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불안하지 않은 삶
Life is... 조회수 : 1,590
작성일 : 2020-12-21 11:01:53
다른 사람들도 어렸을 때 나중에 자신이 커서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며 나와같은 종류의 이미지, 모호한 동시에 특수한 이미지를 그려보았을지 궁금하다....중략.... 나는 기관사나 유명한 탐험가가 되고싶지 않았다. 너무나 현실적이던 그때로부터 소망을 품은 마음으로 안개를 뚫고 무척이나 행복하게 상상된 지금을 살펴 보았을때, 방금 말했듯이 바로 현재의 이모습이 내가 예상했을 미래의 나의 모습이다. 이해관계에 크게 들볶이지 않고 이렇다 할 야망도 없이 바로 이 방에 앉아있는 남자. 안락의자에 기대어 앉아 바로 이런 계절의 온화한 날씨에, 한 해가 끝을 향해 이울어가고 낙엽들이 허둥지둥 달려가고 알아채지도 못하는 사이 낮의 밝음이 희미해지고 가로등이 매일저녁 어제보다 약간씩 일찍 켜지는 때에. 그래 이것이 내가 어른의 생활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늦가을에 맞이한 기나긴 화창한 날씨 같은 것. 고요의 상태. 호기심이 사라진 차분한 상태. 견디기 어려웠던 유년의 날것 그대로의 직접성이 다 사라지고 어렸을때 곤혹스러워 하던 모든 수수께끼가 다 풀리고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고. 순간순간이 물이 똑 똑 듣듯이 거의 알아챌 수도 없이. 황금 방울처럼 똑똑. 해방을 향해 흘러가는 상태....
책을 읽다 이런 구절을 발견하면 한참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게 됩니다. 마치 내 자신이 어딘가에 기록해 두었던 구절을 작가가 훔쳐내어 간 느낌이 들지요.
인생의 어느 순간을 기록한 것이 아닌, 삶의 총체적 체험과 사고가 만들어낸 후기 같은것을 들여다 볼때.
그렇군. 바로 이런것이 내가 원하던 삶이었어. 후회도 자랑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응시. 수긍.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왔고 그런 결과물로서의 좋은 가족. 안락한 집. 딱히 불안할 것 없는 미래. 나름의 통증은 있지만 견딜만 하고 위안으로서 존재하는 관계들.
또 한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다가오는 연말의 이런 무렵이 참 좋습니다. 언제나 여명의 무렵보다는 박명의 무렵을 사랑해서 그런지... 1월보다 12월이 더 좋고 새벽보다 해질녘을 더 사랑하고. 아침에 길을 나서는 힘찬 발걸음을 응원하지만 저녁에 집으로 향하는 느슨한 발걸음을 더 사랑하는. 12월의 반짝이는 불빛들. 사랑하는 가족들이 돌아올곳을 언제나 사랑스럽고 따뜻한 곳으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봅니다.
IP : 121.172.xxx.24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20.12.21 11:07 AM (59.15.xxx.61)성실하게 잘 살아오신 분 같네요.
2. 인용한 책은
'20.12.21 11:15 AM (121.172.xxx.247)정영목 씨가 번역한 아일랜드 작가 존 밴빌의 바다입니다.
3. 인용
'20.12.21 3:39 PM (58.140.xxx.122)하신 부분 좋네요
책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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