 틱틱거리고 소 닭 보듯이 대면 대면하던 아빠에게 다정하라고 했더니만
이젠 지 아빠한테는 살랑살랑거려요.
남동생 하고는 말도 잘하고요.
꼭 저 보라는 듯이요.
마치 저만 이 집에서 연기처럼 사라져도 티도 안 날 것 같은 존재감이네요.
사는 게 뭔지 싶어요.
진짜 제가 집을 나가고 싶네요.
이 한 몸 못 먹고살까 싶기도 하고요.
두 아이의 사춘기를 견뎌내려니 정말 숨이 막혀요.
결국 밥은 커녕 머리카락도 채 말리지도 못하고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셔틀타러 뛰어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