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방금까지 이번 일을 시작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민주당이 청와대와 의회를 독차지하게 될 지에 대해 길게도 글을 썼는데 너무 당연한 사실 같아서 그냥 지웠습니다.
그리고 간단히 남기고자 합니다.
이건 예언이라 거의 이렇게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법원 인용으로 윤석렬이 내년 7월까지 이슈의 중심으로 있을 것이고 그 동안 국짐에서는 다른 대선주자를 키우지 못합니다(저는 이번 법원판결을 국짐당이 몰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가장 충격받은 것은 국짐당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총선을 박살낸 탄핵카드를 얼떨결에 내뱉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국짐은 문재인 정부에서 무려 2년 꼬박 임기를 다 채운 윤석렬을 모시고 대선을 치뤄야 합니다. 이러면 그의 박근혜 수사에 대한 사죄가 불가능해지고 그러면 태극기부대가 와해됩니다. 여기에 장모건이 그대로 살아남는데다가 이번 일로 민주당이 결집해버렸으니 그렇잖아도 비호감도가 52%인데 국짐당 대권은 물건너 가죠.
추미애나 이낙연이 경선에서 승리하면 그들은 검증이 끝났기 때문에 100%고 이재명이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트로이 목마 딜레마에 빠질 수있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이재명이 경선을 통과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경선 막판에 추미애와 이낙연이 합칠 테니까요.
누가 될지는 앞으로 추미애가 어떻게 윤석렬의 폭주를 막는가와 이낙연이 국회에서 어떻게 사법개혁법안을 입법화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지지부진하면 이재명에게 마지막 기회가 있습니다.
이재명에게는 이낙연이나 추미애와는 다른 능력이 하나 있는데 그에게는 하늘이 주는 운이라는 게 있습니다. 세월호나 박근혜 탄핵, 경기지사 선거, 그리고 코로나까지 그는 이상하게 운이 너무 좋습니다. 한두번이면 우연인데 연속되면 그것도 실력입니다. 저는 그가 굉장히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이용한다고 봅니다. 나머지 두 후보가 지지부진하고 이재명이 사이다 발언을 쏟아낸다면(경기지사로서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는 없으므로) 무게추가 확 기울 수 있습니다(개인적으로 저는 김어준 총수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것 같습니다). 이게 이재명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새 정권 출범후 무려 3개월 뒤에 지방선거입니다.
국짐당은 그렇잖아도 돈도 없는데 대선치루고서 3개월만에 전국단위 지방선거를 치뤄야 합니다. 국짐당 지방조직이 얼마나 붕괴되었는지는 지난 총선때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별다른 구심점도 없는 상황에서지방조직을 재건할 에너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지방의회 판세와 별 다를 바 없고 단체장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민주당 독식합니다.
그리고 2년 뒤, 그러니까 새 정부가 한창 깃발을 휘날릴 때 총선입니다.
남북관계나 코로나 이후의 세계경제에 대한 대처의 변수가 있겠지만 재앙 수준의 정권 게이트가 없는 이상 200석 봅니다. 정권 게이트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과 같은 언론폐악질은 계속 될 것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민주당이 그런 걸 하기 힘듭니다. 정권차원의 부정부패는 철저히 언론의 은폐, 협조를 통해서만 가능하니까요. 게다가 이런 언론이 있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또 민주당을 항상 들들 볶을 거고요. 역설적인 순기능이 있는 거죠.
뭐 이것저것 구구절절 썼는데 다 지우고 핵심만 쓰려니 딱 이 정도면 되겠네요.
아, 내년 보궐선거는 서울은 먹고 부산은 박형준이 가져갑니다(부산은 수도권과 민심의 흐름이 많이 다르고 오거돈이 너무 크게 똥을 쌌습니다. 그걸 뒤집으려면 거물이 나서야 하는데 거긴 문재인 대통령도 고전했던 곳입니다. 아직은 뒤집을 모멘텀이 안보이고 신공항 이슈는 의외로 보궐이 아니라 대선때 민주당이 내놓을 것 같습니다). 서울은 사법개혁과 부동산의 싸움인데 보궐의 핵심이 투표율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번 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도가 너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서울 구청장과 구의회 모두 민주당 판이고요. 총선 종로판의 재현이 될 것입니다. 중요한 건 이 보궐선거에 국짐당은 지난 7월 박원순 시장 사망 이전부터 사활을 걸고 준비했습니다. 그게 이번 법원 판결 한 방에 허공에서 사라졌습니다.
사법개혁에 관한 국회의 입법활동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원하는 속전속결 수준은 아니지만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잘 진행될 것입니다.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 이번 일로 뭔가 심기일전하는 분위기가 읽히는데 꼭 총선 승리때 같은 흥분? 긴장? 그리고 사생결단 비슷한 그런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나오는 멘트들이 접대성은 아닙니다.
아마 문통 재임중에 수사기소권 완전분리와 전관예우 방지법은 확실히 될 것 같고, 공수처 재판을 전담할 특별법원(이게 눈에 들어옵니다)도 잘하면 통과되지 않을까 싶네요. 왜냐하면 양승태 건과 윤석렬 건, 나경원건, 모두 판사 비위가 걸려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그걸 계기로 특별법원 설치 논의가 이번 건처럼 급물살 탈지도 모르죠. 의외로 민주당 정권에서는 과거에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 쉽게 쉽게 처리되니까요. 눈 부릅뜨고 응원하자구요.
아, 원래 썼던 글의 제목은 "어쩌면 민주당이 우리나라의 마지막 인간 정권이 될 지 모른다" 였습니다.
ps. 요즘 일어났던 일들이 좀 중요했나 봅니다. 이 글까지 쓰니까 써야 한다는 열병이 좀 가라앉고 홀가분해 지네요. 당분간 제 글에 집중할 것 같습니다. 아주 중요한 이슈가 있으면 또 올게요. 아, 연말을 맞아 가난한 자의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글 하나 올리겠습니다. 항상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황을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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