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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우리 어머니

건강 조회수 : 3,295
작성일 : 2021-01-18 20:16:10
지금 쓰는 글은 절대 주작이 아님을 밝히며..

몇년전 달력에 며느리생일♡ 써놓고 왔던
며느리예요
오늘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새아가~(결혼 25년 되었는데 아직도 새아가예요)
니 통장에 얼마 입금했으니
아범하고 너하고 둘이 한약한재씩 지어먹어라
하시네요

몇년전 생일에 맞춰
허리아프고 소화 잘 못한다고
어머니께서 한약 지어서 보내셨길래
용돈 조금씩 받으시면서 그거 모아서
며느리 한약 챙겨보내냐고..왜그러시냐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어요 제발 그런거 안보내셔도
되니까 그 돈으로 맛있는거 사 드시라고

즉시 한의원 전화해서 원장님과 통화했어요
왜 나이드신 어머님이 아무리 손님이지만
이런거 원장님이 알아서 해주시지
약을 보내시냐 다음부터는 이런 부탁 들어주지 마시라고..
(죄송합니다 한의원 원장님 ㅠ.ㅠ)

저 96년에 시집와서 생전 처음 어머니께
한약 얻어먹어봤구요
우리 친정어머니 6살에 급성 백혈병으로
일주안 만에 자식들 눈에 밟혀 눈도 못감고
병원에서 돌아가시고
진짜 못된 계모 아래서 고생하면서 컸거든요
고2때(88년)남편이 저한테 홀딱 빠져서
8년 연애하다 결혼하고 그제서야
어머니사랑이 이런거구나..싶도록 예뻐해주십니다

제 아들이 작년 재수하는데
우리 며느리가 손주 뒷바라지 하느라
애쓴다고 위로해주시고
말로 다 할수 없을 정도로 고마운 우리어머니예요

많지도 않은 용돈 조금씩 모아서
첫손주 낳는데 병원비 보태라고
꼬깃꼬깃한 50만원 손에 쥐어 주시고..
너무 고맙고 애틋한 어머니입니다

그 아까운 돈을 어찌 제입으로 들어가는 약을 짓겠어요
잘 갖고 있다가 더 보태서
코로나 잠잠 해지면 좋은소식 갖고
어머니 얼굴 뵈러 다녀와야겠습니다

용돈을 조금 드려도 많이 드려도
얼마나 마음으로 우러나오게 고맙다고 하시는지..
다음엔 더 챙겨드려야지 생각이 들게 행동하십니다

우리엄마가 일찍 하늘로 가신게 저에게 미안해서
좋은 남편과 좋은 시어머니를 만나게 해주셨나봐요

일찍 하늘에 가신 예뻤던 엄마의 나이보다
훨씬 더 나이가 들어갑니다
우리 엄마는 어떻게 늙어갔을까...싶은때는
우리 시어머니를 생각합니다
부디 조금더 건강하게 곁에 계셨으며
좋겠습니다

30년 전에도
지금도
내일도
30년 후에도
고맙고 고마운 우리 어머니
IP : 61.100.xxx.3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ㅏㅏ
    '21.1.18 8:17 PM (203.175.xxx.236)

    보내주시는 시어머니님이나 당연한걸로 생각 안하는 며느리분이나 두분다 좋은분끼리 만났네요 사람은 비슷한 사람끼리 엮인다는게 사실입니다.

  • 2.
    '21.1.18 8:19 PM (223.62.xxx.102) - 삭제된댓글

    읽기만해도 마음이 찡하네요~

  • 3.
    '21.1.18 8:27 PM (223.38.xxx.182)

    우리엄마가 일찍 하늘로 가신게 저에게 미안해서
    좋은 남편과 좋은 시어머니를 만나게 해주셨나봐요
    ----------------
    이 두 줄이 원글님과
    원글님의 남편과
    원글님의 시어머님을 다 설명하고 있네요.
    최근에 읽었던 어떤 책으로도 이 두 줄이 주는 감흥을 느낄 수 없었는데
    울컥하면서도 뜨거운 무엇이 목구멍 안에서 묵직하게 아프게 하네요.
    행복을 빕니다 아울러 오래오래 어머님 사랑 듬뿍 받으시길 빌어드릴게요

  • 4. 간만에
    '21.1.18 8:32 PM (211.36.xxx.130)

    행복한 글이네요
    어머님이랑 남편분과 오래도록 행복하세요~^^

  • 5. ...
    '21.1.18 8:34 PM (218.48.xxx.16)

    너무 감동적인 사연이네요
    심성 착하신 분들끼리 고부간으로 만나셔서 서로 따뜻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이 가슴 뭉클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시어머님 마음을 고맙게 여기시는 원글님 마음도 예쁘시네요^^
    비록 엄마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좋은 남편 좋은 시어머니를 만나셨다니 참 다행입니다
    앞으로 오래 행복하세요

    훈훈한 사연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6.
    '21.1.18 8:59 PM (117.111.xxx.71)

    너무 감동적이예요

  • 7. ..
    '21.1.18 9:07 PM (61.72.xxx.76)

    좋은 어머니
    건강하시게 잘 지내시길 빕니다

  • 8. 맞아요
    '21.1.18 9:10 PM (14.32.xxx.215)

    제 주변에도 이런분들이 더 많아요
    어머님 더 나이드셔도 곱게곱게 늙어가시길 빌게요 두분 다 건강하세요

  • 9. 건강
    '21.1.18 9:22 PM (61.100.xxx.37)

    이런 심성 고운 부모님덕에
    언니들 셋(시누님)
    막내아들(남편)도 다들
    좋은 사람들이예요
    댓글 주신 분들도 모두 건강,행복하세요

  • 10. 아름다운 인생
    '21.1.18 9:27 PM (211.210.xxx.131)

    원글님과 시어머님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11. 아줌마
    '21.1.18 10:55 PM (1.225.xxx.38)

    어머님 건강하세요!!!

    든든한 시어머니야말로
    친정엄마 못지않게 힘든 결혼생활을 지탱해주는.힘이죠
    저도 잘 알아요

    늘 행복하세요!!

  • 12. 삼산댁
    '21.1.18 11:46 PM (61.254.xxx.151)

    좋은시어머니와 좋은 며느리 두분다 건강하시고 행복한일만 가득하시길

  • 13. ...
    '21.1.19 1:42 AM (223.39.xxx.220)

    원글님 인간극장에 신청하셔서 나와주세요.일주일 보고싶어요~~플리즈

  • 14. 근데
    '21.1.19 8:17 AM (125.139.xxx.194)

    한의사가 무슨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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