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주말주택에 길냥이들이 자주 찾아와
가끔 안 오면 길냥이들 소식이 궁금할 정도로, 우리도 모르게 비자발적 길냥이 집사가 되었네요.
딸내미가 추운 겨울을 날 길냥이 걱정에,
안 쓰는 무릎담요를 이용해서, 마당 한켠에 길냥이집을 만들어줬는데요,
유독 이뻐라 하는 길냥이가 거기서 겨울을 보냈음 하고 만들어줬는데,
하필 젤 맘에 안 들어라 하는 깡패냥이가 그 귀요미를 내치고,
그 자리를 떡 하고 차지하고 있네요^^;;
근데, 이 깡패냥이는 전직(?)이 집냥이었는지
저희집 거실창 앞 디딤돌 앞에 떡 버티고 있다가,
먹이를 주면 금새라도 집안으로 들어올 기세로
거실창틀에 발을 턱 걸치고 있어요ㅠ
저희는 아직 맘의 단계가 그 정도는 아니라,
그 냥이가 아니더라도 쓰담쓰담할 용기는 없어요.
아직은 냥이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싶은데요.
얘가 넘 적극적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쓰담쓰담해주면 그걸 즐기는 듯 도망가지 않고
가만이 있구요
보통 다른 길냥이들은 먹이를 던져주면 일단 도망부터 친 다음
다시 와서 먹고가는 등 경계가 심한데
얘는 먹이주다 손을 물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넘 적극적이에요.
며칠 전 주말엔 아예 바깥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조카 품에 앉아서 있기도 하구요.
심지어, 열려진 거실창을 통해 집 안까지 불쑥 들어와서
제가 질색팔색했는데,
하는 짓을 보면 영락없는 집냥이가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혼자서 이 집을 다 차지해버리겠다 하는 것처럼
다른 길냥이들에게 깡패처럼 굴어서
방빼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한편으론 짠하기도 하고,
혹시 다른 길냥이도 이런지 궁금해서 긴 글 적어봤어요.
사족: 길냥이에 대해선 별로 관심도 없었는데 살다보니 길냥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날도 오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