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과거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불안하지 않은 삶

Life is... 조회수 : 1,587
작성일 : 2020-12-21 11:01:53

다른 사람들도 어렸을 때 나중에 자신이 커서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며 나와같은 종류의 이미지, 모호한 동시에 특수한 이미지를 그려보았을지 궁금하다....중략.... 나는 기관사나 유명한 탐험가가 되고싶지 않았다. 너무나 현실적이던 그때로부터 소망을 품은 마음으로 안개를 뚫고 무척이나 행복하게 상상된 지금을 살펴 보았을때, 방금 말했듯이 바로 현재의 이모습이 내가 예상했을 미래의 나의 모습이다. 이해관계에 크게 들볶이지 않고 이렇다 할 야망도 없이 바로 이 방에 앉아있는 남자. 안락의자에 기대어 앉아 바로 이런 계절의 온화한 날씨에, 한 해가 끝을 향해 이울어가고 낙엽들이 허둥지둥 달려가고 알아채지도 못하는 사이 낮의 밝음이 희미해지고 가로등이 매일저녁 어제보다 약간씩 일찍 켜지는 때에. 그래 이것이 내가 어른의 생활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늦가을에 맞이한 기나긴 화창한 날씨 같은 것. 고요의 상태. 호기심이 사라진 차분한 상태. 견디기 어려웠던 유년의 날것 그대로의 직접성이 다 사라지고 어렸을때 곤혹스러워 하던 모든 수수께끼가 다 풀리고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고. 순간순간이 물이 똑 똑 듣듯이 거의 알아챌 수도 없이. 황금 방울처럼 똑똑. 해방을 향해 흘러가는 상태....


책을 읽다 이런 구절을 발견하면 한참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게 됩니다. 마치 내 자신이 어딘가에 기록해 두었던 구절을 작가가 훔쳐내어 간 느낌이 들지요.
인생의 어느 순간을 기록한 것이 아닌, 삶의 총체적 체험과 사고가 만들어낸 후기 같은것을 들여다 볼때.
그렇군. 바로 이런것이 내가 원하던 삶이었어. 후회도 자랑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응시. 수긍.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왔고 그런 결과물로서의 좋은 가족. 안락한 집. 딱히 불안할 것 없는 미래. 나름의 통증은 있지만 견딜만 하고 위안으로서 존재하는 관계들.

또 한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다가오는 연말의 이런 무렵이 참 좋습니다. 언제나 여명의 무렵보다는 박명의 무렵을 사랑해서 그런지... 1월보다 12월이 더 좋고 새벽보다 해질녘을 더 사랑하고. 아침에 길을 나서는 힘찬 발걸음을 응원하지만 저녁에 집으로 향하는 느슨한 발걸음을 더 사랑하는. 12월의 반짝이는 불빛들. 사랑하는 가족들이 돌아올곳을 언제나 사랑스럽고 따뜻한 곳으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봅니다.


IP : 121.172.xxx.24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12.21 11:07 AM (59.15.xxx.61)

    성실하게 잘 살아오신 분 같네요.

  • 2. 인용한 책은
    '20.12.21 11:15 AM (121.172.xxx.247)

    정영목 씨가 번역한 아일랜드 작가 존 밴빌의 바다입니다.

  • 3. 인용
    '20.12.21 3:39 PM (58.140.xxx.122)

    하신 부분 좋네요
    책 읽어보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47873 82도 은근 바이럴이 있네요 25 .. 2020/12/21 3,629
1147872 피땀눈물 5 ... 2020/12/21 1,168
1147871 재난지원금 1400만원이면 탑급이죠. 25 백신 2020/12/21 2,801
1147870 5인이상 금지면 학원수업은 어찌되나요? 4 궁금 2020/12/21 3,251
1147869 병원에 입원했는데요 4 입원 2020/12/21 2,553
1147868 드디어 청원 올라 왔네요 11 ㅇㅇㅇ 2020/12/21 3,159
1147867 내일 주식 9 .... 2020/12/21 4,231
1147866 화상회의 앱 ZOOM이 천안문사태 추모행사 검열함 1 ㅇㅇ 2020/12/21 832
1147865 헉 원조 원더우먼 린다카터 9 .... 2020/12/21 3,422
1147864 동물자유연대 이불보내 보신 분? 5 작은힘 2020/12/21 814
1147863 알러지캐어 이불 효과 있는지 궁금합니다~ 10 알러지 2020/12/21 1,408
1147862 저 기레기 윤석열에게는 김건희와 한동훈 통화 물어봤나요?.avi.. 4 최은순은나경.. 2020/12/21 1,316
1147861 나경원은 서울시장 나오는데 15 아무 문제 2020/12/21 2,388
1147860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3 .. 2020/12/21 1,227
1147859 보육원에 뭐를 보내는게 좋을까요? 5 먹을거리 2020/12/21 1,015
1147858 대중교통기사 폭행하는 것들은 사람아니죠? 7 ㅇㅇ 2020/12/21 994
1147857 팥죽드셨어용? 17 열분들 2020/12/21 4,160
1147856 묽고 가는변이 계속되는데 5 어쩌죠 2020/12/21 1,906
1147855 교사 공무원은 퇴직금 아예 안받나요? 19 ... 2020/12/21 6,433
1147854 제주 골드 키위와 패딩 4온스 5 .. 2020/12/21 1,399
1147853 복도식 아파트 대문으로 한기 들어오는건 어째야할까요? 13 2020/12/21 3,430
1147852 영어한문장 질문드려요 2 sunny 2020/12/21 676
1147851 중딩딸이 기침을 2주째 계속하는데 17 화창한 날 2020/12/21 3,047
1147850 제 속이 좁은가요? 감정 컨트롤 힘들어요(남편) 63 .. 2020/12/21 8,598
1147849 변창흠, SH사장 때 법인카드 연평균 4581만원 써…신입사원 .. 14 파파괴 2020/12/21 2,239